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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대로

고요의 현상학

by 열인


놓고,

맡기고

저절로

그렇게 저절로

가는 길.


가다 보면,

멈춘다.

멈추면,

또 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이미 가고 있는 길.

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사라지는 길.


용서하는 마음도,

그리워하는 마음도

없는 길

그러나

그 마음들이 지나간 흔적은

아직 따뜻하다.


의지 없이,

노력 없이,

다만 숨처럼,

그 사이에서

흐른다.


저절로 들이쉬고,

저절로 내쉬는,

몸이 원하는 대로.


그 몸이,

그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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