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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Nov 11. 2019

남자에게 끌려다니는 연애를 그만하고 싶다면

K양

상대를 내게 맞추려고 할 수록 오히려 상대에게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는 말은 이제 좀 이해가 돼요.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는데에 집중하고 나의 주관을 갖게 되면 상대가 내게 끌려오기 쉽다는 말은 선뜻 이해가 안되네요. 상대를 내게 맞추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내쪽으로 끌려온다고요?


바닐라 로맨스

네, 말 그대로에요. 많은 사람들은상대를 내게 맞추기 위해서서 상대에게 화를 내고 겁을 주며 상대를 억지로  내게 맞추게 만들려고 해요. 

예를들면 주말에 나와 데이트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술약속을 잡은 남자친구에게 서운함을 느꼈을때 "이젠 내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거야? 혹시 질려서 헤어지고 싶은거면 그냥 솔직히 말해!"라는 식으로 화를 내고 상대에게 죄책감을 심으려하고, 내게 맞추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식으로 겁박을 하죠. 


K양

그래요. 그런식으로 소통하는게 남자친구에게 죄책감을 심으려는 것이고, 남자친구를 겁박하기 위해서라는건 공감하지 않지만, 서운한일이 있거나, 화가나면 그런식으로 소통을 한게 사실이긴해요. 

그래도 이렇게 이야길 해야 그나마 제 얘길 들어주는 시늉이라도 하니까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라도 제 서운함을 표현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게 그렇게 잘못된건가요?


바닐라 로맨스

그런식의 소통이 도덕적으로 잘못됐다기 보다는 효과적인 소통은 아니라는 거예요. 처음 한두번은 통할지 몰라도 횟수가 반복될수록 상대는 나의 서운함에 귀기울여주기 보다는 무관심해지고 어느새 정신차려보면 나는 상대에게 짜증을 내면서도 매달리고 상대는 마지못해 들어주는 식의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간 관계가 되곤 하거든요.


K양

맞아요. 근데 그건 그냥 사랑이 식어서 그러는거 아닌가요? 


바닐라 로맨스

뭐... 그렇게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막연하고 로맨틱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좀 건조하게 말을 하자면 효과적인 소통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일단 K양의 불만에 대해 공감을 하지 못할뿐더러 K양의 짜증과 분노, 겁박이 반복될 수록 상대의 입장에서는 K양의 분노와 겁박들이 어디까지나 말뿐이라는걸 깨닫게 되죠. 

그러니 K양이 화를 낼때 미안한 마음이 들거나 관계가 깨질까봐 두려워지기보다 똑같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싸우려고 하거나 K양이 했던것처럼 "도저히 못하겠어 이제 그만하자"라는 식으로 겁박을 하게 되는거고요. 그러면 이때를 기점으로 완벽하게 주도권이 넘어가게되고 K양은 불만이 있어도 말도 못하고 혹시나 남자친구가 또 헤어지자고 할까봐 전전긍긍하다가 결국엔 헤어지게 되는 거고요.


K양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건 알지만...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다는건가요?


바닐라 로맨스

당연히 있죠. 상대를 내게 맞추려고 하지말고 현실을 직시하고 나의 주관을 갖고 행동하는 방법이 있죠. 


K양

그러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그렇게 하면 남자친구가 변하나요?


바닐라 로맨스

100% 딱 K양이 원하는대로 변한다고 말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막연히 상대에게 화를 내고 겁박을 하는 것보다는 좀 더 효과적이죠. 


K양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바닐라 로맨스

심플하게 얘기하면 상대에게 K양을 행복하게 해달라고 하지말고 K양이 스스로 행복해질 방법을 찾으면 돼요. 


K양

스스로 행복해질 방법이요?


바닐라 로맨스

네, 예를들어 주말에 남자친구가 K양과 데이트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면, 남자친구에게 왜 데이트를 안하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냐고 탓하기보다 K양도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 식이죠. 

만약 이런식이 반복된다면 주말에 막연히 데이트를 기대하다 바람 맞고 기분상하지 말고 주말마다 동호회를 가거나 주말에 학원을 다녀보세요. K양의 시간을 K양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고 K양에게 도움이 될만한 활동들에 투자하는 거예요.


K양

그러면 남자친구가 더 편하게 친구들과 약속을 더 많이 잡게되고 데이트에 너무 소홀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바닐라 로맨스

물론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더더욱 관계를 악화시키는 거예요. 내가 나서서 지적하고 컨트롤하지 않으면 연애가 잘못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거죠.  

