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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Jan 20. 2024

소비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착각

531 사기를 피하는 방법

저는 사실 돈에 좀 관심이 덜한 편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물론 돈을 많이 벌고 싶고, 돈 벌 기회가 있는데 일부러 놓치려 하지는 않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가난하다면 아마도 돈에 많이 집착할 것입니다. 나를 지키지 못할 정도로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좀 더 올바른 표현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습니다. 그 관심이 정말 내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과학, 노래에 관심이 많은 것과 비슷하게 그냥 호기심이라고 봐야 맞을 것 같습니다. 경제학에 관심이 있어서 멘큐의 경제학은 물론, 여기저기 있는 강의도 봐서 대충 기초는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 법칙이라는 단순한 그래프에서 많은 현실의 전략이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것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물론 그런 정통 이론만 보지 않습니다. 글을 더 인기 있게 쓰는 법, 유튜브 구독자 늘리는 법, 주식/코인 투자 잘하는 법, 장사 잘하는 법 같은 내용도 가끔 시간이 날 때 봅니다. 사실 제가 실현할만한 것은 없습니다. 적용했다면 글도 이렇게 쓰지는 않겠죠. 저런 내용을 알려주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집착하며 돈을 벌기 위해 그런 내용들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으로 내용을 수 있습니다.


하나같이 어그로를 끌며 확실하게 구독자를 늘리고, 조회수를 늘리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말해주는 책과 영상의 공통적인 특징은 별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경험자의 노하우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꾸준히 올려야 노출이 잘되며, 길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하고, 구독자 천 명, 만 명을 돌파할 때 알고리즘을 탈 수 있도록 확실한 영상을 올리라는 등의 조언은 아마도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고, 그들이 말하는 특별한 방법은 있어 보이는 느낌만 들뿐, 제대로 된 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럴듯한 미끼 몇 개를 던지고 유료로 컨설팅을 유도하는 기술이 볼만했습니다.




소비자가 돈을 내서 자신의 음식을 먹으러 오고, 자신의 책을 보게 만들고, 자신의 채널로 오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소비자는 생각보다 예민하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를 호구로 가정하고 그럴듯한 말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업체에 돈을 쓰는 사람은, 정작 자신이 호구인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런 곳에 사기를 당하는 이유는 쉽게 돈을 벌기 위한 욕망 때문입니다. 코인, 주식 열풍에 합류했다가 큰 손실을 보거나, 유튜브 열풍에 합류하여 회사도 때려치웠다가 어려워진 사람들 모두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쉽게 돈을 벌지 못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걸러놓습니다. "유튜브의 모든 전략에 앞서 양질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투자의 책임은 본인이게 있다"라고 해두지만 거대한 이익에 눈이 먼 호구에게 이러한 내용은 크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엉터리 코인 전문가의 추천으로 큰돈이 물렸음에도 종교단체처럼 찬양을 하는 사람들을 생각보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돈에 대한 과한 집착만 버려도 사기를 구분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큰돈을 벌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큰돈을 번 사람이 매우 소수라는 걸 염두에 둔다면 혹하는 말에 사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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