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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킹디멘션 Jun 20. 2022

[제주도 백패킹 Day2] '자연 그리고 자연'

2박3일 제주도 올레 백패킹

'자연 그리고 자연' 베스트 사진

제주 곶자왈에서 발견한 딱따구리 한 쌍! 둘은 춤을 추듯 주위를 맴돌며 하나가 된다.


BGM을 깔고 들으시면 더 좋습니다. ↓↓↓

BGM : Bibbidi-Bobbidi-Boo

일반 웹브라우저에서만 재생가능합니다.



백패킹 하드웨어

장비, 온도에 따른 옷차림, 경로


1. 백패킹 장비

 가. 필수장비 : 3,944g

  1) 텐트 : TFS ENRAN PRO / 1,100g

  2) 텐트팩

    - 씨투써밋 울트라라이트 팩 10pc / 70g

    - 캠토리 나사팩 10pc / 50g

  3) 매트 : 니모 오라R(머미형) / 490g

  4) 침낭 : 큐물러스 퀼트250 / 490g

  5) 가방 : 케일 마리30L(등판제거) / 400g

  6) 물통 : 날진 물팩 1.5L / 68g

  7) 배터리 : 5000mah / 161g

  8) 헤드랜턴 : 크레모아 헤디2 / 87g

  9) 경량패딩 : 경량패딩 / 230g

  10) 세면도구 : 80g

  11) 휴대폰 : 240g

  12) 기타장비 : 105g

     - 집색 1개(26g), 큐벤 파우치 6개(35g), 동전티슈 20pc(52g)


 나. 부가장비 : 2,688g

  1) 취사도구 : 457g

     - 티타늄 컵 350mL / 55g

     - 티타늄 버너 BRS-2000 / 23g

     - 어린이 수저젓가락 / 22g

     - 제로그램 라면팬UL(구버전) / 157g

     - 이소가스 110g / 200g

  2) 베개 : 니모필로 엘리트 / 92g

  3) 카메라장비(a6400(430g), 삼각대(550g), 렌즈(525g), 클립(84g), 배터리 1PC(40g)) : 1,629g

  4) 방석 : 니모치퍼 / 260g

  5) 여벌의 옷(속옷 1, 상의 1, 하의 1) : 360g

  6) 블랙야크 샤코슈 및 기타 잡다 물품 : 250g


2. 올레 백패킹 옷차림(11도~26도)

 가. 모자 : 블랙야크 고어텍스 라운드모자

 나. 마스크 : 나루 마스크 N1S

 다. 상의

    - 콜롬비아 냉감 쫄쫄이티

    - 블랙야크 메리노울 조끼

 라. 하의 : 블랙야크 냉감 등산바지

 마. 신발 : 코오롱 드래곤 등산샌들

 바. 기타 : 선글라스


※ 옷차림 종합평가 : 상체의 경우 영상 15도 이하, 바람이 3m/s로 불경우 상체는 약간 시원 춥다? 정도의 느낌이며 22도 이하까진 온도는 쾌적 22도 이상부터는 그냥 덥다... 하체의 경우 22도 이상부터 덥고 땀이 나기 시작하고 원단이 젖어 다리에 달라붙어 약간의 불쾌지수가 상승한다. 모자의 경우 우천을 대비해 고어텍스 라운드형 모자를 착용했으나 온도와 상관없이 덥고 머리의 뜨거운 열기가 고어텍스 특성상 모자 안에 갇혀 한층 열받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제시는 안 되어 있으나 반장갑을 추가로 고려할 것을 추천한다. 트레킹 특성상 손에 상처가 날 확률이 크고 손등도 자외선 차단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손가락은 뚫려 있어 스마트폰 터치와 더운 여름에 통풍이 비교적 일반 장갑보다 좋다.



세부사항은 올레 백패킹 준비하기 글 ↓클릭


3. 여행 경로

PPT 수작업으로 그려보았다.

