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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파랑 Jun 30. 2023

인정 욕구 극복하기

40대 여성 창업가 이야기 _ 나는 어떻게 한계를 극복하는가?


끊임없이 성공을 원했다. 무엇이 성공인지 갈피를 못 잡을 때도 허다했다. 그래서 성장이라고 단어도 바꾸어 보았다. 하지만 성장은 소소한 일상의 연속이었기에, 끊임없이 갈구하던 인정 욕구를 채울 수가 없었다.


몇 년 동안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도 읽어봤고, 사람들께 조언을 구했고 상담도 했었다. 오랫동안 글도 써보았고 새벽 산책도 병행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명상 수련을 하게 되었다. 오래된 불편한 감정에서 해방되고 지혜로운 어른이 되길 원했다.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살며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 찾고자 노력했다. 현재를 살아가며 매 순간 편안해지고 싶은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날에도 문득문득 강렬하게 올라오는 부정적 감정이 있었다. 돈에 대한 불안감,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비추어주는 공허함, 알 수 없는 죄책감, 오고 가는 열등감과 우월감. 이러한 감정들은 행복으로 직진하고픈 내  삶의 훼방꾼 노릇을 했다.


다양한 감정들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바라본 것은 오래지 않다. 모든 문제점은 인지를 시작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니, 1차 관문은 통과한 셈이다. 40년 동안 끊임없이 노력한 내가 이제는 대견하다.


엄마는 오랫동안 당신 방식으로 딸인 나를 키우길 원하셨다. 물론 지금도 엄마는 변하지 않았다. 사춘기가 지나 대학생이 되고 미국 여행을 시작했다. 젊은 시절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파리에 살고 싶었던 꿈이 있었고, 해외 유명 건축물을 실제 확인하고 싶었다. 외국에서 현지인의 대화하고 놀고 음식과 디자인을 경험하며 문화를 만끽하고 싶었다. 남들은 머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젊은 시절의 여행은 분명 돈보다는 의지로 강행할 수 있는 것이었다. 친구가 이민 갔었던 미국 덴버를 시작으로 홍콩, 샌디에이고, 파리, 이태리, 스위스, 독일, 그리스, 체코, 스페인 등 유럽에서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녔다. 1년간의 파리 생활 후, 서울 집에 올 땐 뉴욕과 도쿄에 거주하는 친구에게도 들렸다. 당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엄마를 벗어나 내 의지대로 부딪혀 보는 삶이 정말 즐거웠었다. 그리고 혼자라는 사실이 두렵지가 않았다. 물론 서울에는 가족이 있고 돌아갈 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시절 내내 유럽 곳곳을 여행했고, 첫 직장에 들어가 또다시 뉴욕 출장 등 쉴 새 없이 세상 밖으로 나갔다. 그 후에는 싱가포르에서 샌들을 수입해서 판매하며 동남아시아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나에게 여행을 강요한 적은 없었다. 그저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졸업 후 취업을 했을 때부터 엄마는 내게 집이 하숙집이냐며, 누구보다 주체적이었던 나에게 면박을 주기일 수였다. 첫 창업에서 예쁜 샌들을 수입했기에 엄마에게 선물을 드려도 받지 않으셨다. 샌들 비즈니스 후, 디자인 가방 판매로 명동 매장을 운영했었지만, 엄마는 단 한 번도 매장에 놀러 오지 않으셨다. 그렇다 엄마는 내가 추구하는 삶을 단 한 번도 인정해 주지 않으셨다. 그런 엄마에게 끊임없이 인정받기 위해 애썼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삶을 살았지만, 삶이 허기졌었다. 사랑받고 싶었다. 누군가 옆에서 나를 응원해 주길 원해 결혼을 선택했고, 엄마로부터 도망가고 싶었었다. 그러나 도망간 곳은 천국이 아니었고, 엄마와 비슷한 메시지로 나를 힘들게 하는 남편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결혼 후 육아의 시기를 거치며 9년 정도 깊은 우울의 늪에 빠졌었다. 그러나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었다. 그렇게 아들을 키우며 엄마로서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나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했었다. 그 노력은 어느덧 4년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불편한 마음을 어떻게든 회복하고자 했으나, 최근에는 많은 여성들과 함께 자존감 회복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글을 쓰고, 명상을 통한 마음 공부를 지속하며 자존감을 회복해 가고 있다. 이제는 누구에게 인정받고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계획한 하루하루에 꿈을 위한 행복한 선택을 해본다. 오직 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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