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노트북이 뻗었다. 아니, 어쩌면 오늘.
말 그대로다. 노트북이 뻗어 버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결국 해결에 실패했다.
낌새는 며칠 전부터 있었다. 업데이트 후 평범하게 재시작을 했지만 저녁을 먹고 책 한숨 읽고 왔는데도 여전히 불안하게 첫 화면에서 뺑글뺑글 돌아가고 있는 동글뱅이. 그날은 어째 어째 기본 복구 프로그램으로 해결이 됐는데 아마도 이때부터 문제였나 보다.
어제 늦은 저녁. 다시 업데이트가 떴고, 에이 설마 설마 하고 재시작을 눌렀는데. 아 또다시 동글동글 동글동글 뺑글뺑글 뺑그르르르. 이윽고 시퍼런 자동 복구 화면이 떴고, 복구 시점을 찾았는데 복구 시점이 없다. 왜? 만들지 않았었나?
네. 만들어 놓지 않았습니다. 짝짝짝.
시스템 복원도 안 먹히고, 혹시나 업데이트 문제인가 해서 업데이트 제거를 하러 갔더니 설치된 업데이트는 또 없다 그러고, 내 콤퓨타 능력치는 MMX 이후로 크게 뭐 발전한 게 없는데 어쩌나.. (심지어 아직도 3d카드 하면 부두 먼저 떠올리는 옛날사람). 구글신께 빌어나 봐야지 하고 오류화면에서 뜬 로그를 검색해 봤더니 생각보다 꽤 있는 유형의 오류였다.
srttrail.txt
검색해 봤더니 국내외로 같은 처지에서 고통받는 동지분들의 성토와 분노가...
내가 컴맹이면 컴맹이지 문맹은 아니므로 여러 가지 블로그와 유튜브, 윈도우 커뮤니티까지 여러 가지 글을 읽고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해결법을 잘 정리한 뒤 야심 차게 시행을 했고!
당연하게도 실패했다. 그리고 대가로 윈도우 드라이브의 자료들을 헌납해야 했다. 그나마 안전모드로 미리 백업해 둬서 중요한 파일은 건진 게 다행이랄까.
부팅 디스크도 없어서 급하게 다이소에서 usb 사 와서는 폰으로 시동 usb 만들고 어케어케 재설치해서 노트북 숨은 돌려놨다만. 뽀토샵 내 스팀 내 기타등등등 싹 다 재설치를 해야 했고 그걸로 반나절을 뚝딱 해먹었지 뭡니까 잉잉잉.
자세한 해결방법들은 검색해 보시면 다 뜨고 나도 제대로 알고 따라한 게 아니다 보니 뭐가 문제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다 끝나고 천천히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mbr이랑 gpt를 구분하지 않은 게 제일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찾아본 해결 관련 포스팅들이 대부분 win10 시절, 18~20년도 블로그 글이 많다 보니 그런 건가 싶은데 생각해 보면 요즘 드라이브들은 파티션이 다 gpt로 잡혀있을 텐데 아무 생각 없이 fixmbr 이러고 있었으니 될 리가 있나..
하지만 인도형님이 그 빠른 발음으로 아다다다다 설명해 주는 거 들으면 어쩐지 그거 따라 하면 될 것 같았단 말이야. 내가 찾아본 자료 중에 gpt 부팅 파일 복구 설명해 주는 유튜브는 한 건 밖에 없었다고ㅠ 난 그냥 하라는 대로 하는 유사 컴맹 딱따구리 돌대가리란 말이야 엉엉엉.
어쨌든 여러분. 고장이 나면 백업부터 하십시오. 자료는 소중하니까. 귀한 자료는 서브드라이브에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