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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킹디멘션 Jun 19. 2022

[제주도 백패킹 Day1] '순수함의 회복'

2박3일 제주도 올레 백패킹

'순수함의 회복' 대표 사진



BGM을 깔고 들으시면 더 좋습니다. ↓↓↓

BGM : barry white - love's theme

일반 웹브라우저에서만 재생가능합니다.





백패킹 하드웨어

장비, 온도에 따른 옷차림, 경로


1. 백패킹 장비

 가. 필수장비 : 3,944g

  1) 텐트 : TFS ENRAN PRO / 1,100g

  2) 텐트팩

     - 씨투써밋 울트라라이트 팩 10pc / 70g

     - 캠토리 나사팩 10pc / 50g

  3) 매트 : 니모 오라R(머미형) / 490g

  4) 침낭 : 큐물러스 퀼트250(컴포트 4도) / 490g

  5) 가방 : 케일 마리30L(등판제거) / 400g

  6) 물통 : 날진 물팩 1.5L / 68g

  7) 배터리 : 5000mah(충전기, 케이블) / 161g

  8) 헤드랜턴 : 크레모아 헤디2(C타입) / 87g

  9) 경량패딩 : 경량패딩(800FP 10D) / 230g

  10) 세면도구(종이비누, 치약, 칫솔) : 80g

  11) 휴대폰 : 240g

  12) 기타장비 : 105g

      - 집색 1개(26g), 큐벤 파우치 6개(35g), 동전티슈 20pc(52g)


 나. 부가장비 : 2,688g

  1) 취사도구 : 457g

     - 티타늄 컵 350mL / 55g

     - 티타늄 버너 BRS-2000 / 23g

     - 어린이 수저젓가락 / 22g

     - 제로그램 라면팬UL(구버전) / 157g

     - 이소가스 110g / 200g

  2) 베개 : 니모필로 엘리트 / 92g

  3) 카메라장비(a6400(430g), 삼각대(550g), 렌즈(525g), 클립(84g), 배터리 1PC(40g)) : 1,629g

  4) 방석 : 니모치퍼 / 260g

  5) 여벌의 옷(속옷 1, 상의 1, 하의 1) : 360g

  6) 블랙야크 샤코슈 및 기타 잡다 물품 : 250g


2. 올레 백패킹 옷차림(11도~26도)

 가. 모자 : 블랙야크 고어텍스 라운드모자

 나. 마스크 : 나루 마스크 N1S

 다. 상의

    - 콜롬비아 냉감 쫄쫄이티

    - 블랙야크 메리노울 조끼

 라. 하의 : 블랙야크 냉감 등산바지

 마. 신발 : 코오롱 드래곤 등산샌들

 바. 기타 : 선글라스


※ 옷차림 종합평가 : 상체의 경우 영상 15도 이하, 바람이 3m/s로 불경우 상체는 약간 시원 춥다? 정도의 느낌이며 22도 이하까진 온도는 쾌적 22도 이상부터는 그냥 덥다... 하체의 경우 22도 이상부터 덥고 땀이 나기 시작하고 원단이 젖어 다리에 달라붙어 약간의 불쾌지수가 상승한다. 모자의 경우 우천을 대비해 고어텍스 라운드형 모자를 착용했으나 온도와 상관없이 덥고 머리의 뜨거운 열기가 고어텍스 특성상 모자 안에 갇혀 한층 열받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제시는 안 되어 있으나 반장갑을 추가로 고려할 것을 추천한다. 트레킹 특성상 손에 상처가 날 확률이 크고 손등도 자외선 차단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손가락은 뚫려 있어 스마트폰 터치와 더운 여름에 통풍이 비교적 일반 장갑보다 좋다.



세부사항은 올레 백패킹 준비하기 글 ↓클릭


3. 여행 경로

PPT 수작업으로 그려보았다.

이번 제주올레 백패킹 일정은 3박 4일의 일정으로 마지막 DAY4는 서귀표 올레센터에서 완주증서를 받고 바로 제주공항으로 간 일정이라 DAY1 ~ DAY3까지의 백패킹 여행 루트를 참고하면 된다.


