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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더 많이: AI로 효율성 높이기

by 도안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피터 드러커는 '효율성'은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고, '효과성'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나 또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느냐가 효과성이라면, 그 목표를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빠르게 하는 정도는 효율성에 달려있다. 효과성은 다음에 다루고 인공지능으로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더 빨리, 더 많이

프레데릭 테일러는 20세기 초 과학적 관리법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이론을 제시하였다. 핵심 아이디어는 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는 열심히 일하라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까에 초첨을 맞추었다. 벽돌 쌓기 작업을 벽돌을 집고, 모르타를 바르고, 벽돌을 쌓아 올리는 동작으로 분해하고, 각 동작에서 가장 효율적인 동작을 찾아내고, 그것을 표준화하여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일하도록 만들었다. 테일러의 관리법은 산업 현장에 큰 영향을 미쳤고 경영학 또는 행정학 교과서를 펼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론이 되었다.

헨리 포드는 20세기 초 기술을 도입해서 효율성을 높인 또 다른 경영 혁신가이다. 그는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서 적은 비용과 높은 속도로 자동차를 대량생산하는 기법을 고안했다. 그는 인간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일을 단순하고 반복적인 과업으로 분해했다. 또한 기술이 일의 흐름을 최적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컨베이어 벨트라는 기술을 도입하고 도구와 부품을 표준화했다. 이전에는 한 사람의 장인이 자동차 전체를 만들어야 했지만, 포드의 공장에서는 숙련이 덜 된 사람도 자기가 맡은 일만 반복적으로 하게 되었다. 이 기법은 크게 성공했고 공장의 생산성은 8배 올랐다. 컨베이어 벨트 혁신이 널리 퍼지면서 경제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로 들어서게 되었다.

1950년대에 트랜지스터가 발명되면서 곧 컴퓨터와 정보통신기기의 발전으로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1990년대에는 인터넷이 시작되어 전 세계가 연결되고 구글, 아마존, 메타와 같은 기업들이 기술로 세계경제를 주름잡게 되었다. 2010년에는 머신러닝 기술이 도약을 이루었고 2020년대에는 생성형 AI가 나오고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되었다.


AI 에이전트

AI 에이전트는 특정한 환경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계된 인공지능을 말한다. 마치 비서나 조수처럼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해서 효율성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의 지메일은 유료의 이메일 관리 AI를 도입했다. 지메일은 매우 높은 정확도로 스팸메일을 걸러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인공지능 서비스와 결합되어 더 강력해졌다. 기존의 이메일들을 분석해서 중요 이메일을 알아서 판단해 먼저 보여주고, 새로 온 이메일의 답장 초안을 달성해 주는 기능까지 쓸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챗봇이나 맞춤형 서비스, 프로젝트 관리를 대신해 주는 것을 말한다.

와튼 스쿨의 경영학 교수인 이턴 몰릭은 AI와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며 AI 사용법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AI에게 맡기지 않는 일이다. 예컨대 팀 내의 갈등상황을 해결할 때이다. 구성원의 감정을 보듬으며 원활한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은 인간의 공감능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이럴 때 인간적인 성찰을 하지 않고 인공지능으로 만든 메시지를 보내면 안 될 것이다. 둘째, AI에게 맡기되 확인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때 인공지능에 맡길 수 있다. 인공지능이 보고서 뼈대를 만들어주면 수정보완하여 완성한다. 또한, 중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포함된 많은 글을 읽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인공지능으로 글을 요약을 해서 보고 읽을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셋째,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확인하지 않는 일이다. 예를 들어 보고서 스펠링 검사는 완전히 맡길 수 있다. 스펠링 검사를 인공지능에 맡기고 그것을 재차 확인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문서 번역이나 자주 묻는 질문과 같은 고객응대가 필요한 때에도 완전히 자동화하면 된다.

AI 사용자 입장에서 2025년은 AI 에이전트의 해가 될 것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AI 에이전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사용자 확보를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제품이 많다.


인공지능으로 효율이 높아지는 일

역사적으로 기술은 저 숙련자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거나 일하는 방식을 바꿔왔다. 고 숙련자 일자리로 꼽히는 의사와 법률가 같은 지식노동자들은 기술의 발전과 자동화에도 안전했다. 지식 노동자들은 기술을 활용하여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다르다. 암을 판독하는 과업에서 인공지능은 최고의 의사들보다 더 정확하고, 환자가 증상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더 정확히 판단한다. 인간 변호사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판례를 AI는 다 읽고 논점을 찾아내서 답변서를 쓸 수 있다. 영화에서는 변호사가 법정에서 수려한 언변으로 공방을 벌이며 다투지만, 실제 대부분의 소송은 글로 진행된다. 변론기일 전에 준비서면을 제출하고 판사는 그 서면을 확인하는 질문만 하는 경우가 많다. 글을 읽고 쓰는 일은 변호사나 판사보다 인공지능이 훨씬 빠르다.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로봇도 이미 개발되었지만 인간 노동자가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당분간 자동화를 걱정하기에는 이르다.

인공지능은 고숙력 노동자보다 저숙련 노동자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 예컨대 소송을 걸기 위해 소장을 작성한다면 변호사에게는 대단히 간단한 사건이더라도, 일반인에게는 능력 밖의 어려운 일이다. 이럴 때 인공지능에게 말로 설명하면 괜찮은 수준의 소장을 작성해 준다. 최고의 변호사는 인공지능에 도움을 받더라도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


직업의 본질이 바뀌고 있고, 교육과 특정 스킬들은 가치가 줄어들고 있다. 인공지능에 도움을 받으면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인공지능이 발전한다면 정치적 해결책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1주에 3일만 일한다던가, 국민들에게 보편 기본 소득을 제공하고 인공지능에게 일을 넘길 수 있다.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였던 아마라는 그의 이름을 따서 아마라의 법칙 Amara's law을 세웠다. "우리는 단기적으로는 기술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기술 변화의 초기 단계에서는 기대와 과장이 크지만, 기술의 진정한 잠재력이 실현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10년 후에는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매우 불분명하다. 분명한 점은 인공지능이 다른 어떤 기술보다 산업과 사회를 바꿀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 무엇을 배워야 한다던가 어떤 일자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은 한순간에 쓸모없는 '구식'이 돼버릴 것이다. 그러나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앞으로 일어나는 일에 우리는 계속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co-intelligence Ethan Mollick, 2024 챕터 AI as a coworker

AI agent https://youtu.be/F8 NKVhkZZWI? si=SqTlHtrVxISHAR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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