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삶
나의 모든 것을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겉으로 보이는 표현도 좋아하고 내면에 든 것을 표면 위로 꺼내놓는 것도 좋아한다.
겉으로 보이는 표현이란 얼굴, 그리고 옷의 코디나 패션스타일로 꾸며지는 것을 말한다. 나는 볼 빨간 사춘기마냥 볼이 발그레해 보이는 블러셔 하기를 좋아한다.. 촉촉한 물광 메이크업보다는 보송보송한 표현이 더 좋다. 옷 스타일은 그날마다의 이른바 ‘삘’에 따라 고르지만 요즘은 대게 편안한 통이 넓은 와이드팬츠에 박시한 맨투맨 입기를 즐긴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표현을 하고 나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는 내면의 표현을 말해보자.
다양한 내면의 취향을 밖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글짓기, 글쓰기, 그림, 음악, 영상 등 대게 예술과 관련된 부분들을 즐긴다. 먼저 글짓기와 글쓰기로 글을 두 종류로 나눠 쓴 이유는 글을 써서 어떤 한 챕터의 글을 완성하는 글짓기와 글씨를 예쁘게 쓰는 캘리그라피는 다르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 부유하고 있는 단어들을 잘 연결시켜 마음에 드는 문장들로 완성시키고 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다시 읽어보면 끝도 없이 부족한 점이 발견되지만). 글짓기만큼이나 사각사각거리며 노트에 써지는 글씨도 좋다. 아직도 글씨를(캘리그라피를) 쓸 때마다 새롭고 기분이 몽글해진다. 세상에 없던 글씨가, 글이 만들어진다. 쓰는 동안 내 생각도 차츰 정리가 되어 머릿속이 말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진. 글 외의 다른 표현 중 하나는 사진이다. 나는 일상 속에서 그냥, 그냥 이 장면이 좋아서 핸드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곤 한다. 그렇게 폼이나 각도를 재는 건 아니고 단순히 하늘이 오늘따라 예뻐서, 돌 틈에 피어난 작은 풀꽃이 귀여워서, 낙엽이 깔린 길바닥이 고와서 ‘앗, 예쁘다!‘ 속으로 작은 탄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는다. 별 특별한 일상의 한 장면도 아니건만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담아두고 표현하고 싶다. 사진 찍은 것들 중에 몇몇은 sns에 올려서 더 오래 쉬이 볼 수 있도록 한다.
영상. 나는 구독자가 가까스로 백 명을 넘은 유튜브를 하고 있다. 특별한 주제도 없고 큰 의미를 추구하지도, 전략도 없는. 평범한 일상의 여러 모습들을 하나로 연결해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다. 솔직히 아무리 현실감이 적은 나라도 한 번씩은 ‘아 이거 너무 내가 노력한 시간에 비해 구독자도 없는데 이거 왜 하는 거지?’ 하는 이른바 현타가 올 때가 있다.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나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종종 업로드를 한다. 게으른 탓에 영상을 한참 느리게 편집하고 올리지만 우선 완성이 되고 나면 꽤 많이 뿌듯하다. 그리고 구독자가 한 명이라도 늘어난 것을 발견하면 혼자 짝짝짝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 그렇게 나의 어떤 모습들을 꺼내 표현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인 것
매슬로의 욕구 단계 중 가장 마지막이 ‘자아실현의 욕구’ 라 했다. 그 뜻이 대충 무엇인지 알지만 글을 좀 더 열심히 써보고자 네이버사전에 검색해 봤다.
인터넷에 여러 긴 해석이 있는데 짧게 말하면 나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고 실현하는 것. 나 또한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강해서 그 꼭짓점에 다다르고자 이래저래 버둥거린다. 어쩌면 더 작은 단위로 쪼개어 말해보자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듦으로써 만족스러운 상태로 나아가 결국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자아실현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는 것이 아닌가. 여러 종류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며 취향의 것들을 만들어내는 일, 그게 바로 내가 표현해내고자 하는 것들이다.
오늘은 퇴근할 때까지 집에 가면 어떻게 글을 쓸까 생각했다. 매일의 글쓰기가, 내 표현을 어떤 모습으로 표현할까. 표현을 표현하기 위해서 시간을 들여 타닥타닥 써 내려간다.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