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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노아 Dec 19. 2023

사람은 무엇으로 따뜻해지나

얼음을 녹일 수 있는 사람

눈이 내린 추운 겨울 아침, 오늘도 출근길에는 언제나처럼 어린아이와 할머니가 어린이집 통학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뜨끈한 만두전골을 먹고서 다시 회사 건물로 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거기엔 네모난 가방을 맨 작은 아이 두 명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예닐곱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아이의 고사리 손에는 얼음 조각이 올려져 있었다.  며칠 전 눈이 내린 후로 아직 채 녹지 않은 얼음 조각들이 있었나 보다. 두 손을 오목하게 모으고 얼음을 지키고 있었는데 손의 온기로 인해 녹아내리고 있었다. 점점 더 작아지는 얼음조각이 내 눈에도 선명히 보였다. 그게 뭐라고, 아이가 얼음을 지키고 있는 걸 보자니 나도 이내 작아지는 얼음이 영 아쉬워졌다. 아이의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애닳기도 해서 추위는 잊어버렸다.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같이 탔다.

3층에서 먼저 내리면서 아이들에게 “잘 가” 라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히 가세요.” 삐약삐약 귀여운 목소리가 들린다. 내 마음 속에 잔재하던 얼음조각이 투둑 부서져 녹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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