제주도 백패킹 코스 DAY 2

올레14코스(한림항도선대합실 → 저지예술정보화마을) → 올레 14-1코스(문도지오름)

* 주요 관광지 : 협재해수욕장, 제주 선인장 마을, 더마파크, 서부 농업기술센터, 제주 곶자왈, 문도지오름



백패킹 소프트웨어

Episode 2 '자연 그리고 자연'



아침은 오늘의 설렘과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하는 의무감이 공존한다. 비양도 등대에서 머무른 환상적인 풍경과 감동이 내 발목을 붙잡는다. 다음 목적지는 문도지오름으로, 마음을 다잡고 출발 준비를 한다.




비양도에서 한림으로 출발하는 첫 배편은 09시 40분이라 쫓기면서 정리하기보단 여유롭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 텐트를 치고 해물파전에 소주 한 잔의 낭만을 느꼈던 자리, 제주도의 푸른바다 위로 보였던 한림 시내... 아쉬움이 많지만 다음을 기약한다.




한림 비양도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에 입도하자마자 만발한 유채꽃은 하늘거리며 내게 손짓한다.


제주도 백패킹 첫날과 같이 항상 나를 반겨주는구나!





제주도 올레길 특화된 코난 범인 룩...


냉감 긴팔, 긴 바지, 목 토시, 모자 등등 약간은 더울 수 있지만 태양을 피하고자 한다.


5년 동안 걸었던 제주도 올레길 특화 코난 범인 룩!



한림비양도대합실을 시점으로 한림리를 지나 옹포리로 이동한다. 해변가를 따라 걷는 올레 14코스에선 머리 위에 떠있는 태양과 같이 한림비양도가 나를 따라온다.




마을을 지날 때면 어김없이 마주하는 동물들~

마주했던 동물들은 제주 한림읍 주민처럼 녹아들어 있다. 내가 좋아서 쪼르르 달려가면 동물들은 수많은 관광객 중 한 명으로 인식했는지 무심하게 눈길 한번 주고 갈 길 가버린다.




에메랄드빛 협재해수욕장

어제 걸었던 15코스 곽지해수욕장처럼 협재해수욕장도 에메랄드빛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모이게 한다. 아직 금요일이지만 가족단위로 오신 관광객들이 많았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산호초 베이스로 바다 밑바닥까지 투명하게 보인다. 억 겹의 세월 동안 활동을 정지산 산호초가 파도에 쓸려 구르고 닳고 했을 치열함이 우리들 눈에는 아름답게 눈부신 흰 백사장으로 보이는 아이러니~




제주시의 배려로 유명 해수욕장 옆에는 무료로 운영되는 야영장들이 있다. 협재해수욕장도 해수욕장 가로수(야자수) 근처에 야영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올레길을 걸으며 이곳에서 하루를 묵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와 같이 박배낭 하나 매고 오신 백패커들을 보며 동질감을 느꼈다.




이번 백패킹을 위해 장만한 등산 샌들이지만 아직 길들여지지 않아 복숭아뼈 근처 피부와 샌들과 맞닿는 면이 자주 쓸려 피부가 까졌다... 급한 대로 편의점에서 반창고를 붙이고 흰 양말을 사서 신고 걸었더니 한결 수월해졌다. 샌들에 흰 양말이라니.. 패션 테러리스트가 된 것 같다.




마을 통과할 때면 어떤 매력 포인트가 있을지 유심히 살펴본다. 닳고 색이 바랜 슬레이트 지붕과 담벼락을 타고 올라온 담쟁이들이 그렇게 좋더라..




올레 14코스는 해안 도로를 시작으로 곶자왈(제주 방언 '숲'을 일컫는 말)을 통과하는 올레길인데 바다와 숲을 모두 볼 수 있어 매력적인 코스 중 하나다. 해변가를 걸을 땐 푸른 바다와 제주도 중심에 우뚝 서있는 한라산 봉우리를 보며 걸을 수 있어 좋고, 숲을 걸을 땐 지져 귀는 새소리와 향긋한 꽃향기를 맡으며 걸을 수 있어 더더욱 좋다.




특히 이번 봄 시즌에는 겨울을 이겨낸 새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짝을 찾는 새소리로 곶자왈 공간을 가득 채웠다. 만발한 봄꽃들을 보면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지는 내 마음과 향긋한 꽃향기에 머리는 엔돌핀이 뿜어져 나왔다.




