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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파랑 May 31. 2023

멘토의 변화

40대 여성 창업가 이야기 _ 나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19년도부터 나만의 기획을 실행했다. 강연을 듣는 것에서 강연을 기획하는 것으로 새로운 업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북토크에서 북토크와 책 쓰기를 결합한 프로젝트를 운영 중에 있다.


 전 세계를 강타했던 covide19 기간 중 카페에는 손님들이 뜸해졌지만 온라인 세상은 빠르게 생활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70년대 중반생인 나는 온라인 활용에 익숙하지 않다. 오프라인 에너지를 선호했고, 실제로 만나야 소통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연스럽게 만나기 어렵던 시점, 어쩔 수 없이 유튜브와 줌을 통해 나의 기획들을 펼쳐보기도 했다. 썩 잘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상황 덕분에 시작도 했고 여전히 기록을 위해 SNS들을 사용하며 천천히 온라인상에 나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어 가며, 지속적으로 나를 돌아보아야 했다. 왜냐하면 엄마가 된 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란 생각보다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별히 디자인 툴에 능하지 못했고, 기획이나 영업력으로 결혼 전 일했었기에 경력단절 후 비슷한 업계로의 재취업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어쩌다 카페를 시작하게 되었고 공간이 있었기에 강연을 기획하게 되었다. 외부로 자주 외출할 수 없었던 이유. 그리고 자기 계발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그들과 더욱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관계 맺고 싶었다. 관심 있었던 분야의 생각을 주변 엄마들과 함께 교류하고도 싶었다. 나의 필요에 의해 기획된 것이 고객의 니즈와 접점을 이루는지 매번 고민이 되었고, 나만의 콘텐츠를 어떻게 쌓아가야 할지 모호했다.


 19년 말부터 카페에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 모임을 했고 어쩔 때는 참여자 없이 진행자들만 온라인으로 꾸며갔다. 지속밖에는 답이 안 보였다. 그러던 가운데 20년 즈음 온라인 독서 모임을 두 번 정도 시도해 보았다. 첫 책은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두 번째 책은 '자기 스스로를 고용하라'였다. 두 권 모두 지금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시작하게 도와준 최고의 책이었다. 일본 '츠타야'서점의 대표 마스다무네아키와 지금은 고인이 된 '구본형' 선생님의 자전적 자기 계발서이다. 지인과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모객을 시작했고, 네이버 밴드 기록과 노트 필사 등을 통해 두 권의 내용을 내재화하기 위해 공들였다. 시간이 흐른 후 현재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와 계획의 연장선에 책으로 만나게 된 두 명 멘토의 철학이 녹아 흐르고 있다.


 젊은 시절 나에게는 멘토들이 많았다. 주로 20년 이상의 연배인 디자이너 혹은 사업가셨다. 그들은 겁 없이 도전하는 젊은 열정의 나에게 박수 쳐 주셨고, 나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저질렀다. 첫 직장을 다닐 때 알게 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내게 당신들의 지인들도 소개해주시곤 했다. 당시 하고자 하는 일에서 돌파구가 필요할 때, 찾아뵙고 말씀을 나누다 보면 인사이트를 얻곤 했었다. 주변 지인들 소개로 인해 사업과 프로젝트에 후원과 투자를 받았던 일들도 꽤 여러 번이었다. 지나고 보면 젊은 20대의 나는 주변 수많은 멘토들의 영향을 받으며 쑥쑥 성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혼 후, 육아와 아내 역할에 집중하다가 끊어져 버린 네트워크로 다시 멘토들을 만날 기회가 사라졌다.


 세월이 흘렀고, 지금은 주변 여성들과 함께 책을 쓰고 있다. 그들이 글을 쓰며 내면세계를 다시 한번 마주하고 엄마로서, 혹은 여성 창업가로서 스스로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계기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책 쓰기 경험을 통해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참여자들이 책 쓰는 과정 중 알아차리게 되는 자신의 모습에서 의미와 가치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멘토들은 책을 통해 만나곤 한다. 책을 읽다가 우연히 강하게 인사이트가 주어지면, '아!'하고 감탄을 하곤 하지만 순식간에 휘발되는 경험을 자주 했다. 그러한 이유로 리뷰를 작성하고 필사를 하며, 조언들을 소화하고 다시 한번 나만의 언어들로 뱉어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인사이트들이 내게 흡수됨을 느꼈다. 젊은 시절 창업 교육도 몇 차례 받아보았지만, 그들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업의 문제를 결코 해결해 줄 수 없었다. 여성들과 함께 공저 작업을 하면서, 여전히 창업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이다. 책 쓰기라는 도구를 통해 스스로 성찰하며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나의 문제는 오직 나만이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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