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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눌리에 May 31. 2021

#2. 너의 의미

프랑스 덕후의 프랑스살이 이야기

“나 휴학하면 프랑스로 살러 갈 거야” 


대학교 삼 년간 내 친구들이 가장 많이 들은 문장이다. ‘프랑스’가 도대체 뭐길래? 


“프랑스가 왜 좋아?”라는 질문은 프랑스에 살기 전에도, 살면서도 늘 나를 따라다녔다. 그 질문의 답을 찾으려고 몇 년간 고민해봤지만 결론은 ‘나도 잘 모르겠다’였다. 그냥 프랑스는 내 첫사랑 같다고 할까? 첫눈에 반해서 빠져들었고 이름만 들어도 설레고 생각만해도 나를 신나게 하는 그런 존재. 난 아직도 인생이 힘들면 프랑스 가는 꿈을 꾼다. 힘들면 나도 모르게 “프랑스 가고 싶다”는 말을 뱉는다. 어쩌면 프랑스는 내 생각의 도피처일지도 모른다. 


프랑스에 대한 사랑은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래서 대학교 첫 여름방학 때, 혼자 프랑스 여행을 떠났다. 주변 사람들은 막상 가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프랑스는 내가 상상한 것보다 더 아름다웠다. 공기는 솜사탕 같았고 하늘은 달콤한 색이었고 차갑다던 파리지앙들은 나에게 다정했다. 내 눈 앞에 펼쳐지는 19세기의 모습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한 달간의 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나는 확실한 ‘프랑스 덕후’가 되었고 ‘여기에 꼭 살아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나는 대학교를 다니며 교내 언론사 활동을 했는데 활동이 빡세다 보니 삼 년간의 임기가 끝나면 휴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나도 휴학을 했는데 막상 휴학을 하니 프랑스 생각이 나지 않았다. 

부모님이나 친구들은 당연히 내가 휴학하자마자 프랑스로 떠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안 간다고 하니까 엄마가 좋아했는데). 반 년 정도가 지나자 다시 프랑스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프랑스 행을 고민했다. 아빠는 그런 나에게 그렇게 좋아하면 가서 살아봐야 하지 않겠냐며 가보고 마음에 안 들면 그냥 집에 오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프랑스 행 비행기표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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