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현상학(흉내)
내려놓으려 흉내라도 내봤는데,
가끔은 가슴이 저며
오래된 기억이 심장을 흔든다.
지구가 흔들린다 탓하지만,
지구는 원래 흔들리고 있었을 뿐.
흔들리기에
텅 빈 공간에 머물 수 있고,
태양과의 거리를
지켜낼 수 있는 것.
흔들려야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다는
자연의 법칙.
기회는
소리 소문 없이 왔다 간다.
원하는 것을 놓을 수 있도록
충분히 좋았고,
조용한 행복이
다녀가지.
가만히 서 있다가도
가슴이 아프다면,
아직은,
내려놓지 못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