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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돼지 Apr 27. 2020

스윗한 남자를 만나서 좋다

공감능력과 배려의 중요성

친한 친구가 하루는 이렇게 말했. 내 남자친구 같은 남자가 있으면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서 프러포즈하겠다고. 다른 친구는 남자 친구 같은 남자가 몇백 명 중에 한 명 있는지 모르지만 스윗해서 부럽다고 했다.

남자 친구는 달달한 말을 자주 한다. 나는 말보다 행동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타입이라 크게 좋진 않. 남자 친구도 이 사실을 느끼고 요즘은 자제하고 있다. 다행히 남자 친구는 말뿐 아니라 행동도 스윗해서 우리는 연애를 별 무리 없이 잘하고 있다.



나의 행복이 그의 연애 목표

남자 친구가 회사를 쉬는 날에는 나의 출퇴근길을 책임졌다. 왕복 40거리를 쉬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데려다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자발적으로 봉사해주었다.

동거를 시작하고 집 근처 발레 수업을 찾았다. 런던처럼 편의시설이 많은 동네가 아니라서 걸어서 30분을 걸어가야 했는데, 겨울 늦은 시간에 사람이 없고 어두워서 혼자 걷는 게 무서웠다. 첫 수업에 혼자 갔다가 번잡한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고는 남자 친구에게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했다. 그 후로 매주 발레수업이 있는 날이면 남자 친구는 나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데리러 온다. 부모님한테도 못 받아 본 케어라 참 고맙다.

동거를 시작하면서 남자 친구가 현지인이기 때문에 하는 일들이 더 늘었다. 나도 할 수 있지만, 부동산과 연락하고, 공과금을 내는 일들은 남자 친구가 더 능숙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는 동거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 집에 오는 남자 친구를 위해 요리와 설거지를 하는 등 손님 대접을 해주었던 것을 동거를 하면서 못 하게 되어 남자 친구에게 미안하다 했다. 남자 친구는 각자 연인관계에 있어서 목표가 다르겠지만 자기의 목표는 내가 행복한 것이라서 괜찮다고 했다. 남자 친구는 실제로도 나를 위해 많은 것을 신경 써준다.


"우리 관계에서는 네가 결정권자여도 돼."

드라마나 영화를 같이 볼 때나, 외식 메뉴를 정할 때, 최종 결정권자는 나다. 남자 친구는 나의 의사를 물어보고 내가 제안을 하면 내 제안대로 한다. 남자 친구가 의견 제시를 하면 나는 승낙과 거절로 의사 결정을 한다. 연애 초부터 그랬다. 

어느 날, 나는 침대 누워있고 남자 친구는 옷을 정리하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남자 친구에게 연인관계에서 보통 남자들이 얼마나 신체적으로, 또 결정권에 있어서 여자보다 우위에 있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남자 친구는 우리 관계에 있어서는 내가 힘을 가진 사람이어도 된다고 했다. 나는 사실 남자 친구가 그렇게 나에게 결정할 권한을 주는 게 남자 친구가 무난한 성격이라 그렇다 생각했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남자 친구는 나를 위해서 그 권한을 나에게 기꺼이 준 것임을 알게 되었다.


뛰어난 공감 능력과 배려

내가 한국을 떠나 영국이란 타국에서 살면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것을 남자 친구는 잘 이해해준다. 한국에 같이 갔을 때, 내가 관광을 시켜주고 내 가족, 친구들이 남자 친구한테 잘해주긴 했지만, 남자 친구의 한국 방문 목적은 나의 만족이 우선이었다. 내가 한국이 어떤지 계속 물으면, 자신보다 내가 어떤지가 더 중요하다 하였다. 한국에 갔다와서도 내가 한국을 그리워할 때면 빨리 또 한국에 가자고 한다.

내가 생리를 할 때면, 남자 친구는 내가 향수병이 심해진다고 생각한다.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생리할 때마다, 한국이 그립단 말을 했을 테다. 그래서 생리 때에는 좀 더 세심하게 나의 감정에 대해 물어봐준다. 기분이 안 좋다가도 챙겨주는 남자 친구를 보면 기분이 나아진다.

내가 생리로 기분이 쳐져 방에만 누워있자 써준 편지. 나에 대한 칭찬과 내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내가 직장을 잃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우울할 때도 남자 친구는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다분한 노력을 하였다. 편지를 자주 써주고, 마사지 오일, 향초, 타월을 사 와서 마사지를 해주었다. 내가 할 게임들을 태블릿 피씨에 다운로드하여 주었다. 심적으로 힘든 시기에 포기하지 않고 아직 영국에 있는 이유는 모두 남자 친구 때문이다.

한 참 태블릿피씨로 뭘 하더니 게임과 아마존킨들 등 스무개정도의 앱을 다운 받아주었다.



나의 이전 연애들은 초반에 감정이 최고치였다가 상대에 대해 실망을 하면서 마음이 식었다. 지금 연애는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덤덤하게 시작했다가 시간이 갈수록 감정이 발전했다. 남자 친구를 데이트 초반에는 잘 몰라도 같이 있으면 편하고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남자 친구의 따듯한 마음과 배려심을 그때도 느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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