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나, 시뇨리 광장
다들 알듯이 유럽은 겨울에 비가 많이 오고, 나는 겨울에 그곳으로 갔다. 사진을 찍는 순간에는 맑은 날이 좋다. 하늘이 푸를수록 기분이 좋은 것은, 물론 그 하늘이 예쁜 까닭도 있겠지만, 이렇게 좋은 날씨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운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 역시 한 몫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사진을 보다 보면, 그 순간에는 실망스러웠던 흐린 하늘이 오히려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른 아침, 흐린 하늘, 한적한 광장, 때묻은 건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