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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희 Feb 04. 2024

또다시, 프라하

프라하 여행기를 담아내기에 앞서

 새로운 여행을 꿈꾸고 있던 중, 또다시, 프라하로 떠나게 되었다. 체코에 다녀온 지 벌써 4달 남짓 지났지만, 여행에서 담아왔던 사진들과 여행 때 기록했던 노트를 보고 있노라면 아직도 생생하다.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난 뒤, 비행기표 구매를 시작으로 빠르게 숙소 등의 예약과 갈곳들을 준비하기 바빴다. 보통 비행기표는 6개월 혹은 그전에 예약하는 편이나, 한 달 내로 정해서인지  비싼 비행기표 값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독일의 프랑크 푸르트 경유를 했음에도 말이다. 갈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었기에 놓칠 수 없었고 훗날 돌아보니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체코 프라하는 취업한 첫해인 2017년 11월, 휴가로 떠났던 곳이기도 하다. 그 당시에는 '일' 적응에 많이 힘들어하던 때여서 무작정 업무, 회사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곳에서 혼자 고민을 많이 하고 돌아와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답을 찾고 싶었다. 여행을 하면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더군다나 좋아하는 그림도 마음껏 그리면서 심적 안정을 취하고자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여행을 할 당시에는 일에 대한 고민,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각을 잡고 생각해 본 게 전부였다.


 여행에만 집중해도 모자란 시간이었고, 고민으로부터 철저히 분리되어 있던 것만으로도 충분한 회복이 되어주었다.





 이번 프라하 여행은 '행복하기', '추억 쌓기'가 목적이었기에 더 이상의 고민거리들은 철저히 배제시켰다. 가본 곳을 또다시 여행한다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상황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못 보던 것이 보이고,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도 알게 된다. 여행은 항상 옳다.


  이번 여행에서는 지난 여행과 같이 그림을 많이 그리진 못했지만 틈이 있을 때는 여유를 만들어서 펜을 잡았다. 보통 카페에서 쉴 때 보이는 풍경을 기준으로 그림을 그렸다. 체스키크룸로프라는 근교에 당일치기 일정으로 버스를 타고 가서 충분히 여행하고 쉼이 필요할 때 흐르는 강이 보이는 곳의 카페에 앉아 커피, 과일 음료 등을 마시며 풍경을 그림으로 담았다. 돌아가야 할 버스 시간이 있었기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마지막까지 그린 그림 그대로 남겨두었다. 완성하지 못한 그림 자체로도 여행 추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선물이 되어 준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 프라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까를교를 원 없이 바라보고 그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근처 캄파지구의 박물관을 보러 갔다가 야외에 앉을 수 있는 카페를 발견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모두 앉아 있었고 까를교가 보인다는 이유로 약 20분 정도 기다려서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야채주스를 시작으로 다른 과일 음료, 더 나아가 알리오올리오, 야채샐러드까지 이어졌다. 오후 세시부터 다섯 시 반까지 마시고 먹으며 찬찬히 그려나가서 완성했고 뿌듯한 마음에 기분은 한껏 더 좋아졌다.


 드로잉에 대한 얘기를 써 내려간 듯 하지만, 그 외에도 여행지 자체, 음식등 이야깃거리가 더 있다. 여행하며 찍었던 사진들과 그날 있었던 일들을 시계열로 간략히 기록했던 여행노트가 있으니 이후에는 여러 에피소드들을 바탕으로 글을 채워갈 예정이다.


 작년 말부터 올해를 맞이하면서도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냈다. 일도 나름대로 바빴고 바쁠 예정이다. 그래도 그 와중에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 힐링을 주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일상으로부터 잠시나마 분리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또다시 프라하 여행을 가기로 정한 뒤, 인터넷 검색을 하다 발견한 짧은 프라하 소개글이 여행노트 첫 페이지에 적혀있다.


'더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며, 깊이 읽음 직한 도시'


 프라하의 이곳저곳을 천천히 거닐면서 바라본 풍경과 모습들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프라하에서의 여행 7일간 여행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지만 하루하루 소중한 추억들이 쌓여있다. 그 이야기들을 천천히 풀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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