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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body Oct 19. 2022

토스카나 여행

꿈꾸기

이탈리아 주요 도시 위주로 여행을 한 적이 있지만 좀 더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다니고 싶은 열망을 품고 있었다. 와인, 음식, 건축, 역사 등 재미있고 매력적인 면들이 너무나 많았고, 그래서 3년 전부터 이탈리아어를 조금씩 배우며 꿈을 꾸고 있었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여행은 정말 꿈이 되어버렸고 이탈리아어 배우기는 목표 없는 취미가 되어 지지부진한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탈리아에 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도 이탈리아 백신 패스인 그린 패스 신청을 해보았지만, 출장 목적이 아니라 발급이 거부되었고 출장을 간다고 사기 칠 주제도 못돼 꿈을 접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오스트리아 여행을 갔다 오기는 했지만 언제나 마음속 한편에 이탈리아 여행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여전히 여행이 불편한 시기인데다 방역 수칙도 자꾸 변해 여행 결정이 여전히 어려웠다. 그러다 어릴 적부터 베스트 프렌드였던 친구가 같이 가준다고 해서 덜컥 비행기표를 샀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저질러야 꿈을 향해 다가갈 수 있는 것인가 보다.


이탈리아가 은근히 크고 다채로운 나라이다 보니 어디부터 갈지 정하기도 간단하지 않았다. 일단 대도시 위주는 내키지 않았, 남부는 나중에  계획이 있는 데다가 약간 고난도 지역이라 이탈리아 여행 경력이 쌓인 다음에 가는 것이 나을  같았다. 어찌하다 보니 이번에는 중부에 가기로 했다. 그러고 나서 숙소를 알아보고 정보를 모으다 보니 중부만 해도  곳이 너무 많아 열흘이 턱도 없이 부족했다. 피렌체가  번째가  것인데도 사흘로도 부족할 듯했다. 렌터카로 여유롭게 풍광을 즐기려고 했는데  바쁜 일정이   같다. 그래도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갈지 생각하는 일은 몹시 흥분된다. 꿈은 현실을  풍부하고 생기 있게 만들어 주니까.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이트에서 본 지도

이 지도 위 장소들을 모두 찾아가지는 않을 것이지만 일단 토스카나 주요 도시인 피렌체, 시에나와 토스카나와 인접한 움브리아가 나타나 있어서 내가 가려고 하는 도시와 마을이 대략적으로 보인다. 더 정확한 동선은 구글 지도로 잡았는데 가장 긴 이동 시간이 차로 2시간 남짓이라 엄청 힘들게 운전하고 그런 여행은 아닐 것이다. 여유롭게 와이너리에서 시음을 하고 풍광을 즐기며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렌터카 예약을 6주 이상 전에 했는데도 내가 원하는 회사와 영업소에 오토매틱 차량이 없었다. 결국 동선과 시간을 낭비하면서 공항 지점에서 차를 인수해야 하는 계획이 되어버렸다. 수동 기어를 사용해보지 않은지 30년도 넘었고, 오토 차량은 한정돼 있으니 도리가 없었다. 렌터카 비용도 2019년에 비해 두 배는 오른 것 같다.


5월 5일 목  피렌체 도착

5월 6일 금  오전에 렌터카 인수해서 키안티 (Chianti in Greve)  방문, 시음 (차로 45분)

                     체크인

5월 7일 토  체크아웃 후 키안티 다른 마을 (Panzano, Gaiole 등) 구경

                    시에나로 이동

                    체크인

5월 8일 일  체크아웃 후 발도르챠 Val D’Orcia “Capella della Madonna di Vitaleta” 방문

                     성 갈가노 수도원 Abbazia di San Galgano 방문

                     소라노  체크인

5월 9일 월  체크아웃

                     치비타 디 바뇨레죠 Civita di Bagnoreggio 방문

                     아시시 (움브리아)  체크인

5월 10일 화 체크아웃 후 파엔차 방문

                      산 퀴리코 도르챠  체크인

                      몬탈치노, 부온콘벤토

5월 11일 수 산 조반니 다쏘 트러플 사냥

                     아시아노 몬테 올리베토 마조레 수도원 Abbazia di Monte Oliveto Maggiore

5월 12일 목 체크아웃

                     산 지미냐노 방문

                     피렌체 렌터카 반납

                     체크인

5월 13일 금 PCR

                    아카데미아 미술관

                    저녁 후 콘서트

5월 14일 토 우피치 미술관

                     저녁 후 콘서트

5월 15일 일 체크아웃

                     출국


꼭 해야 하고 꼭 봐야 하고 그런 계획은 없지만 엄청 여유롭기는 어려운 일정이다. 처음에는 꽤 여유로울 것 같았는데 검색과 조사를 하면 할수록 가보고 싶은 곳이 자꾸 늘어나 이제 그만 알아보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하지만 자꾸 지도를 들여다보고, 그러면 궁금한 장소가 보이고, 또 찾아보게 된다.



올봄에 여행 계획을 하면서 쓴 글이다. 몇 달이 지난 지금은 너무 오래전 일 같고 꿈같기도 하고, 못 간 곳, 힘든 일들도 있었지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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