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주가와 수익률은 한 번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를 단순히 “잘 나가는 반도체 기업”으로 보면
지금 벌어지는 현상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지금의 엔비디아는 기업 하나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하나의 기술 혁명이 설치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초기 지배자”에 더 가깝다.
기술경제학자인 "칼로타 페레스(Carlota Perez)" 기술 패러다임으로 보면
엔비디아는 지금 AI 혁명의 설치기(Installation) 한가운데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위치에 있다.
그리고 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은 그 설치기에서도 자본이 가장 과열되는 구간,
즉 광란(Frenzy)에 해당하는 시점이다.
기술 혁명이 시작되면 항상 하나의 공통 패턴이 반복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 그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자원이 정해지고 →
그 자원을 장악한 기업이 초기에 거의 모든 이익을 가져간다.
과거를 보면 명확하다.
- 석유 시대에는 정유 기업이,
- 철도 시대에는 철도 인프라 기업이,
- 인터넷 시대에는 반도체와 네트워크 기업이 초기 이익을 가져갔다.
즉, 엔비디아는 단순한 칩 회사가 아니라
AI 시대의 ‘기반 자원’을 쥐고 있는 기업이다.
그래서 돈이 몰린다.
많은 사람들이 엔비디아의 경쟁력을 GPU 성능에서 찾는다.
물론 맞는 얘기다. 하지만 그건 딱 절반만 맞다.
진짜 중요한 건, 엔비디아가 단순히 하드웨어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개발자와 생태계를 묶어두는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가 만든
CUDA (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는 단순한 툴이 아니다.
CUDA는 엔비디아(NVIDIA)가 만든 병렬 컴퓨팅 플랫폼 및 프로그래밍 모델로
쉽게 비유하자면,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때
똑똑한 수학자 한 명(CPU)에게 맡기는 대신,
계산 속도가 빠른 수천 명의 초등학생(GPU)에게
문제를 나누어 주어 동시에 풀게 만드는 기술.
개발자들이 엔비디아 위에서만 최적화된 환경을 쓰게 만드는 일종의 표준.
이게 무슨 의미냐면, 하드웨어를 바꾸는 순간
소프트웨어 전체를 다시 건드려야 하는 구조가 된다는 뜻이다.
즉, 엔비디아는 “좋은 칩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빠져나오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 회사”에 가깝다.
그래서 점유율이 유지된다.
그래서 가격을 올려도 팔린다.
그래서 이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온다.
이건 설치기 초반에만 나타나는 매우 전형적인 ‘초기 독점 구조’다.
페레스의 관점에서 보면 설치기 초반에는 항상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1) 핵심 인프라를 쥔 기업이 등장하고
(2) 자본이 그 기업으로 몰리고
(3) 시장은 그 기업을 “플랫폼”으로 보기 시작한다
지금 엔비디아가 딱 그 상태다.
그래서 밸류에이션이 올라간다.
즉, 지금의 엔비디아 상승은 단순한 실적 반영이 아니라
“이 기업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통제할 수 있느냐”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이건 전형적인 Frenzy(과열) 구간이다.
④ 하지만 페레스 이론에서 중요한 건 ‘다음 단계’다
여기서 대부분의 분석이 멈춘다.
“엔비디아가 얼마나 더 갈까?”
“이게 버블일까 아닐까?”
그런데 페레스 이론의 핵심은 현재가 아니라 다음이다.
설치기 다음에는 반드시 전환점(The Turning Point)이 온다.
왜냐하면, 너무 많은 돈이 한 곳에 몰리면
반드시 경쟁자가 생기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장 먼저 나타날 변화는
수요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과 경쟁의 문제다.
지금은 GPU가 부족해서 못 파는 상황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누가 더 싸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의 경쟁으로 넘어간다.
이미 신호는 나와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 칩을 만들고 있고,
AMD와 인텔도 빠르게 따라오고 있다.
이게 의미하는 건 단순하다.
지금까지는 “엔비디아가 아니면 안 되는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엔비디아가 가장 좋지만, 꼭 필요하지는 않은 시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 순간이 바로 전환점이다.
그리고 이때 주가와 수익률은 한 번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구조 변화다.
전환점을 지나면 기술 혁명은 배포기(Deployment)로 넘어간다.
이때부터는 판이 완전히 달라진다.
중요한 건
“누가 가장 앞서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이 기술을 가장 넓게 퍼뜨릴 수 있는가”다.
이 시점에서 엔비디아는
지금과 같은 초과 수익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대신 역할이 바뀐다.
AI 생태계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일종의 ‘유틸리티 기업’에 가까워진다.
즉, 지금 → 독점 + 초고수익
이후 → 경쟁 속 안정적 수익
이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건 나빠지는 게 아니라 “정상화”되는 것이다.
기술 혁명은 항상 반복된다.
처음에는 소수 기업이 모든 이익을 가져가고,
시간이 지나면 경쟁이 생기고,
기술은 표준이 되고,
결국 평범한 인프라가 된다.
- IBM이 그랬고,
- 인텔이 그랬고,
- 마이크로소프트도 일정 구간에서 그 과정을 겪었다.
엔비디아도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지금의 위치는 “영원한 지배자”가 아니라
“가장 먼저 올라선 초기 승자”에 가깝다.
정리하면, 엔비디아는 지금 AI 혁명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기업이 어디까지 갈지가 아니라,
이 기업이 지금 어떤 국면을 보여주고 있느냐이다.
지금의 엔비디아는
(1) 기술 혁명 초기
(2) 핵심 인프라 장악
(3) 자본 집중
(4) 초과 수익 발생
이라는 설치기의 전형적인 특징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페레스의 이론에 따르면
이 다음에는 반드시,
(1) 경쟁 등장
(2) 구조 조정
(3) 표준화
(4) 산업 확산
이 이어진다.
즉, 엔비디아의 미래는
“지금처럼 계속 폭발적으로 성장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기업이 독점적 성장에서
생산적 인프라로 어떻게 안착하느냐의 문제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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