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음향으로 음악듣기와 제작하기를 위한 기술의 이해
음악을 공간음향으로 듣는 방식은 앞서 이야기드린 것 처럼 1)헤드폰을 사용하는 방법. 2) 다채널 스피커(흔히 서라운드라고 하는)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요즘에는 사운드바 또는 블루투스 홈스피커 등에서도 하나의 스피커에서 여러 방향으로 소리를 방사하는 구조를 적용해 완전하지는 않지만 가정에서 공간음향을 재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공간음향을 전달하는 신호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공간음향’이란 타이틀을 걸고 음원을 스트리밍 하는 서비스에서 주로 지원하고 있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에 대해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돌비 애트모스 뮤직의 특징
돌비 애트모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돌비(Dolby)사의 공간음향 포맷입니다. 돌비는 영화음향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족적을 남긴 회사죠. 영화 음향에서 서라운드 사운드를 최초로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아날로그 시절부터 서라운드 포맷의 표준화에 성공해 현재 극장의 일반 상영관에서 들을 수 있는 5.1채널, 7.1채널의 영화관 서라운드 사운드는 모두 돌비에서 만든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되는 분야는 극장상영 영화와 가정용 영화, 게임, 모바일, 음악 등이 있는데 크게 나누면 극장용 돌비 애트모스와 음악/가정용 영화(Home entertainment)용 돌비 애트모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음악(Dolby Atmos Music)에만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돌비 애트모스의 특징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하나는 ‘3D방식의 서라운드’라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객체(Object) 기반의 서라운드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3D 방식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 이전까지 ‘서라운드’라 불렸던 방식들-가장 흔히 아는 5.1 또는 7.1채널-의 경우 수평방향으로만 전후좌우 스피커가 배치되어 소리를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머리 위 스피커(보통 하이트(Height)채널 이라고 부릅니다)를 더해서 위-아래의 방향성을 느끼도록 한거죠. 이를 통해서 청취자를 중심으로 진정한 3D 공간음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돌비 애트모스 뮤직을 제대로 스피커로 듣기 위해서는 7.1.2채널 또는 7.1.4채널의 스피커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7.1.4채널이란,
7 -> 수평 방향의 서라운드 스피커 채널 수
1 -> 서브우퍼 채널 수
4 -> 머리 위(height) 채널 수
이런 의미이죠.
아래 그림이 7.1.4채널의 기본적인 스피커 배치를 나타낸 것입니다.
‘객체 기반의 서라운드’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5.1, 7.1채널의 서라운드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보통의 서라운드는 5개 또는 7개의 스피커를 우리 주변으로 배치하고 그 스피커들 사이의 소리 크기 밸런스를 조정해 소리의 위치를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화면에서 말하는 사람이 화면 왼쪽 1/3지점 쯤 있는 것을 세밀하게 표현하려면 중앙과 좌측 스피커에 1:1의 비율로 소리를 넣으면 그 중간쯤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느껴지는 거죠.
이렇게 여러 스피커를 각각의 채널로 할당하고 그 사이의 볼륨 밸런스를 사용해 소리의 위치를 결정하는 방식을 ‘채널 기반의 서라운드’라고 합니다.
그런데, 채널 기반의 서라운드 방식에서는 그 위치감을 들을 수 있는 범위가 비교적 좁고, 여러 스피커를 사용하는 넓은 공간에선 sweet spot을 벗어나 들을 경우 음원의 위치가 원래에 비해 왜곡되어 전달되기 쉽습니다.
'객체 기반의 서라운드’란 음원의 위치를 기록할 때 채널 사이의 밸런스가 아니라 ‘그 음원 + 음원의 위치 데이터’ 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저장했다가 그 데이터에 따라 음원의 위치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기록하고 재생하면 공간의 크기에 따라 스피커 시스템의 규모가 달라지거나 스피커의 채널 수가 달라지더라도 청취자는 비슷한 위치감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 방식을 사용하면 각 스피커를 보다 세분화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스피커를 사용해 재생하면 그만큼 세밀하고 정확한 위치감을 느낄 수 있게 되죠.
그래서 돌비 애트모스 방식을 적용한 극장의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는 일반 극장의 경우 측면과 후면의 서라운드 스피커를 사용할 때 한 대의 앰프에 2개 혹은 4개 까지의 스피커를 병렬 연결해 사용할 수 있지만 돌비 애트모스 방식에서는 스피커 1개 당 앰프 1채널이 할당되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돌비 애트모스 방식은 객체 기반의 서라운드 방식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구조상 ‘채널 기반의 서라운드(7.1.2채널) + 객체 기반의 서라운드’의 체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3. 돌비 애트모스 뮤직의 전달 방식
돌비 애트모스 뮤직을 들을 때 특정한 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위에 언급한 특징 때문에 일반적인 음악 파일과 다른 구조를 갖고 있고 이를 해석(decoding)하는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돌비 애트모스 뮤직의 청취자들은 대개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 폰을 통해 헤드폰/이어폰으로 듣기 때문에 마치 돌비 애트모스라는 방식이 헤드폰 전용인 것으로 오해하시기도 합니다만 헤드폰을 사용하는 것은 청취 방법의 하나일 뿐입니다.
