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의 부품으로 남을 것인가, 광야를 달리는 켄타우로스가 될 것인가
독자 여러분,
이 책은 트렌드를 정리해 주는 책이 아닙니다.
트렌드를 사냥하는 울프(Wolf)가 되기 위한 실전 훈련서입니다.
각 챕터는 늘 같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나는 뭘 해야 하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은 세 가지 나침반을 따라 움직입니다.
Let It Go 비우기
<트렌드 코리아>가 제시한 루프(Loop)를
친절하게 풀어 설명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무심코 익숙해진 안일함을 내려놓는 시간입니다.
트렌드를 알수록 마음이 더 불안해졌다면,
여기서 먼저 비우세요.
My Way 채우기
트렌드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이 만든 결론을
내 삶에 그대로 끼워 넣지도 않습니다.
울프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구간입니다.
정답이 아니라,
당신만의 방식이 생깁니다.
Edge 날카롭게 세우기
읽고 고개만 끄덕이다 끝나지 않도록
당장 오늘부터 써먹을 수 있는
실전 지침과 사냥 팁을 전합니다.
이 책이
‘읽는 책’이 아니라
‘쓰이는 책’이 되는 이유입니다.
이 책의 목차는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제시한 키워드의 순서를
그대로 따릅니다.
트렌드를 해석하는 방식은 달라도,
출발점은 독자 여러분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지도를 들고,
다른 방식으로 길을 건너는 것이
이 책의 목적입니다.
1. Let It Go
<트렌드 코리아 2026>이 말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의 진심
<트렌드 코리아 2026>이
2026년 병오년, 붉은말의 해를 맞아
가장 먼저 던진 키워드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입니다.
처음 듣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루프? 그게 뭐지?”
아주 간단히 말하면 이런 뜻입니다.
AI가 돌아가는 자동화 고리(Loop) 안에,
반드시 인간의 판단과 책임이 개입되어야 한다는 선언.
트렌드 코리아는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 신화 속 ‘켄타우로스(반인반마)‘를 불러옵니다.
켄타우로스를 떠올려보세요.
하체는 말이고, 상체는 인간입니다.
하체의 말, Horse는 AI입니다.
지치지 않고 계산하고, 실행하고, 반복합니다.
업무로 치면
정리, 요약, 분석, 비교, 초안을
숨도 안 쉬고 해내는 존재입니다.
상체의 인간, Human은 판단입니다.
방향을 정하고,
멈출 줄 알고,
그 선택에 끝까지 책임을 집니다.
그래서 법률, 의료, 금융, 자율주행처럼
한 번의 판단이
사람의 삶을 크게 흔드는 영역에서는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마지막 결정은
반드시 인간이 내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의료 현장에서
AI는 CT와 MRI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 치료를 하자”는 결정을 내리는 건
의사입니다.
그 결정은 확률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법률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판례를 정리하고
논리를 정돈할 수는 있어도,
선고는 인간의 몫입니다.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는
결국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트렌드 코리아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AI 시대에도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자.”
AI라는 강력한 말에 올라타되,
고삐는 인간이 쥐어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루프(Loop)의 함정
“이 선택, 정말 내가 한 걸까?”
문제는 AI가 아닙니다.
문제는 루프 안이 너무 편해졌다는 것입니다.
루프(Loop)란
시스템이 설계한 경로입니다.
요즘은
내가 고민하기 전에
시스템이 먼저 말합니다.
“너 이거 좋아하잖아.”
“너 오늘 이런 기분이잖아.”
“이게 지금 너한테 딱이야.”
그러다 보면 우리는
‘고르는 사람’에서
‘확인하는 사람’이 됩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은
이 현상을 ‘제로 클릭(Zero Click)‘이라고 부릅니다.
‘제로 클릭(Zero Click)‘이란
검색, 비교, 고민의 과정을 거의 거치지 않고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미리 골라 둔 선택지를
생각 없이 바로 소비하고
결정해 버리는 상태입니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죠.