제주도 백패킹 로드의 중점은 필자가 17년도부터 5년 동안 걸었던 올레길 경험을 바탕으로 올레길을 통해 제주도 본연의 아름다움과 제주도 현지인들의 삶을 보고 느끼며 오름 백패킹을 통해 평소 볼 수 없었던 일출과 일몰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코스로 구성해 보았다.


제주도 백패킹 코스 DAY 1

제주공항(102번) → 애월고등학교(102번) → 올레길 15-B코스 → 한림항 → 비양도

* 주요 관광지 : 곽지해수욕장, 한담해안산책로, 비양도



백패킹 소프트웨어

Episode 1 '순수함의 회복'



모처럼 3박 4일 휴가를 통해 제주도로 향한다.


과거 제주도를 방문했을 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약 15번 넘게 제주도 올레길을 걷기 위해 방문했다면 인젠 백패킹이라는 취미가 생겨 또 다른 관점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물론 17년부터 약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걷고, 만나고, 마셨던 올레길 종주의 마침표를 찍고자(완주증서) 방문하기도 했지만 이번 백패킹 여행 후기를 통해 이 글을 읽고 계실 독자분들도 내가 보고 느낀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공감하고 아울러 제주도를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홍천에서 안양 본집에 들러 자량을 주차한 뒤 범계에서 김포 가는 리무진버스 05시 40분 차를 탔다. 탑승수속은 안 하고 무인발권하여 보안검색대로 들어가니... 아뿔싸.... 텐트 팩이 걸렸다. 저번 제주도 두산봉 백패킹 때는 별말 없었는데 이번에는 보안요원이 가방을 보자는 말과 함께 나를 저지했다. 출발까지 약 40분가량 남아 수화물을 부치러 가야 할 줄 알았는데, 보안요원이 항공사 직원을 연결해 줘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었다. 제주항공은 텐트 팩과 같이 기내 반입 불가능한 작은 물품들은 주황색 포장 백에 담아 승무원이 직접 항공기에 반입하여 목적지에 도착한 뒤 수화물 내리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물건을 맡긴 고객의 이름을 불러 직접 건네준다. 참고하시길~




제주공항에 08시 30분에 도착, 올레길 15코스 시점으로 가눈 102번 버스를 타고 35분 만에 도착했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제주도 풍경에 어린아이의 순수함으로 돌아가 마음이 들떠 있었다.


검고 구멍이 뚫린 제주 화산송이 돌담과 그 주변으로 만발한 유채꽃, 벚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배경으로 보이는 푸른 바다. 그런 풍경을 보니 벌써부터 제주도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102버스 애월고등학교 정류장에 내리니 벚꽃이 뙇!

오늘 제주도에서 볼 벚꽃 할당량은 모두 달성한 것 같다.




애월고등학교에서 올레 15코스 시점까진 약 15분가량 걸어가야만 했다. 중간 편의점에 들러 마실 물과 몇 가지 행동식 그리고 올레길 트레킹에 빠질 수 없는 시원한 맥주 한 캔을 사들고 여정의 서막이 올랐다.




올레 15코스를 쭉 걷다 보면 한담해안산책로가 나오는데 과거 방문했던 기억을 미뤄보아 제주 현무암과 유채꽃 사이로 산책로를 잘 조성했던 기억이 생각났다. 아직 주말도 아닌 목요일이지만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유채꽃 앞에서 사진 찍기 한창이다.



산책로 중 몇몇 구간은 아쉬움이 있었는데 산책로 중간에 미니멀한 해수욕장이 있어 방문객들이 발을 담거나 수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투명카약 사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여 모두가 누릴 공간이 사라졌다. 해수욕장을 제외한 제주도 해변가는 인근 어촌마을에서 관리를 하고 있어 투명카약 같은 사업도 할 수 있나 보다.





제주도 마을을 지날 때마다 유심히 살펴보면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다.

