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할 때는 아무튼 생각 없이, 몸과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조용한 곳으로 간다. 특히 혼자 갈 때는 더더욱. 면허는 있지만 운전은 할 줄 모르고, 걷는 걸 좋아하지만 또 한 군데에 그냥 머물러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삶이라 누가 볼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거나, 갈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말문이 막힐 때도 있다. 여기 너무 좋아!라고 얘기하면 '음, 거기서 한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보낼 수 있겠다. 그다음엔 어디가?'라고 되묻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서. 나는 같은 곳에서 서너 시간도 있을 수 있는데.
생각해보면 나의 여행이란 게 특별한 볼거리를 찾아다니거나 엄청난 영감을 받는 여정은 아닌 것 같다. 낯선 곳에서 익숙한 행동을 하는 것, 그러니까 늘어지게 늦잠 자고 카페에서 책 보고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는 일. 있던 곳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아는 이들을 만나는 소소한 움직임들이 전부다.
퇴사 후 일주일. 평소처럼 제주를 제일 먼저 가려다 약간의 변화를 줬다. 어쨌든 부산에 혼자 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새로운 경험이겠다 싶어서. 그래도 바다는 있다지만 광역시니까, 부산은 너무 번잡한 곳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아니었다. 높거나 옆으로 크거나 한 빌딩들이 가득한 곳이 있는가 하면, 조그만 집들이 다닥다닥 모여 바다를 앞에 두고 세월을 함께 보낸 사람들이 느릿하게 걷는 마을도 있었다.
겨우 3박 4일, 그중에서도 3일은 비가 왔던 부산 여행. 게다가 너무너무 추웠어.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 편하게 쉬고 왁자지껄 재밌게 놀다 왔다. 수변공원에 앉아 노상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계절이 되면 또 갈 것 같다. 그땐 KTX 말고 느긋하게 무궁화호를 타고 가야지.
ⓒ 2018 NOODLE 영도에 있는 흰여울문화마을
ⓒ 2018 NOODLE 전날 과음하고 아침에 커피로 해장하며 걸었다
ⓒ 2018 NOODLE 진짜 그림같았던 바닷가 마을
ⓒ 2018 NOODLE 흰여울점빵에서 바다보며 이 세상 것이 아닌 라면을 먹었다
ⓒ 2018 NOODLE
ⓒ 2018 NOODLE 좁다란 골목길 어디에나 서있어도 그림같았다
ⓒ 2018 NOODLE
ⓒ 2018 NOODLE 길에서 만난 고양이
ⓒ 2018 NOODLE 너 너무 귀여워 ㅠ_ㅠ 흰여울마을은 고양이마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양이가 많다
ⓒ 2018 NOODLE
ⓒ 2018 NOODLE
ⓒ 2018 NOODLE
ⓒ 2018 NOODLE 역시 개는 이런 마을에 있는 개가 제일 귀엽다
ⓒ 2018 NOODLE 고 사우쓰
ⓒ 2018 NOODLE 마을 안내소(?) 같은 곳이었는데 인생샷 포토존인듯
ⓒ 2018 NOODLE 반가운 햇빛
ⓒ 2018 NOODLE 눈싸움해
ⓒ 2018 NOODLE 카페고미
ⓒ 2018 NOODLE 완벽한 휴식
ⓒ 2018 NOODLE 아래로 내려와 걷기
ⓒ 2018 NOODLE 자갈치시장 근처에 있는 돼지국밥집. 인터넷에 정보가 별로 없었는데 진짜 두 번 가야하는 집이다
ⓒ 2018 NOODLE
ⓒ 2018 NOODLE
ⓒ 2018 NOODLE 낡은 책 냄새가 좋아서
ⓒ 2018 NOODLE 피카소
ⓒ 2018 NOODLE
ⓒ 2018 NOODLE 벽화골목에 스토리텔링이 되어있다
ⓒ 2018 NOODLE 이렇게 좁은 골목을 따라서
ⓒ 2018 NOODLE 귀여운 가게 소개 그림
ⓒ 2018 NOODLE 바로 요기
ⓒ 2018 NOODLE 난데없는 벽화였지만 고흐 좋아하니까
ⓒ 2018 NOODLE 보수동 책방골목 카페달리. 여기 비엔나 커피는 60번 먹어도 좋을 것 같았다
ⓒ 2018 NOODLE 비까지 내려서 더 자리를 뜰 수 없게 했던 바다 위 '그때 왜 그랬어요'
ⓒ 2018 NOODLE
ⓒ 2018 NOODLE 돌아가는 날 부산역 앞 골목. 차이나타운(?) 같은 곳
ⓒ 2018 NOODLE 인생 수육집을 만났다. 아침부터 고기 넘어가게 한 곳. 부산역에서 한끼만 먹는다면 무조건 여기다
ⓒ 2018 NOODLE 그래도 마무리는 밀면으로 해야지? 덕분에 아침 두끼 먹었다
아마 다음 여행지는 제주가 아닐까?
(아닐 수도 있지만...)
ⓒ 2018 NOODLE
사진의 무단 도용은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