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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좋아하세요?" (feat. 슬램덩크)

IN YOUR CART 10: 심장용

“IN YOUR CART”는 팀 렛잇비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온라인 장바구니를 살펴보는 본격 취향 탐구 인터뷰 코너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욕망과 감각이 담긴 위시리스트가 궁금합니다. 열 번째 인터뷰이는 일과 농구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심장용님입니다.


이름: 심장용

직업: 마케터 (도레컴퍼니)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도레도레와 마호가니 등 F&B 브랜드를 운영하는 도레컴퍼니 소속 마케터 심장용이라고 한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들은 타격이 크다던데...

확실히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주변 유동인구가 줄어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신규 매장 출점이나 신메뉴 출시 등 오프라인을 통해 고객을 만나는 기획 업무는 잠시 접어두고,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홈 베이킹, 홈 카페 상품 출시 등을 좀 더 앞당겨 진행 중이다. 또 다시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고객들이 넓은 외부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도레컴퍼니에서는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된 건가?

우연한 기회로 입대 전, 대학 선배를 따라 놀러 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그곳에 데려간 선배의 언니가 운영하는 카페였다. 그렇게 지금의 대표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제대 후 배우가 되고 싶어 꿈을 좇고 있던 도중, 갑작스럽게 진행 중이던 작품이 엎어지면서 졸지에 백수가 되어버렸다. 다른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는데 “가로수길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대표님의 전화를 받게 됐다. 그전까지 가로수길을 가본 적도 없었다. 당시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관리자급 자리를 비워두고 연락을 하신 거였다. 매장이 점점 바빠지고 직원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매니저 업무를 보게 됐고, 현장 직원들이 자리를 잡게 되면서 오피스 근무 제안이 왔다. 그렇게 도레컴퍼니 마케터가 됐다.



 <이태원클라쓰>가 생각난다. 그럼 배우가 원래 꿈이었나?

잠시 대학로 공연과 독립 영화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가장 뻔뻔했던 시기였다. 무작정 프로필을 만들어 오디션 공고가 뜨는 대로 지원했었다. 나를 알리고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부분이 마케팅이라는 직무에 좀 더 빠르게 적응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나라는 존재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 단점을 작아 보이게 만들고, 어떻게 해야 더 매력적으로 보일지 말투부터 표정 목소리까지 세밀하게 관찰하고 연습하던 시간을 통해 연기뿐 아니라 내 삶에 도움이 되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공연과 영화는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각자 개성이 강한 사람들과 모여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부딪히고 깨지고 보듬으면서 작업을 했다. 지금도 혼자보다는 같이 의견을 나누며 일한다. 신나고 재미있다.



마케터이지만 업무 커버리지가 넓은 것 같다. 나만의 일하는 방식 또는 원칙이 있다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공감할 텐데, 요즘은 자신의 직무만으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영업을 잘하는 개발자,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파티시에 등 직무 앞에 자신만의 장점이 한 두가지 더 붙이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마케터는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무엇이든'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랜드와 상품의 탄생부터 장점과 매력을 장착시키고 그것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되도록 할지 고민하는 일련의 과정이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 영역을 딱 정해놓기보다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생각하며 일을 한다.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각 포털 사이트와 SNS를 통해 자사 브랜드에 대한 검색을 한다. 연관검색어부터 커뮤니티 게시물까지 틈나는 대로 찾아본다. 브랜드 내부에서 기획한 방향성과 목표가 소비자를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나는 곳이 바로 온라인이다. 이후 프로모션 전략 대비 매장 별, 상품 별 매출과 온라인 유통사 등을 체크한다. 대부분의 시간은 콘텐츠 기획을 위한 업무에 투자한다.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것 보다 지금 우리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 중 놓친 부분을 어떻게 다시 흥미롭게 느껴지도록 전달할 것인지, 반대로 지금 잘 전달되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유지하고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와 별개로 브랜드와 고객이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협업을 한다.