올레길이 좋은 점은 제주도의 자연뿐만 아니라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느낄 수 있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제주만의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올레 15코스 애월 쪽 마을을 지나가다 보니 세월이 꽤 지난 것 같은 색 바랜 노란색 지붕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야만 볼 수 있는 담쟁이 그리고 건물 밖은 옛스럽지만 안은 젊은 감각으로 꾸며진 건물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짝꿍이 알려준 로즈마리 향기 제대로 맡는 법

제주도 주택가를 유심히 살펴보면 로즈마리를 화단에 많이 심은 것을 볼 수 있다. 짝꿍한테 배운 로즈마리 향기를 제대로 맡는 법을 알다. 로즈마리 위에 손을 얹고 이리저리 흔들어 뿜어져 나오는 향기가 손에 배게 하여 오랜 시간 동안 향을 느낄 수 있다.


로즈마리가 보이면 세차게 손을 흔들어 깊고 진한 향을 느껴보길~




올레길을 걸을수록 포장된 아스팔트가 뜨거운 열기로 내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아직 여름이길 준비하는 봄이지만 20도의 기온은 강원 영서 지방에선 맛볼 수 없는 뜨거움 이었다. 그와 동시에 제주도의 시원한 바닷바람이 열기를 식혀주니 오랜만에 느낀 뜨거운 열기가 나쁘지 않다.




1달 전 제주도 두산봉 백패킹 하러 갔을 때도 유채꽃이 만발했는데 얘네는 지칠 기색이 안 보인다.

뭐랄까... 10대의 젊은 혈기라고 할까? 어딜 가든 내 시야엔 노란색이 30% 이상 채워져 있다.





그렇게 정처 없이 걷다 곽지해수욕장이 나오자 적응 안 된 등산 샌들과 피로감을 핑계 삼아 편의점 커피를 들고 멍~ 하니 바다를 보며 힐링한다.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끊이질 않는 웃음소리에 나조차 기분이 좋아졌다.




이 연어버거 하나에 13000원씩이나 받아먹다니...

그러다 걷다 배고프면 주변에 맛집 같은 음식점에 들러 평소 자주 사 먹진 않지만 기분 삼아 지출을 오버하기도 하고 음식 사진을 찍어 여행 온 분위기를 내본다.

하.. 제주도 물가 워낙 비싸야 말이지..


이런 과정을 통해 올레길을 걸을 때마다 '행복은 단순하다'라는 말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쉬고 싶으면 쉬고, 먹고 싶으면 먹고, 좋은 장소가 보이면 눌러 앉고,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기도 하고 그냥 멍~ 하니 제주도 바다를 바라만 봐도 가랑비에 옷 젖듯, 행복으로 물들어 버린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색(땅, 바다, 하늘)





마을을 지날 때면 고양이와 댕댕이들을 자주 만난다.

만난 게 기뻐 달려가면 왜 도망갈까? ㅠㅠ 같이 놀고 싶은데 내 맘을 몰라주는 것 같아 아쉽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진은 길을 가다 검정 냥이를 보자마자 반가워 말을 걸었지만 이상하게 길고양이 치곤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알고 보니 아래 갈색 냥이가 검정 냥이의 나와바리를 침범했나 보다. 어쩐지 울음소리가 '오징어~ 사 와'라고 들리긴 했더라...


이런 아기자기한 동물들을 만나는, 우연이 주는 행복들이 올레길에선 더러 있지만, 목줄을 풀어 놓은 개 또는 들개를 만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최악의 상황에서는 집색에 있는 오피넬 나이프를 꺼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많았다.


가끔 목줄을 풀어 놓은 개들이 나를 보고 달려들 때 강형욱 조련사가 했던 기선제압 방법과 눈싸움을 통해 20분 동안 눈싸움 끝에 한판승으로 이긴 적도 수두룩했다.




좌) 유채꽃 배경 우) 벚꽃 배경


올레길을 걷다 보면 헤매는 길에 어김없이 안도감을 주는 올레표식이 있다. 어떤 센스 있는 봉사자분인지는 몰라도 올레표식들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에 녹아들어 감탄이 절로 나오는 표식들이 여러 있다.


