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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삼 Dec 09. 2020

코로나 격리 일지

코로나 격리 일지 20201208 -격리해제

아침 8:58분 

12월 7일(월) 

코로나 진단검사 결과 음성입니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제천시 보건소 코로나 상황실


13일간의 격리 후 받은 검사가 음성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얼마나 마음 졸이며 기다린 소식이었던가.

아내는 하루도 맘 편한 적이 없다며 얼마나 다행이냐며 울먹인다.

서로 한참을 얼싸안고 아무 일 없음에 감사해하였다. 

자다가도 내 방에서 재채기 소리만 나도 걱정이었단다.

한 달여 전 처형이 코로나 감염으로 입원을 했었고 10여 일의 치료기간 동안 많은 통증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여 아내의 걱정이 더 컸던 것 같다.

아내의 얼굴이 수척해 보인다. 10년을 늙은 것 같아 가슴이 저려온다.


생을 살아오면서 이번처럼 뜻하지 않은 일을 당하여 당혹스럽던 적이 또 있었나 싶다.

내가 왜 그 시간에 거기에 있게 되었는지

그것이 우연인지 누구의 장난인지

어찌 생각해 보면 참 재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어찌 생각해 보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될 일인 것 같기도 하다.

개개인이 조심하지 않으면 사회 전반에 누가 될 수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어제 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있었기에 급한 마음에 오늘 아홉 시 전에 검사장에 도착하였다.

그 넓은 보건소 앞 광장에 10여 개의 텐트가 쳐져있고 야외용 가스난로까지 설치하여 외부에서 검사할 채비를 갖추어 놓았다. 

시설들을 보며 불과 보름 전의 상황과 너무나 달라졌음이 실감하게 된다.

아직 근무시간이 아니지만 이미 모든 업무를 시작할 준비를 마쳐놓고 있었다. 


줄 서있는 사람들은 아직 없었고 단 한 분이 검사를 받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자 직원이 상냥한 목소리로 “안녕하셨어요? 괜찮으시죠? 하며 인사를 건넨다.

의자에 앉으세요. 하는데 순간 모든 것이 해지되는 기분이었다.

억울한 마음도 재수 없었다는 생각도 어찌 될까 하는 두려움조차도 …


14일간의 격리생활.

집에서의 격리이니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지만 한 지붕 두 가족 같은 동거는 참 힘들었다.

거실 너머 안방이 참으로 멀게 느껴졌고, 거실조차도 내가 가서는 안 될 공간으로 분리하여 철저하게 격리 생활을 하다 보니 갑갑증이 더 했다.

거실에서 TV 함께 시청하는 정도야 어떨라고. 하는 생각을 수 없이 했지만 참았다.

나야 건강하니까 아무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만약 몸이 약한 아내에게 감염이 된다면 이는 참으로 불행한 일로 이어지기에 끝까지 고행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아무 증상이 없으니 괜찮지 않겠냐고 아내에게 말을 했더니 아내 역시 만약의 경우를 우려하고 있었다.

결국 끝까지 격리 생활을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격리되었던 사람 중 여섯 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였다. 무증상으로 있다 보니 본인들도 모르고 지냈는가 보다. 

코로나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자신의 건강을 누가 책임져 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지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이번 나의 격리생활은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혹은 시설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보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야 해야 할까를 생각하니 아득하다.


아직 아이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알려야겠다. 

코로나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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