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님 덕분에 저희 일단은 다시 만나기로 했어요. 가까운곳으로 여행도 다녀오고 연락도 매일 하고 있고요. 둘만 있을땐 편하고 너무 좋고요. 그런데... 같이 있을때가 아니면 뭔가 예전같지가 않아요... 카톡도 단답이고, 연락도 됐다 안됐다 하고요...
예전에는 어디가면 어디간다 말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그랬는데... 솔직히 남자친구가 또 바람피면 어쩌나 불안해요... 그 밖에도 전체적으로 예전과 비교하면 뭔가 차선책이 된듯한 느낌이에요... 제가 붙잡았던걸 악용하는 느낌도 들고요... 제가 혼자 참으니까 너무 힘들고 무기력해져요... 관계를 좀 더 회복하고 싶은데... 어떡하는게 좋을까요?
- O양
O양이 바라던대로 재회를 했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하나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하는건 이런 상황을 우리는 처음부터 예상했었다. 내가 분명히 말했지만 O양의 남자친구는 의존할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달라질건 없다고도 말을 했고 말이다.
객관적으로는 좋지 않지만 그래도 좋다면 끝까지 해보는 것이고 무엇보다 억지로 노력을 할게 아니라 할거면 상황자체를 즐겨야한다고 말을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 와서 남자친구의 행동이 예전같지 않아서 불안하다고 말을 하고 심지어 노력을 해서 남자친구를 바꾸겠다고 말을 한다는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잔인하게 이야길 하자면 이렇다. O양이 환승이별을 했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남자친구가 울며불며 매달려서 동정심도 좀 있고, 그 남자랑도 별게 없는것 같아서 헤어지고 다시 재회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사사건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주눅들어하며 눈치를 보며 끙끙앓고 있다면 O양은 어떤 기분이 들까?
"내가 환승이별한것 때문에 많이 예민하구나...? 내가 더 신경써줘야겠다!"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내가 이러니까 다시 만나기 싫다고한건데 정말 왜저래!?"라고 할까?
지금 O양이 해야하는건, 남자친구를 살살달래고 이리저리 노력해서 예전처럼 연락을 잘하게 하고 어딜가든 보고를 잘하게 만들어서 O양이 덜 불안하게 만들 방법을 고민하는것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건 쓸데없이 불안해하며 분위기를 어색하고 부담스럽게 만드는 O양 자신의 멘탈들 다잡고 연애 자체를 즐기며 분위기를 풀어내는거다.
연락이 들쑥날쑥하고, 단답이고, 예전처럼 행선지를 밝히지 않는건 벌써부터 다른 무엇이 생겼다기보다는 O양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자신을 보고 있으니 불편하고 어색해서 그러는 것일 뿐이다.
O양이 계속해서 예전처럼 남자친구를 만들어서 불안에서 벗어나겠다는 식으로 행동할 수록 관계는 더 어색해지고 분위기는 더 망가지고 마지막엔 "내가 이러니까 다시 만나기 싫다고 했었잖아!"라는 이야기를 들을 뿐이다.
이렇게 말을 하면 O양 입장에서는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운 과거가 있으니 불안하고 걱정되는건 어쩔수 없잖아요!"라고 말하고 싶을거다. 물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모두 맞추겠다는 식으로 말하고 상대를 붙잡아 놓고 계속 의심하고 불안해하는건 결국 또다시 헤어지자는 말을 들을 뿐이다.
차라리 그런꼴을 보느니 O양이 먼저 "아무래도 내가 의심하는걸 그만할 수는 없을것 같아~ 우리 그만하자!"라고 말하는게 낫지 않을까? 많은 고민이 되겠지만 충분히 고민해보고 선택을 하도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