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진 Dec 04. 2023

출간 준비하며 보게 된 자비 출판 시장

편집자 한 명도 설득하지 못한다면. 세상에 내 이야기를 내놓을 필요 없다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1권만 출력해 나만의 백서로 보관하려 했다.     


다행히 출판사와 연이 닿아 정상적으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자비 출판 시장. 이 중 가장 의미 있는 건 스스로 편집과 유통까지 해보는 독립출판이 아닐까 싶다.     


독립출판   

  

원고작성. 내지와 표지 편집. 유통까지 혼자서 해내는 독립출판. 독립출판이 확 죽었다. 서점 사장님에 따라 독립출판이 여전히 많다는 분도 있고, 예전과 달리 줄었다는 분도 있다.     


확실한 건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책방은 대폭 줄었다. 오키로북스 마저 공식적인 독립출판물 판매를 중단했다.      


이런 와중에 대전 ‘다다르다’ 사장님은 독립출판물을 위한 공간을 더 늘린다고 한다. 어썸!

전주 ‘에이커 북스토어’가 서울에 있었다면 아마 성지가 되었을 듯.     


순수 자비 출판     


책이 팔리지 않는데, 책이 많이 나온다는 말. 이해가 안 됐다.     


출판사도 결국은 사업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투고하려 출판사를 검색하며 알았다. 브런치 작가들 책을 출간한 출판사들을 검색해보니, 자비출간 회사가 상당수였다.     


이쪽도 상당히 전문화되어 있다. 미디어 구독처럼 지불 금액에 따라, 대형 서점 매대 진열 같은 옵션까지 있다.     


글쓰기 강사, 출판사, 서점. 셋이 연계된 자비 출판    

 

SNS에 보면 ‘글쓰기 스쿨’이라는 게 있다. 그런데 그 짧은 강의만 들은 수강생들이 줄줄이 출판 계약한다. 계약금 100만 원까지 받고서.      


더구나 국내 대형 서점에도 그 출판사 책이 쭉 올라가 있다. 출간 전 온라인 예약판매 행사까지. 

    

정상적인 출판사인 줄 알고 투고했다. 투고하자마자 광속으로 답변이 도착했다. 대형서점 예약판매를 진행하는데, 몇 부 이상 예를 들면 500부를 예약판매로 다 팔지 못하면 그 책을 작가가 다 사야 한다는 조건.     


계약금 100만원 쥐어 주고 대형서점에 예약판매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달아주며, 작가 스스로 작가뽕에 마취되게 한다. 마취가 깨면 돈을 기존 자비출판보다 훨씬 많이 지불 하는 시스템     


특정 ‘글쓰기 스쿨’ 수강생들은 대부분 특정 출판사에서 책을 낸다.     


전자책 자비 출판     


브런치에 글 쓰다 보면, ‘이거 엄청 좋은 기회야, 돈 내면 전자책 만들어 줄게.’라는 연락이 온다. 전자책은 요즘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것 같으니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출판사의 탈을 쓴 마케팅 회사     


서울을 갈 때면 대형 서점에 들른다. 내가 세상의 트렌드를 이해 못 하나 싶은 책들이 줄지어 매대와 전시공간에 베스트라며 올라있다.     


주로 당신의 잘못은 없으며, 당신은 모든 것을 잘 하고 있다는 식의 제목이다.     


북스타그래머들 리뷰에서도 본 적 없는 책들이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구체적인 마케팅 방법과 금액까지 명시된 도서 마케팅에 주력하는 회사였다. 출판사는 사실상 곁가지.




사진: UnsplashBank Phrom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 인증과 글쓰기 과잉 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