돌비 애트모스 뮤직의 전송에는 ‘돌비 디지털 플러스’라는 압축 전송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 전송방식에는 앞서 이야기한 7.1.2채널의 채널 기반 서라운드 오디오 + 각 객체 오디오 + 각 객체의 위치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전송 받는 장치에 따라 다채널의 서라운드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면 멀티채널로, 헤드폰을 사용하면 헤드폰에 바이노럴 방식으로 디코딩되어 청취자에게 전달하는 거죠.
2021년 11월 현재 돌비 애트모스 뮤직을 청취하는 방법들을 대략 이렇습니다(음원 재생장치 기준- 목록은 계속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애플 기기의 상세하 사항은 옆 링크 참조 [https://support.apple.com/ko-kr/HT212182] )
아이폰/아이패드에서 헤드폰/이어폰을 사용해 애플 뮤직을 통해 듣는 방법
- 맥OS에서 애플뮤직 재생 (헤드폰/이어폰) 또는 일부 기기의 자체스피커
- Home Pod에서 애플뮤직 재생
-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Apple Music, Tidal, Amazon Music HD, 그리고 네이버 바이브(VIBE)
- 티비에 연결하는 셋탑류
- Apple TV 4K에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악서비스(Apple music, Tidal, Amazon Music HD) - 스피커 또는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
- 구글 크롬캐스트4
- Fire TV (아마존의 소형 셋탑박스) + Tidal, Amazon Music HD
- NVIDIA Shield TV + Tidal, Amazon Music HD
- 기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스마트TV
가장 손쉽게 들을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만 축약하자면,
- 헤드폰 또는 이어폰으로 들을 경우
- 아이폰 + 애플뮤직 (아무 이어폰/헤드폰이나 됩니다)
- 안드로이드 폰 + 애플뮤직,Tidal, 네이버 VIBE
- 맥북 + Big Sur이상 OS
- 다채널 스피커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지원 리시버가 있을 경우 또는 애트모스 지원 사운드바
- Apple TV 4K (최근정식발매된 애플티비를 추천)
- 애트모스 지원 TV
듣는 방법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추후 포스팅을 통해 공유하겠습니다.
4. 돌비 애트모스 뮤직의 제작 방식
앞서 이야기드린 것 처럼 돌비 애트모스 뮤직 역시 공간상에서 소리를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원의 위치를 정하고, 실시간으로 움직이면서 믹스한 것을 돌비 애트모스 형식의 패키지(마스터 파일)로 내보내게 됩니다.
공간상에 소리를 정위시키기 위한 패닝과 돌비 애트모스 방식으로 내보내기 위한 렌더링(rendering)을 위해서는 Dolby Atmos Renderer라는 소프트웨어(Dolby Atmos Production Suite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됩니다)를 사용하거나 Dolby Atmos Renderer가 내장된 음악 편집 도구 (DAW)를 사용합니다.
현재 지원하는 DAW는 아래와 같습니다.
- Pro Tools Ultimate + Dolby Atmos Producton Suite (or Mastering Suite)-MacOS
- Logic Pro v10.7
- Nuendo 11
- Davinci Resolve Studio 17 (영상 편집툴이지만 꽤 훌륭한 사운드 제작 도구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사실 Dolby Atmos Production Suite를 사용해 설정하면 Reaper 등과 같이 일반적인 DAW로로 돌비 애트모스 작업을 할 수 있지만 설정이 제법 까다롭고 번잡합니다. 유튜브에 다양한 사용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 기존의 저작도구, 특히 일반적인 전문음악제작에 사용되는 Pro Tools Ultimate를 갖고 있다면 299불인 Dolby Atmos Production Suite만 추가하면 애트모스 뮤직 제작을 할 수 있고 Logic Pro등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DAW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만 하면 손쉽게 제작이 가능합니다.
사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사실 모니터링 환경입니다.
공간상의 사운드를 제대로 모니터링하려면 7.1.4채널의 스피커 시스템을 갖추고 스피커와 헤드폰으로 번갈아 모니터링 하면서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좋은 퀄리티의 스피커로 7.1.4채널을 갖추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믹스/모니터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지만 다채널 스피커 셋업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설치하고 캘리브레이션 하는 일이 쉽진 않죠. 혹 기회가 되면 제 접근 방법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돌비 규격의 녹음 환경셋업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의 문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대중음악에서 돌비 애트모스 포맷의 음원 제작은 스테레오 믹스 후에 각 스템(stem ; 편집되고 처리된 파트별의 음원)을 사용해 믹스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공간 상에서의 믹스한 결과물은 Dolby Atmos Master file 또는 ADM 파일이라고 하는 형태로 출력해 음원공급사로 전달됩니다. 이 파일들은 기본적으로 ‘각 원본음원 + 메타데이터’의 형태로 손실 없이 패킹된 것이기 때문에 파일 크기가 꽤 크고 일반적인 앱에서 재생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압축되지 않은 음원이기 때문에 음질은 가장 좋은 상태이죠.
현재 돌비 애트모스 음원을 손실되지 않은 상태로 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공식적으로)은 블루레이 디스크를 통해 재생하는 것입니다. 블루레이 디스크의 Dolby Atmos는 Dolby True HD라고 하는 방식으로 전달됩니다.
혹 애플뮤직을 통해 음원을 '고해상도 무손실'방식으로 듣던 중 돌비 애트모스로 전환해 들을 경우 공간음향이 적용되면서 음질이 열화가 일어난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음원의 전달이 무손실에서 손실압축으로 변환되기 때문입니다.
꽤 광범위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하려다 보니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 궁금한 점이 더 많아지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후 기회가 되는 대로 각 과정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