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주는 유튜브 제작에서 손을 내려놓았다. 너무 오래 쉬면 알고리즘의 외면을 받을까 봐 오래 쉬지도 못하고 그 사이 그동안 올린 롱폼 영상을 잘라 쇼츠만 한 개 올렸다.
쉬면서 생각했다. 나의 유튜브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그렇게 쉬다가 문득 요새 뜨고 있는 스레드라는 플랫폼이 궁금해 글을 올려봤다. 다들 1000명 프로젝트에 올인하고 있길래 남들 하는 거 좀 보다가 나도 올려봤다.
반말 문화가 어색해서 그동안 눈팅만 하고 있었는데 막상 내가 글을 써보니 묘한 쾌감이 있었다. 격식 차리지 않고 간결하게 할 말만 올리는 게 마치 싸이월드 시절을 떠올리게도 했다(파도타기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이 노출이 되면서 유튜브 구독자 수가 하루 만에 50명이 늘었다. 와...(스레드 팔로워 수는 400명이 늘고).
그러다 깨달았다. 내가 유튜브에서 답답했던 부분이 소통의 부재였다는 사실을.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벽에 대고 혼자 얘기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조회수가 높건 적건 그 사실은 나를 참 외롭게 했다.
스레드의 누군가가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언급했을 때 막혔던 속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혼자 막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물론 커뮤니티가 형성될 때의 피로함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혼자서 나불대며 구독자 2천 명을 쌓았다면 이제는 제대로 소통할 시간인 것 같다.
그걸 어떻게 풀어갈지는 나의 몫이고, 결론은 이제 나의 속도대로, 나의 방식대로 유튜브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레드, 블로그, 브런치는 참 다른 플랫폼이다. 각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할지, 어디에 집중할지는 사람마다 다르겠고 어떤 시기를 거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언젠가 사라질 플랫폼도 있겠지만 내가 쌓아놓은 자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부분에 집중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치지 않게 해 봐야겠다.
앞으로 구독자가 더 늘면 또 다른 고민이 이어지겠지만 이번에 나를 찾아온 한 번의 고비는 그럭저럭 잘 넘긴 것 같다. 역시 뭐든 답답하면 글로 적어봐야 한다는 걸 또다시 깨달으며 혹시 나처럼 유튜브 번아웃이 온 이들이나 이제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