맛집은
검색이 아니라
피드에서 여러 번 보였던 곳으로 가고,
전시는
큐레이션 메일이나
알고리즘 추천 리스트에 오른 것을 보고
“이건 지금 가야 하는 전시구나” 하고 결정하고,
쇼핑은
비교 대신
추천 탭 첫 화면에서
별점 높은 상품을 바로 결제하고,
영상은
찾아보지 않고
다음 자동 재생으로 이어서 봅니다.
사람 따라간 것 같지만,
사실은 시스템이 먼저 보여준 것을 고른 것이죠.
편리합니다.
아주 편리합니다.
하지만 이 편리함이 쌓일수록
우리의 판단 근육은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래서 트렌드 코리아는
제로 클릭을
AI 시대 가장 달콤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루프로 지목합니다.
자,
여기서 우리가 Let It Go 해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루프 안에 있는 나’를
한 번 의심해 보는 일입니다.
우리는 지금
AI라는 말 위에 올라탄 기수일까요?
아니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말 등에 실려 가고 있는 존재일까요?
이 질문은
아직 결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책 전체를 관통하게 될
가장 중요한 갈림길 앞에
당신을 잠시 세워두고 싶을 뿐입니다.
2. My Way
근육의 기억은 알고리즘이 복제할 수 없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제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텍스트와 문화를 가르치던 사람이었습니다.
한 문장을 읽을 때도
그 문장 하나만 보지 않았어요.
그 문장이 쓰인 시대의 공기,
그 문장을 쓰게 만든 사람의 욕망,
그리고 그 문장이 반복되며 만들어낸 문화의 관성까지
함께 읽는 훈련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필라테스 센터를 운영하며
매일 사람의 몸과 마음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두 경험이 겹치면서
저는 점점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AI가 만들어주는 것은 ‘그럴듯한 답’이고,
현장이 요구하는 것은 ‘살아 있는 반응’이라는 사실을요.
AI는 정말 많은 걸 잘합니다.
카피라이팅도 매끄럽고,
기획안도 논리적이고,
문장도 빠르게 정리해 줍니다.
하지만
매끄러움이 늘 설득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회원에게 보내는 안내 문구 하나를 쓴다고 해볼게요.
AI는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예약 잊지 마세요 :)”
틀린 문장은 아니죠.
하지만 이런 문장은
읽는 순간 바로 사라집니다.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제가 먼저 씁니다.
최소 세 개의 초안을요.
스튜디오에 앉아서,
제가 실제로 쓰는 방식 그대로 예를 들어볼게요.
따뜻한 버전
“오늘 비 소식이 있네요. 기압이 낮아서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저도 그래요. 괜찮아요. 힘들어도 센터 문만 열고 들어오시면,
그때부터는 같이 가벼워질 거예요.”
단호한 버전
“완벽한 컨디션은 오지 않습니다.
컨디션은 ‘오고 나서’ 만들어집니다.”
유쾌한 버전
“운동은 마음의 준비가 아니라
예약의 준비로 시작합니다.
오늘도 우리, 준비보다 출석부터 합시다.”
이렇게
톤이 다른 세 가지 초안을 먼저 써봅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AI를 부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AI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내 의도를 들려주고 다듬게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AI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전체 톤은 친절하게, 끝은 단호하게 정리해 줘.”
• “감정은 10%만 더, 과장은 하지 말아 줘.”
• “유쾌함은 살리되, 가벼운 농담처럼 보이지 않게 해 줘.”
• “이 문단의 핵심 메시지를 한 줄로 더 또렷하게 만들어줘.”
이렇게 쓰면
AI는 결정자가 아니라
내 언어를 단련해 주는 스파링 파트너(Sparring Partner: 실력을 키우기 위해 함께 연습하는 상대)가 됩니다.
이 방식은
필라테스 센터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분이라면
손님에게 건네는 한 마디에서,
학생이라면 과제나 발표 문장에서,
주부라면 가족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기획자나 마케터라면
기획안 첫 문장에서
똑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내 말로 한 번 말해보는 것.
