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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파랑 Jan 10. 2023

바바라 크루거 - 개념미술 II

아이와 함께 현대미술 따라잡기


개념 미술(Conceptual Art)은 1950년대 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벤트, 평면, 설치 등 장르적인 

장치들을 활용하며, 단어, 문장, 사진, 그림, 구조물 재료, 행위 등을 표현수단으로 활용하며, 시츄에이션니즘,

플럭서스, 대지미술, 포장미술, 아르테 포베라 등의 미술 경향을 포괄하듯이 서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최초의 개념 예술가로 손꼽히는 라몬테 영은 음악가였다. 그는 음표를 보면서 음표없이 글로 음악을 연주한다면? 이란 의문으로 시작해 <제 10번 곡> "직선을 긋고 그것을 따라가시오" 라는 지시문 예술의 선구자적 역할을 제시했다. 


이에 백남준 선생이 아주 특이하게 '연주'를 했다고 한다.

백남준, ‘머리를 위한 선(Zen for Head)’, 1962. 잉크와 토마토 주스가 들어있는 통에 머리를 담갔다가 이를 붓처럼 사용하여 긴 종이에 선을 그은 퍼포먼스 작업.

백남준 작가는 원래 음악가 출신이다. 우리는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 아트를 연상하면서 그의 퍼포먼스들을 기억해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접해 본 퍼포먼스 아트들은 개념미술에 포함된다는 것도 연관시킬 수 있겠다. 



2019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용산 신축 개관 1주년을 기념하며,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바바라 크루거의 개인전<<BABARA KRUGER : FOEVER>>을 개최했다. 바바라 쿠르거는 현존하는 여자 현대 개념 미술가 중 손꼽을 만한 인물이다. 5년 전 조광제 선생님께 현대미술과 철학 강의를 들을 때 처음 들어본 작가였었는데, 이렇게 국내에서 전시를 접하게 되니 정말 반가웠다.

바바라 크루거는 미국의 개념미술가로, 이미지 텍스트를 병치한 광고 형식의 작업들로 잘 알려져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상징적 서체와 간결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는 동시대 사회의 메커니즘과 대중매체 속에서 읽을 수 있는 권력, 욕망, 소비주의, 젠더, 계급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다.


바바라 크루거는 1945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시의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1965년 뉴욕시에 있는 파슨스 디자인학교를 졸업하였다. 그곳에서 2명의 스승을 만나게 되는데, 한분은 그녀에게 예술적이고 시각적인 그래픽을 다른 한분은 문학적인 텍스트에 관한 것을 가르쳐주셨다고 한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잡지사에 편집 디자인 일을 하게 되는데 그 영향을 받아 지속적인 개념미술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전시공간 속 동서남북 4면과 함께 바닥에 선보인 이 전시는, 전시관에 들어선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전시를 바라보게 만든다. 게다가 전시 관람을 넘어 카메라를 들이대게 하는 이 공간의 매력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오랫동안 머물게 했다.


흑백 텍스트로 가득 채운 이 작품은  2017년 공개된 장소 특정적 설치로 '영원히'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마주하고 있는 두 벽에는 책의 한 페이지 위에 타원형의 볼록 거울을 비춘 것 같은 형태에 '당신'으로 시작되는 문장이 쓰여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여성은 남성의 모습을 원래보다 두 배로 확대해 비춰주는 마력을 가진 거울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다"라는 문장을 버지니아울프의 소설 [자기만의 방]에서 인용한 것이다. 참고로 바바라 쿠르거는 1세대 페미니즘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는데, 인용하는 많은 문구에는 그녀의 사상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그녀가 자주 사용하는 칼러는 흑백 이미지에 테두리와 이미지 속 메시지를 담아내는 배경으로 강렬한 레드를 사용합니다. 마치 잡지 속 커버 이미지 같기도 하고 포스터 같기도 한 그녀의 작품들은 강렬한 칼라 못지않게 강렬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심어줍니다.


과거 나는 개념미술을 이해하기 굉장히 어려운 예술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개념미술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진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된다. 개념미술의 정의를 쉽게 이야기하자면, 예술적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안의 본인의 사고와 철학을 표현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개념미술은 나에게 일하는 과정상의 의미와 일상 속 내 반복적인 삶의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대 미술을 다시 한번 공부하며 내 경험치로 해석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과거 철학가의 시선으로 공부했던 현대미술이 요즘은 아이를 키우며 느끼게 되는 인간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다.


부족한 점 혹은 부정적 감정의 극복을 위해 취미를 찾고 일을 하고 또 새로운 곳으로의 이동을 꿈꾸곤 한다. 이번에는 도망가기에서 건너가기로 나의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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