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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메 Nov 09. 2024

11. 세계문화유산, 구랑위로 가는 길

아침에 부지런히 구랑위 행

세계문화유산, 중국 샤먼 구랑위 여행






샤먼에서 두 번째 세계문화유산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구랑위가 이쁘다고만 알고 있었지, 이곳이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 인 건 이번에 샤먼에 다녀오면서 알았다. 구랑위에 들어서면 붉은 지붕과, 근대화건축물이 정말 유지관리가 잘 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섬 전체의 메인 거리가 모두 근대건축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전히 사용되고 있고, 관리가 잘 되어 있으며, 이색적인 구랑위 만의 유럽풍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다.

 전날에 다녀온 토루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정리도 하기 전에, 급하게 다음 날 나는 구랑위를 준비해야 했다. 토루에서 돌인 온 날 저녁, 페리를 이용한 샤먼 야경투어, 그리고 밤에 뭔가 붕 뜬 것 같은 기분으로 10시까지 거닐었던 샤먼의 중산루까지. 그 길고도 짧았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새에 나는 다음 날에 떠날 구랑위를 준비했다.


 어제 토루에서 오며 기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내일은 뭐 할 거야?" 라며 기사가 간단하게 물어보았다. 나는 내일 구랑위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동하며 소주에서 온 모녀에게 물었을 때 딸은 혼자서 구랑위에 다녀왔었다고 나에게 날씨가 조금 흐려 아쉬웠다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덧붙인 한마디에 나는 조금 거만하게 생각했다. '내일 그럼 뭐.. 가보고 싶었던 곳 다 가볼 수 있겠는데?" 그런데 실상 구랑위에 가는 건 그리 쉬운 일도. 그리고 구랑위를 둘러보는 건 또 그리 만만한 일도 아니었다.

 " 가면 그냥 3시간 정도면 다 봐요." 그녀의 그 말에 난 정말 진심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에 일찍 보고 나온다면, 가보지 못한 남보타샤와 샤먼대학교에 다녀오는 건 정말 다 할 수 있겠구나! 그럼 생각보다 샤먼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 듯했다. 하지만, 언제나 나의 경험은 다른 이와 같지 않다는 걸 이번에 샤먼여행에서 절실히 느꼈다. 그것도 구랑위에 간 그날에..








1. 계획


 나는 계획이 있다. 언제나 여행을 가기 전에 계획 없이 무작정 간 적은 없는 듯하다. 무언가 자연스레 걷고 그냥 힘들면 쉬고, 앉아서 멍 떼리기도 하고, 그냥 여유롭게 즐기자!라는 주의의 여행자도 있지만, 나는 항상 계획적인 편이었다. 일어나는 시간과 동선, 그리고 그곳에서 하는 일에 대한 시간을 계산하고, 거리체크 및 교통수단 등에 대한 계획은 빠짐없이 체크하고 이동을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굉장히 메마른 여행을 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또 보는 이들에 따라서는 매우 타이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날도 구랑위에 가기 위한 계획이 필요했다. 가장 기본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페리를 타고 구랑위를 갈 것이며, 무엇을 대표적으로 보아야 하고, 유명한 것과 꼭 해야 하는 일, 필요한 준비물, 내부에서 이동하는 방식 등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은 항상 기본이었다.

 샤먼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구랑위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아두긴 했지만, 사실 그곳에 가지 않고 정보로만 얻는 건 한계가 있었다. 그중의 가장 큰 복병이 나에겐 구랑위였다. 분명 정보를 얻을 때만 하더라도, 그 안에서 볼거리가 있는 장소들은 체크를 해두었고, 그 안에 있을 힘듦은 체크하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실수였다.

 첫 번째 실수는 구랑위가 생각보다 큰 섬이라는 점, 그 안에서 볼거리는 한정적으로 몇 가지 손꼽지만, 장소만 손꼽을 뿐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섬은 생각지 못했다는 것.

 두 번째 실수는 구랑위로 가는 페리 타는 법, 내가 이틀 동안 구랑위에 갈 때 페리를 타면 저기겠구나!라고 생각했던 터미널은 샤먼 사람들만 타는 곳이라는 걸 간과하고 있었다. 페리를 타는 곳이 하이창구와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근거리 크루즈센터까지는 택시를 타고 대략 10분 정도 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오전에 택시를 불러서 가야 하는 만큼, 시간을 미리 더 추가해야 했다.