그다음에 AI를 쓰는 것.
이 순서가 바뀌는 순간
목소리는 흐려집니다.
필라테스도 마찬가지입니다.
AI는 ‘정답 동작’을 말해줄 수 있지만
제가 실제로 보는 건
회원의 오늘 호흡, 긴장, 리듬입니다.
굳은 어깨,
축 처진 눈빛,
숨이 가빠지는 미세한 타이밍.
이건 데이터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습니다.
제가 운동 시퀀스를 가르치며
회원의 근육 떨림과 숨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강도를 조절할 때,
그 순간 제 몸에는
근육의 기억이 쌓입니다.
이 근육의 기억은
알고리즘이 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트렌드 코리아가 말한 ‘켄타우로스’를
여기서 한 단계 더 밀어붙이고 싶었습니다.
하체는 AI라는 말이어도 좋습니다.
빠르고, 정확하고, 지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상체의 정신까지
기계에게 맡기자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늑대(Wolf)는
인간을 부정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 안에 원래 있던 감각을
다시 전면에 세우는 이름에 가깝습니다.
늑대는 충동적이지 않습니다.
본능적이지만 무작정 달리지 않고,
빠르지만 아무 데나 가지 않습니다.
상황을 읽고,
거리와 위험을 계산하고,
지금 나설지, 물러설지를 판단합니다.
말은 빨리 달립니다.
하지만 어디로 사냥을 나갈지,
언제 멈출지는
여전히 인간의 정신이 정해야 합니다.
그 판단의 자리에서
인간은 더 이상
‘승인 버튼만 누르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인식하고 책임지는 존재가 됩니다.
그 상태를 저는
‘휴먼 인 더 울프(Human in the Wolf)‘라고 부릅니다.
AI와 함께 가되,
사고의 방향은 내가 정하는 것.
편리함을 쓰되,
결정의 주도권은 놓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장에서 제가 말하고 싶은
‘나의 방식(My Way)’입니다.
하지만
상체는 여전히 인간이어야 합니다.
다만 그 판단의 결만큼은
길들여진 순응이 아니라
늑대(Wolf)의 감각을 품어야 합니다.
말은 빨리 달립니다.
하지만
어디로 사냥을 나갈지는
인간의 판단, 즉 ‘늑대의 감각’이 정합니다.
3. Edge
당신의 야성을 깨우는 울프의 실전 사냥법
이제 이런 질문이 나올 차례입니다.
“그래서… 뭘 하면 되는데요?”
맞아요.
아무리 개념이 좋아도
손에 잡히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2026년,
AI라는 거대한 말 위에 올라타려면
당신만의 ‘엣지(Edge)‘를
의식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여기부터는
제가 실제로 쓰는 방식을 바탕으로,
아주 현실적으로 정리해 볼게요.
다만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릴게요.
이건 ‘정답’이 아니라 ‘방식의 예시’입니다.
저랑 똑같이 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니라
당신의 목소리를 먼저 꺼내는 태도니까요.
실전 Tip 1 | AI에게 묻기 전에, 먼저 ‘내 답 3개’를 꺼내라
아까 이야기했듯이
저는 카피든 글이든
초안을 최소 3개 먼저 씁니다.
왜 하필 3개일까요?
1개째는 보통
“그럴듯한 척”입니다.
2개째는
“아까 거랑 비슷한 척”이죠.
그런데
3개째쯤 가면
슬슬 계산이 풀립니다.
그제야
조금 더 솔직한 말,
조금 더 나다운 결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AI를 부릅니다.
이때 저는
AI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 “내 초안 3개의 톤은 유지한 채, 더 날카롭게 다듬어줘.”
• “A는 따뜻함, B는 단호함, C는 유쾌함이야.
세 결을 섞어서 하나로 정리해 줘.”
• “여기엔 약간의 도발이 필요해.
대신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말은 빼줘.”
이렇게 하면
AI가 내 삶을 대신 살지 않습니다.
대신
내 생각을 더 잘 말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게 중요해요.
