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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집 이야기 Sep 30. 2017

대통령이 나오는 꿈?

불통에서 소통으로


대통령이 나오는 꿈!

어젯밤 이런 꿈을 꾸었다면 출근길에 한 번쯤 검색해 보지 않았을까! 대통령이란 국가를 대표하는 통치자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고 있는 유명인이자 한 나라의 대표인 대통령을 꿈에서 본다면 어떨까? 꿈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나의 일부다. 너무나 다른 두 명의 대통령 꿈을 통해 내 안의 일부를 들여다보자.


2016년 12월 18일 토요일의 꿈
나는 교실 안에 있다. 교실 밖에는 울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다.


작년 12월 촛불이 뜨거웠던 시기의 꿈이다. 선거를 하는 최소한의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했던 나도 실시간으로 뉴스를 보게 만들고 모두의 감각을 날 서게 했던 날들이었다. 소통을 외쳤던 박 전 대통령은 불통의 상징이 되어 있었고,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모습들은 의문과 의혹을 품고 드러났다. 이런 박 전 대통령이 꿈에 나왔다면 내 안에 그런 면을 무엇일까. 대통령과 나는 전혀 다른 위치와 무게를 가지고 있지만  내 삶을 운용하는 통치자로서 들여다보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부분 서면 보고를 받고, 식사도 관저에서 혼자 먹는 날들이 많았다. 외부와의 소통보다는 자기만의 기준 안에서 자신의 방식을 고수했고, 공적인 업무는 때론 은밀하게 타인에 의해 진행되었다.  개인이라면 문제 될 것 없을 것 같은 행동이었지만 나라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아니었다.


내 안의 삶의 통치자는 일부 이런 모습이었다. 스스로가 안으로 들어가 혼자만의 벽을 쌓을 때 나는 이런 모습이 된다. 관계의 장에서 오는 불편함에 스스로를 벽 너머에 두었다. 직접 사람을 대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대충 좋게 좋게 넘어갔다. 그리고 일시적인 편안함으로 도망쳤다.


방안에서 좋아하는 티브이 프로를 보며 혼자 식사를 하고 책을 봤다. 하루 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날들도 있었다. 개인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고 삶을 운용하는 데는 문제가 되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몰랐다. 내 안에서 내가 하는 이야기가 기준이 되었고, 행동이 되었다. 다를 것 없는 일상이 이어졌지만 '나'라는 틀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해결되지 않은 것들은 그저 한쪽에 쌓여 있었다.


꿈속의 박 전 대통령은 상징적으로 인생의 소명을 배우는 학교의 아무도 없는 복도에 혼자 있다. 모두 교실 안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시간이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삶을 살았던 박 전 대통령에게는 꿈속의 학교라는 사회에서의 소통마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소속되었지만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울며, 그 누구에게도 이런 모습을 보이지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눈물을 보인다는 건 내게 감정의 최대치가 드러나는 것이다. 드러남이 불편하고 부끄러웠다. 이런 내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이렇게 살아온 것이 슬픈지 혼자 울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질타했던 부분들이 바로 내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꿈속 그녀는 이제라도 눈물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될 것이다. 복도로 나가 꿈속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말이다.


또 다른 꿈은 현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꿈이다. 벚꽃 대선으로 치러진 올해 대선일 날의 꿈이다.

17년 5월 9일 화요일의 꿈
꿈 모임에 문재인 대통령이 왔다. 우리는 총 4명이다. 문재인인 사람들과 다른 방향의 투사를 한다. 나는 맥락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마 처음 투사에 참여해서 낯설어서 그럴 거라고 말한다. 모임이 끝나고 사람들이 문재인 대통령 주변으로 몰린다.


내가 하고 있는 꿈 모임에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다. 대통령까지 포함해서 우리는 4명이다. 4는 입체적인 구조를 만드는 숫자다. 대통령까지 등장시켜 꿈은 내게 어떤 구조를 말하고 싶었을까.


우리는 함께 꿈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는 어쩌면 고착화되었을지 모를 이 모임에서 사람들과는 다른 방향의 투사를 한다. 꿈 투사에는 정답이 없다.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내 꿈이라 생각하고 모두 말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오히려 이 분위기에 당황한 것은 기존의 틀을 유지하고 있던 나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개인적인 시각에서 느껴지는 바이다.)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 공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눈 사항들에 대해 공개한다. 함께 등산을 가고, 커피 한잔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나친 배려는 사양한다. 변호사였던 시절부터 그는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며 많은 사람들의 어려움을 위해 소통했다. 이런 대통령이 지금 내 안에 등장했다.


꼼속 대통령의 소통은 나의 내부와 외부 모두와의 소통이다. 내 안에 있는 여러 자아들 간에 소통이며, 외부적으로는 내가 맺고 있는 가족, 친구, 일과의 소통이다. 그 소통은 기존 체제에 순응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며 소통을 하자 사람들이 그에게 다가온다. 소통으로 인한 연결이 시작된 것이다. 사람들은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나 또한 이런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런 모습이 어려운 나에게 대통령은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아마 박 전 대통령의 불통을 내 안에서 발견하고 뜨끔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은 내게 부러움의 대상일 것이다. 내게도 저런면이 있었으면 하고, 부러워하다 마는 것은 가장 편한 방법이다. 더 이상 짐은 지워지지 않지만, 삶 또한 고착된다.


내 꿈에 나왔다면 한 번쯤은 밖으로 끄집어 내본다면 어떨까. 내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와는 다르게 주변을 보고 표현하고 다가가는 나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이것은 개인적인 것뿐 아니라 좀 더 넓은 사회적인 영역으로의 나아감을 의미한다. 내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영역이다.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만큼 관계에서 오는 소통의 즐거움도 나누려 한다.


연결하면 모든 게 공유되는 기계처럼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쉽진 않을 것이다. 사회와 개인이라는 관계의 장속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생각을 강단 있게 전달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오랜 기간 쌓아온 그 사람의 인품을 당장 내 것으로 취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내 삶이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내 꿈에 나온 대통령의 모습을 새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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