 주말 취미 생활로 농구를 한다고 들었다.

초등학생 때 부모님 손을 잡고 프로농구를 자주 보러 다녔다. 고등학교 진학 후 교내 농구 동아리에 가입했고, 대학교 때도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제대를 하자마자 일을 하게 되면서 친구들과 좀처럼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워져 ‘셉템버' 라는 농구 동호회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20명 정도가 활동하는 팀이 됐다. 농구는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보는 것도 좋아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경기는 고양, 잠실, 부산까지 거의 매 경기도 빼놓지 않고 보러 다녔다. 작년에는 도쿄에서 열린 한일전 친선경기도 보러 다녀왔다.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전, 적진의 심장에서 보는 경기라니, 무조건 가야 했다. (웃음) 안타깝게도 그날 우리나라가 패하긴 했지만 체육관을 가득 채운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를 볼 때 느끼는 기분은 정말 뭉클하고 잊지 못할 기분이었다. 종목에 관계 없이 해외에서 국가대표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또 농구는 다른 스포츠보다 훨씬 더 생동감이 넘치고 박진감이 있기 때문에 한 번만 직관을 가보면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별히 좋아하는 농구 선수 혹은 팀이 있나?

전주 KCC이지스의 이정현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 신인 때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현재는 리그 연봉 랭킹 1위도 하고 국가대표 팀 주장도 맡았다. ‘금강불괴'라는 별명처럼 연속출장기록을 계속해서 가져가고 있고 BQ(Basketball IQ, 농구지능)도 높아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농구화도 모두 이정현 선수가 신었던 모델들을 구해서 사인을 받아 착용하고 있다. 사실 많은 농구 팬들이 NBA를 더 선호하는 편인데, 나는 NBA보다 KBL에 무한한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협회와 구단에서도 팬들을 위한 재미난 콘텐츠를 계속 발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늘었다. 공중파 TV프로그램에서도 농구 관련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과거의 인기를 언젠가는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농구는 신체적인 조건의 장벽이 너무나 높은 스포츠이기 때문에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쉽지않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올림픽이나 농구월드컵에서 항상 진출이나 1승이 목표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 어려운 부분이 여기 있다. 축구처럼 유명한 해외 리그에 나가서 뛰는 선수가 탄생하고 월드컵, 올림픽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엘리트 체육 뿐 아니라 현재 프로리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본다.



얼마 전에는 농구 심판 자격증까지 획득했다고.

3년째 동호회를 나가면서 농구가 그 전 보다 더 좋아졌는데, 할 수록 어렵고 새로웠다. 취미로 하는 운동이긴 하지만 이왕이면 목표를 가지고 뛰어난 퍼포먼스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스킬트레이닝 센터에 가서 운동도 더 하고 대한농구협회에서 시행하는 심판강습회에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 농구 심판도 급수가 있는데, 내가 취득한 3급은 생활체육인들에게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서 발급하는 정도 수준의 가장 낮은 단계다. 강습회에 참여하여 규칙에 대한 강의를 듣고 필기 시험을 보고 셔틀런 체력 테스트까지 통과하면 취득할 수 있다. 3급을 가지고 실제 활동 이력이 있어야 상위 급수 응시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올 해 목표는 심판으로서 대회에 참가해보는 것인데,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체육관이 폐쇄돼 대회는 고사하고 동호회가 운동할 시설도 다 막혀 많이 아쉽다. 얼른 나를 비롯한 모두가 일상의 행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일과 취미에서 앞으로의 목표는?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콘텐츠를 마음껏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고 싶다. 농구, 음악, 영화 등처럼 새롭게 집중하고 공부하고 싶은 관심사를 더 찾는 것이 앞으로 목표하는 인생 여정이다. 작은 관심사들을 꾸준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접목하고, 그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고 꿈꾸는 삶. 그렇게 조금 더 능글맞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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