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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소소 Nov 10. 2019

오전 9시 13분

피렌체, 조토의 종탑


오전 9시 13분. 내가 고른 101장의 사진들 중 가장 이른 시간에 찍힌 사진이다. 찍힌 시간을 보고 나서야 측면으로 들어오는, 푸른 기가 감도는 빛이 아직 아침이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조토의 종탑을 두 번 올랐다. 전날에 올랐을 때는 늦은 시간에 비까지 내려, 나름 분위기는 있었지만 뭔가를 제대로 보진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이른 시간에 올랐나 보다. 그때의 내가 게임에서만 보던 이 장소를 내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게 믿기지 않았던 것처럼, 저때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내가 저곳에 있었고 이런 사진을 찍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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