AI가 앞에 서면
당신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집니다.
하지만
당신이 먼저 말하고
AI를 뒤에 세우면,
AI는
당신의 언어를 강화하는
아주 똑똑한 스파링 파트너가 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이 방식은
저랑 똑같이 할 필요 없습니다.
어떤 분은
한 문장만 먼저 써도 되고,
어떤 분은
키워드 세 개만 적어도 됩니다.
중요한 건
AI보다 먼저,
‘나’를 한 번 거치는 것입니다.
그 한 번의 통과가
당신의 엣지를 만듭니다.
실전 Tip 2 | 데이터 너머의 ‘맥락’을 읽어라
데이터는 언제나
‘표면’의 신호를 줍니다.
• 조회수가 떨어졌다 “자극을 올려라”
• 매출이 떨어졌다 “할인을 하라”
• 참여율이 낮다 “콘텐츠를 바꿔라”
AI와 데이터는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빠르고, 명확하고, 합리적이죠.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 공식이 잘 맞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숫자는 무엇이 줄었는지는 알려주지만,
왜 멀어졌는지까지는 말해주지 않거든요.
제가 운영하는 필라테스 센터를 예로 들면
예약이 줄었다고 해서
항상 가격이 문제는 아닙니다.
어떤 달은
‘운동’이 싫어진 게 아니라
사람들이 그냥 많이 지친 달일 수 있고,
어떤 달은
센터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괜히 발걸음이 무거워진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할인이 아니라,
“다시 와도 괜찮다”는 정서적인 안전감일 때가 많아요.
이건 필라테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 중고차를 파는 분이라면 갑자기
문의가 줄었을 때
차의 스펙보다
“요즘 고객들이 무엇을 가장 불안해하고 있는지”를
먼저 떠올려야 할 수도 있고,
•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한다면 매출이 떨어졌을 때
메뉴 문제가 아니라 손님들이 이 공간에
머물 여유와 기분을 잃은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성과가 안 나올 때
‘개인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팀 전체의 리듬과 분위기가
어긋난 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하고,
• 학생이나 주부, 소비자라면
예전엔 자연스럽게 찾던 브랜드가
갑자기 손이 안 가는 이유가
가격 때문이 아니라
나의 현재 상태와 더 이상 맞지 않게 느껴지는 건 아닌지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숫자는 결과를 말하지만,
늑대는 사람의 상태와 흐름을 읽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 30분은
일부러 ‘비디지털(Non-digital)‘로 둡니다.
(알림, 피드, 추천에서 잠시 로그아웃하는 시간입니다.)
기록을 하거나,
멍 때리거나,
하루 동안 지나쳤던 장면들을
조용히 다시 떠올려봅니다.
“왜 그 말이 유독 마음에 걸렸을까?”
“왜 오늘은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날까?”
“내가 지금 놓치고 있는 감정은 뭐지?”
이 질문들은
정답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사고를 다시 나에게 돌려놓기 위한 질문들입니다.
데이터에는 없지만,
판단이 생겨나는 자리에는
늘 이런 질문들이 있습니다.
늑대는
숫자만 보고 사냥하지 않습니다.
냄새를 맡고,
기류를 느끼고,
지금이 쫓을 때인지
잠시 물러날 때인지를 판단합니다.
AI가 숫자를 읽어주는 시대일수록,
인간은 맥락을 읽는 역할을 더 단단히 붙들어야 합니다.
그게
당신의 엣지가 됩니다.
실전 Tip 3 | 켄타우로스의 고삐를 놓지 마라
“말의 속도 위에, 늑대의 판단을 얹어라”
제로 클릭과 자동 추천의 편안함에
완전히 몸을 맡기지 마세요.
앞에서 이미 이야기했습니다.
AI 시대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라고요.
