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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재 Mar 12. 2021

중독

나를 구해줬던 담배가 나를 죽여갈 때

1. 중독

금연하고 있다. 밥먹다 말고 생각나고 자다 말고 생각난다. 애초 시작하지 않았으면 고생할 이유도 없는데, 이게 뭔 한심한 짓인가 싶다.


사람은 왜 무언가에 중독될까.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그 대상이 위로와 즐거움을 주기 때문(김형경)이다. 삶의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중독이 생존을 돕기도 한다. (난 00없이는 못 살아) 그래서인지 정희진 작가 같은 사람은 "중독은 삶의 고단함에 대한 일시적인 '대응'일뿐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또 다른 작가 아니타 존스턴은 중독을 통나무에 비유한다. '물에 빠졌던 나'를 구원해준 통나무다. 하지만 끝내 뭍으로 다시 올라가기위해서는 버려야 하는 통나무다. 살다보면 한때 나를 구원했던 것이 나를 억압하는 시기가 온다. 나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고 대상의 변질이나 상실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나는 그것과 최소한의 거리를 둬야 생존할 수 있다. 내게 이 이야기는 분리의 어려움에 대한 비유였다. 함께했던 것들과 이별해야 하는 어려움. 그래도 잊지말자. 통나무는 통나무일뿐이다. 


이번엔 꼭 끊어야지 생각한다. 내년이면 아이를 가질 생각이다.  그점에서 이번 금연결심은 좀 더 근-본적이다. 할 수 있을까? 해야만할텐데. 널리 알려 쪽팔려서라도 다시 안 피우도록 온라인 공간에 기록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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