올레 14코스는 약 20km로 올레길 중에서도 긴 편에 속한다. 카페나 음식점이 많은 해안가에서 편의점조차 없는 곶자왈을 걸을 땐 반드시 물과 행동식을 챙겨야 한다. 이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 감량한다고 물을 안 챙겨와 약간의 탈수증세에 힘이 부쳤다. 결국 올레 14코스 일부 구간을 벗어나 최단거리로 이동해야만 했다.


도로를 따라 걸었지만 예상치 못한 만발한 유채꽃과 벚꽃에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제주도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 심어놓은 유채꽃과 벚꽃 밭이었다. 힘들었지만 꽃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받은 것 같다.


벚꽃과유채꽃이만발한우회로            




네이버 지도를 열어 근처 편의점을 찾다 가까운 곳에 있는 카페를 발견했다. 어찌나 반가웠던지... 시원한 유자 스무디가 내 관자놀이를 찡하게 괴롭혔지만 개의치 않았다. 크로와상은 어찌나 맛있던지 생크림을 듬뿍 발라 한입 먹으니 생크림도 녹고 내 몸도 녹아내렸다.




암 그렇고말고요! 올레길은 깨끗하게~




올레 14코스 종점까지 15분 남짓 한 시간.. 하나둘 보이는 주택단지와 보리밭, 중천에 떠있던 태양은 내일을 준비하러 간다. 새파랗게 자란 보리밭 위로 햇볕은 주광색에서 불그스름한 빛이 맴돌기 시작했다. 보리밭에 바람이 일렁거릴 때면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보리 위로 햇볕이 반사되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종점에 도착하긴 했지만, 문도지오름이 있는 14-1코스를 더 이상 걷기엔 너무 지쳐있었다. 문도지오름에서 먹을 야식과 물이 필요했고 근처 중화요리 음식점에 들러 오늘 밤을 준비한다. 또다시 한 시간가량 지났을까? 저녁으로 먹다 남은 찹쌀탕수육은 포장하고 근처 편의점에 들러 쇠주 한 병을 사서 문도지오름으로 향한다.




마지막 남은 힘을 쮜어 짜며 걷는다. 올레 표식과 올레 이정표들이 문도지 오름까지 얼마 안 남았다는 듯이 문도지 오름까지 길안내를 해준다.




'와~ 대박!' 본격적으로 곶자왈에 들어왔을 때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식생과 정글 원시림과 같은 분위기에 취했다. 게다가 딱따구리 한 쌍이 나무 주위로 맴돌며 춤을 추는 현장을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자연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문도지 오름에 다다랐을 때 노을까지 약 30분가량 시간이 남았다. 올라가면 노을이 져있을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정상까지 10분이 걸렸고 이미 문도지오름에서 노을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로 꽉 차 있었다.




하단 좌) 22년 4월 노을 진 문도지오름 하단 우) 19년 9월 초가을 문도지오름

문도지오름 정상에 올라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19년도 문도지오름에 올라 느꼈던 감동을 22년에도 동일하게 감동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또 3년이란 시간이 흘러 내 몸과 마음은 변했지만 감동을 주는 자연은 그대로였다. 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내가 보고 느낀 자연 그래도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모두가 이곳에서 감동받길 소망한다.




텐트를 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문도지오름에서 제주도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본다.


올레 14코스, 14-1코스를 돌았던 기억을 다시 꺼내 맘속으로 되뇐다. 2개 코스를 연타로 걷기엔 힘들었지만 올레길 위에 수많은 행복들이 있어 즐거웠다. 또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자연을 바라보는 나의 순수함은 그대로였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수평선 너머 저물어가는 노을의 마지막 숨결까지 지켜보며 내가 앞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금 제주도를 통해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 이 기세를 몰아 술파티다! 어제와 같이 야경을 안주삼아 아무도 없는 문도지오름에서 술한잔과 콧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 이 맛에 백패킹 하는 게 아닐까?


오늘도 잘~~ 놀았다.



땡큐 제주! 땡큐 자연! 땡큐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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