그래서 여기서
‘제로 클릭(Zero Click)‘을
실전 팁으로 다시 한번 꺼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너무 빠르게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제로 클릭(Zero Click)은
검색·비교·고민의 단계를 거의 거치지 않고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미리 골라둔 선택지에
즉각 반응하고 결정해 버리는 상태를 말합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선택은 했지만, 판단은 하지 않은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미 우리는
‘검색의 시대’를 지나
‘추천의 시대’ 한가운데에 와 있습니다.
이제는 굳이 찾지 않아도
모든 것이 먼저 도착하니까요.
이런 장면들이 익숙하지 않나요?
• 옷을 살 때
“비교해 볼까?”가 아니라
“이게 다들 산 거래”를 눌러 결제합니다.
• 영화를 고를 때
장르를 찾지 않고
“지금 이 시간에 많이 보는 콘텐츠”를 재생합니다.
• 뉴스를 읽을 때
기사 전문이 아니라
요약된 헤드라인과 댓글 반응으로 판단합니다.
• 여행을 계획할 때
일정표를 짜기보다
“저장 수많은 코스”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이건 게으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시스템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알고리즘은
당신이 덜 생각할수록
더 잘 작동합니다.
문제는
이 편리함에 오래 몸을 맡길수록
선택의 감각이 둔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끌리는지,
어디서 불편했는지를
스스로 설명할 기회가 점점 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정보 문제’가 아니라
판단 근육의 문제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일주일에 단 한 번만이라도
의도적으로 제로 클릭을 벗어나 보세요.
• 검색부터 직접 해보고
• 비교도 해보고
• 선택을 미루어 보고
• 결제까지의 전 과정을
일부러 천천히 밟아보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 “나는 왜 이걸 골랐지?”
• “다른 선택지는 뭐였지?”
• “이 선택은 내 취향이야,
아니면 추천의 결과야?”
이 질문 앞에서
조금이라도 머뭇거렸다면,
그건 실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당신의 판단 근육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과정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다면,
당신은 여전히
켄타우로스의 고삐를 쥔 기수입니다.
속도는 AI가 냅니다.
하지만
멈출지, 돌아설지, 나아갈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어야 합니다.
(제로 클릭은 3장에서
‘왜 우리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살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으로 트렌드 코리아의 관점과 함께 더 깊이 다루겠습니다.)
1장| 뼈 때리는 질문
1. 당신은 AI라는 말 위에 올라탄 기수입니까,
아니면 조용히 실려 가는 짐짝입니까?
2. 오늘 당신의 결정 중
시스템의 추천 없이
오직 당신의 직관으로 내린 선택은
몇 퍼센트입니까?
別論(별론)
판단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
별론(別論)은
정리나 결론이 아니라,
한 발 옆에서 다시 보는 생각입니다.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얼마나 잘 쓰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맡길 것이냐’입니다.
AI는 계산을 대신해 줄 수 있습니다.
정리도, 비교도, 추천도 해줍니다.
하지만
그 선택이 남길 결과를
대신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역할은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판단을 끝까지 남기는 것입니다.
승인 버튼만 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이건 내가 선택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는 것.
켄타우로스의 말은
AI의 속도입니다.
하지만 고삐를 쥔 손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늑대는 빠르기 때문에 강한 게 아니라,
지금이 나설 때인지
멈출 때인지를 알기 때문에
살아남습니다.
이 장은
답을 주기 위한 장이 아닙니다.
다만
당신의 판단이
아직 살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장입니다.
그 판단을
시스템에 넘기지 않는 순간,
휴먼 인 더 루프는
비로소
휴먼 인 더 울프가 됩니다.
울프의 발자국 | 1장을 마치며
트렌드 코리아가 제시한
켄타우로스의 비전은 훌륭한 지도입니다.
하지만 지도는
걸어주는 도구가 아닙니다.
방향만 알려줄 뿐,
광야를 건너는 건 결국 당신의 발입니다.
루프 안의 안전에 만족하지 마십시오.
광야를 선택한 사람만이
AI라는 거대한 힘을
내가 조종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들 수 있습니다.
AI와 협력하는 인간을 넘어,
AI를 거느리는 늑대로.
이제 고삐를 쥔
당신의 손에
힘을 줄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