문제는 그런 생각들은 K양을 사랑을 더 받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을'로 남자친구는 K양이 속상하지 않도록 애정과 관심을 신경써줘야하는 '갑'으로 규정짓게 되고 자연히 갑을관계가 형성돼버린다는 거예요. 

또한 이런 관계가 반복되다보면 K양은 남자친구이 주는 애정과 관심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남자친구는 K양과의 데이트, 연락, 관계들이 자신의 즐거움이 아닌 K양을 위한 희생과 노력이라고 느껴지게 되죠. 


K양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책임감때문에 만나게 된다는건가요?


바닐라 로맨스

아니요. 우리는 매 순간 내가 이득을 볼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해요. 남자친구가 K양을 만나는건 어디까지나 자신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에요. 

문제는 K양이 "내가 개입하지 않으면 연애가 잘못될지 몰라!"라는 프레임으로 남자친구를 대하면 남자친구는 자기가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만나고 있으면서도 K양을 위해 자신이 희생하며 노력을 해주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는 거죠. 

그러니 K양의 짜증과 분노가 반복될 수록 약발이 안먹히고 갈수록 건성이 되는 것이고요.


K양

하지만 제가 남자친구가 주말에 친구를 만날때 다른 약속을 잡거나 동호회를 다닌다고 해서 달라질게 있을까요? 


바닐라 로맨스

당연히 다르죠. K양이 남자친구에게 "왜 주말에 친구들이랑 약속을 잡아!? 이젠 내가 1순위가 아닌거야!?"라며 화를 내면 K양과의 데이트는 남자친구가 의무적으로 챙겨야할 업무고 자신의 시간을 써서 K양을 즐겁게해주는 희생이 돼죠. 

하지만 남자친구가 주말에 친구들하고 약속을 잡을때 K양이 다른 약속을 잡거나 동호회에 가입하고 학원을 등록하면 K양과의 데이트는 남자친구가 미리 선약을 잡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 되는 거잖아요. 매주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것과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것중 K양은 어느쪽이 더 하고 싶을것 같아요?


K양

아... 당연히 의무는 귀찮고 피하고 싶고... 미리 예약하는 건 될 수 있으면 더 많이 하고 싶고, 신경쓰게 되겠네요....


바닐라 로맨스

그래요, 상대를 내게 맞추려고 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고 나의 주관을 같는다는건 상대에게 알려주는 거예요. 나는 당신의 삶의 방식에 개입하지는 않지만 나는 내가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는 선택을 한다는 걸요. 


K양

당신의 삶의 방식에 개입하지는 않지만 나는 내가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는 선택을 한다....


바닐라 로맨스

처음엔 막연히 "아! K양이 남자들의 삶을 이해해주는구나!?"라며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며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거예요. 하지만 K양이 자기 생활에 푹 빠져있고 데이트횟수가 줄어들면 데이트를 하고 싶어도 K양의 스케줄 때문에 데이트를 못하게되는 일들이 생기겠죠? 그러면 남자친구는 어떤 기분이 들까요?


K양

제게 서운한 마음이 들겠죠...?


바닐라 로맨스

그래요. 과거의 K양 처럼요. 


K양

하지만 서운한 마음에 저처럼 화를 내고 관계가 더 틀어지지는 않을까요?


바닐라 로맨스

물론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K양은 상대를 무시한게 아니라 상대의 삶의 방식에 개입하지 않고 내 즐거움과 행복을 찾은것 뿐이잖아요. 남자친구가 K양에게 화를 낼 명분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남자친구가 원하면 K양은 얼마든지 남자친구와의 시간을 좀 더 늘릴 생각이 있잖아요. 그럼 된거 아닌가요?


K양

그러네요...?


바닐라 로맨스

그러니 굳이 상대를 내게 맞추려고 애를 쓸필요 없어요.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나의 주관을 갖고 내가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면 되는 거예요. 상대에게 나를 행복하게 해달라고 하면 상대는 나와의 관계를 의무로 느낄거예요. 하지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는데에 집중하면 상대는 나와 관계하기 위해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죠.

그러니 상대를 내게 맞추려고 하면 내가 끌려다니지만 상대를 내게 맞추려고 애쓰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고 주관을 가지면 상대가 내게 끌려오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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