사진은 올레길 15번 코스에 가장 멋졌던 표식 두 개를 뽑아봤다.




애월 바다를 지나가면서 물질하는 해녀들이 보였다.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여러 번 물질을 하는 것을 지켜보기도 했고 근처 어촌 쉼터에서 해녀들이 잡아온 소라와 돌미역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짠했다.


유튜브 영화에서 물숨이라는 제주 해녀에 대한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자녀들을 위해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해녀들의 애환과 전복하나에 자녀들의 등록금과 유학비가 되었던.. 그런 어머니의 마음에 잡힐 듯 말듯 한 소라와 전복이 있는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숨을 참지 못해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던 내용이 생각났다.


다큐를 보기 전까지는 관광객 입장에서 해녀들의 모습이 제주 푸른 바다의 인어와 같은 아름다운 이미지였지만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뒤의 해녀의 이미지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자식들을 위해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생각난다.



영화 '물숨'을 보길 추천! 아래 링크↓





계속해서 마을을 지나갈 때마다 마주하는 행복과 지난 올레 15코스를 돌았던 경험이 오버랩 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모습들도 보였다. 지나온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감회가 새로웠다




올레 15코스는 13.5km로 다른 올레길에 비해 짧은 코스에 속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걸어보는 올레길이기도 하고 따뜻한 봄날에 올레길을 걷다 보니 허기가 자주 찾아왔다.


감사한 것은 이런 허기짐을 핑계로 올레길 길에서 한라봉, 맥주, 수제버거, 비트 호떡과 같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어 행복했다. 여행자에겐 이런 소소한 행복이 모여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게 아닐까?




걷고 또 걷고! 유채꽃길을 따라 걷는다.

두다리는 어제도 오늘도 앞으로 나가지만 그 길 위에 서 있는 나는 눈은 항시 바쁘게 움직여 모든 풍경들을 마음속에 담는다. 담아진 이미지로부터 촉발되는 생각들이 머리에서 풀려나와 다양한 감정과 뜻하지 않았던 깨달음도 얻게 된다. '길 위에 답이 있다.'라는 명언과 끝없이 이어진 길을 보고 동경의 눈길로 바라보는 마음이 이해된다.




따뜻한 햇살 아래 여유를 즐기다 걷다 보니 어느새 비양도 선착장(올레길 15코스 종점)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 15시 20분 비양도로 가는 배를 타기 전까진 1시간가량 근처 맘스터치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전자 장비의 배터리를 보충했다.




비양도로 가는 배는 비양도호와 천년호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서로 다른 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어 시간대가 겹치지 않아 비양도를 들어갈 수 있는 시간대가 다양하다.


후일담이지만 비양도에서 1달 살기로 입도하신 분에게 들은 바로는 두 개의 주식회사로 인해 비양도 주민도 2개 계파가 갈리며 서로 이권 다툼이 많았다고...




비양도 배를 타고 가면 배를 타고 가는 낭만을 느낄새도 없 15분 남짓 한 시간으로 한림 비양도에 도착한다.




항구에 도착하면 한눈에 비양봉이 보이는데 비양도는 약 천년전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섬으로 천년의 섬이라는 슬로건으로 비양도를 홍보하고 있다.




비양도 전체 섬 한 바퀴를 돌면 40분 정도 소요되는데 15시 40분에 비양도에 도착한뒤 섬한바퀴를 돌고 항구 근처에 저녁식사 후 비양봉을 오르면 일몰 전 여유롭게 도착할 수 있다. 선착장 기준 왼쪽 방향에 파란색 페인트칠을 한 카페가 있는데 카페에는 자전거를 대여하니 자전거를 타고 섬 한 바퀴를 타고 돌아도 좋다.




비양도 한 바퀴를 걸으면서 섬에 경찰 지구대가 있는 점과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동물모양(코끼리바위)의 여러 바위와 호니또(스페인어로 빵 굽는 굴뚝, 화산활동으로 생긴 돌)가 신기했다.




한림 비양도 마을의 특색 있는 감성적인 사진들

한림 비양도 마을에도 제주 어느 마을과 같이 마음이 따뜻해지고 눈길을 끄는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아 좋았다. 제주도 어디에나 있을 로즈마리 꽃, 빨래줄에 널린 빨랫감, 제주 해녀를 그려 넣은 알록달록한 물탱크, 길 위에 동백꽃이 지나간 자리 등등!




여기가 봄날 촬영지라고?


"나도 모르게 그대~ 사랑한단 말해줘~"


학창 시절이 많이 들었던 노래였는데~




배는 안고팠지만 비로봉에 오르기 전 무언가 먹어야만 하는 의무감이 생겨 해물라면 먹고, 올라서 먹을 해물판전을 포장 주문한다. 인심 좋은 아주머니 덕분에 파전을 포장할 때 락앤락 통에 담아주시고 '라면에 밥 말아 먹고 싶지 않아?'라고 밥 한 공기를 식탁 위에 올려주시는 인심에 비양도가 더 좋아졌다.




가방에 담긴 정상에서 마실 소주와 포장한 파전 덕분에 상쾌한 발걸음으로 비양봉을 오른다. 서서히 높아져가는 고도에 따라 기분도 UP 되고, 건너편 한림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비양봉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박지는 총 3곳으로 올라가는 구간에는 약 450x400cm의 크기의 데크로 조성된 박지가 2곳 있다. 크루로 온다면 비양봉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내려가 데크박지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을 추천하고, 혼자 왔다면 한림 시내의 야경과 일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비양도 등대 쪽에서 하루를 보낼 것을 추천한다.




비양봉의 대나무 숲을지나 비양봉 정상인 비양등대로 향한다.


가는 길목에 어찌나 아름다운 들꽃들이 피어있는지.. 저녁노을빛과 함께 어우러져 들꽃의 수수한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고 있었다.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방향 전경

비양봉 정상에 올라 한림시내를 굽어본다.


가파도, 추자도, 우도를 제외한 올레길은 모두 제주 내륙을 걷는 경로로, 섬에서 제주방향의 풍경을 볼때 익숙하지 않다. 그래도 빽빽하게 들어선 제주주택가를 보니 오늘밤 야경이 기대가 된다.




비양도 등대 박지는 동그라미로 친 1.5p 텐트 사이즈 크기(220cm x 110cm) 박지 1곳이 있다.


동그라미로 친 박지는 그나마 풀숲으로 어느정도 쿠션감이 있어 텐트 바닥이 덜 손상되지만 나머지는 경사지고 땅바닥이 자잘한 돌로 구성되어 있어 장비출혈을 감수해야한다. 그래도 일몰을 볼 수 있는 비양도 최고의 장소이니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바다 위 수평선 너머로 가는 일몰이라 일몰의 마지막 모습까지 제대로 볼 수 있어 좋았다. 비양도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배편 16:15분이라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일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맑은 쇠주에 안주는 파전밖에 없지만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또 다른 안주되어 술을 더 당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날을 포함한 제주도 백패킹 일정 모두 술에 취해 살았다고... ㅠ




일몰을 감상하며 술 한 잔, 빈 잔을 보니 자러 갈 시간이다. 알딸딸한 취기는 깜깜한 여수밤바다 노랫말 가사를 제주도로 바꿔 부르면 간드러지게 어울리는 밤이다.


멍하니 이 공간을 혼자서 누릴 수 있으매 감사하며 백패킹이라는 취미를 알게 되어 또 감사한다.


내일은 어떤 설렘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침낭으로 파고들어 잠자리에 든다.




술기운에 잠시 화장실 타임으로 텐트 밖을 나가도 마음을 홀리는 야경은 그대로인데 시간이 멈춰 있는 것 같다.


하루 종일 이 순간이 영원할 것 같으면서도 밤은 지나 아침의 햇살이 한줄기 빛 되어 잠든 내 눈꺼풀을 파고든다. 눈을 부비벼 텐트 지퍼를 열고 나갈 때면 제주도의 아침이 어김없이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제주도 비양도.. 이곳이 그랬더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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