 세 번째 실수는 샤먼은 지도가 없다는 점이었다. 어딜 가든 나는 여행관광센터를 찾아 그곳에서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지도를 찾는 편이다. 상해에서는 호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한국어 지도도 구비되어 있었고 샤먼 역시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인 만큼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호텔에 도착해서 문의한 지도는 갖고 있는 게 없었고 (중국어도 없으니 당연히 한국어 지도가 있을 리가 없었다) 인근에 관광센터를 안내해 달라고 했더니, 그에 대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았다. 결국 지도는 구글로만 체크를 했으며, 택시는 알리를 이용해서 지도를 확인했다. 더 놀라운 건 구랑위섬 자체의 지도를 유료로 사야 한다는 점이었다. 관광객을 위한 지도는 어디에서나 무료로 배포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던 나였기에, 구랑위 가는 페리에서 구매하는 (사실 그리 비싼 돈은 아니다) 지도를 샀어야 하는 거였구나 라는걸 도착해서야 알았다.



1. 호텔에서 7시에 일어나 준비할 것

2. 구랑위 페리를 타는 크루즈센터까지 택시로 이동해야 함

3. 8시 10분 구랑위로 출발하는 페리를 탑승할 것 (여권필수)

4. 9시 구랑위 도착 - 1시까지 구랑위 투어 ( 일광암, 숙장화원, 호월원 , 피아노박물관 외)

5. 늦어도 구랑위에서 3시에는 나올 것



사실 9시에 들어가게 된다면, 1시 정도까지 둘러보고 나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꽤 무더운 8월의 마지막 날이었고, 생각보다 구랑위는 컸으며,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지형적인 모습이 너무나 버거웠던 여행이었다.

왜 돈 주고 여행 가서 극기훈련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도 정말 답을 모르겠지만, 그렇게 찾아다녔던 구랑위는 애증의 여행이기도 했고, 기억에 다시 조금 느긋하게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되었다.







2. 크루즈센터


주소 :  F3JG+J8P, Dongdu Rd, Huli District, Xiamen, Fujian, 중국 361012


 내가 있었던 중산루에서 코 앞에 보이는 곳에 샤먼페리터미널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샤먼 사람들만 가거나 저녁시간에만 외지 사람들에게 오픈되는 곳이라, 낮에 가기 위해서는 조금은 멀었던 샤먼크루즈센터를 이용해야 했다. 아침에 호텔 로비에 내려와 직원분에게 다시 한번 더 내가 가야하는 크루즈터미널의 위치를 확인하고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알리로 택시를 불러 늦지 않게 크루즈센터에 도착했다.

 샤먼국제크루즈센터는 샤먼 본섬에서 구랑위로 가는 시간이 가장 많은 페리터미널이기도 하고, 외지인들이 이용하는 크루즈센터이기도 했다. 생각보다 페리터미널은 너무나 쾌적하고 넓었고, 사람들의 줄 서기도 잘 되어서 어렵지 않게 입장할 수 있었다.

 터미널엔 조금 타이트하게 도착했던 터라, 구랑위 티켓을 사기 위해서는 마음이 조급했다. 이미 10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에 나는 사람이 적은 창구로 가서 티켓을 구매하려 했다.

 지금 구랑위에 가는 페리는 몇 시에 있으며, 티켓 구매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한 후 외국인이라 여권을 이용해서 발권하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나는 감사하게도 빠르게 처리해 준 직원분 덕분에 늦지 않게 8시 10분 페리에 탑승할 수 있었다.

 구랑위로 가는 페리는 어제 저녁에 탑승했던 야경 페리와의 차이라면, 조금 더 이동수단으로 느껴지는 페리라는 점이다. 좌석이 더 많았고, 앉아서 술 마시고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은 없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시원한 창가에서 바람을 맞으며 어제저녁에 만난 야경이 낮으로 변한 그곳을 나는 다시 한번 더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놀라웠던 건 구랑위 가는 주말 페리가 만석인 경우가 많아서 티켓 구매가 안될 수도 있다는 건 알았지만, 아침 일찍부터 줄 선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는 점이다. '역시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라고 하던데.. 역시 구랑위인가?' 그렇게 조금은 타이트했지만 , 아무튼 구랑위로 가는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3. 세계문화유산, 구랑위 (鼓浪嶼, Gulangyu Island)


구랑위 또는 고랑서는 중국 샤먼시 쓰밍구에 있는 섬이다. 아편전쟁 후의 1842년 체결된 난징조약으로 개항한 5항의 하나로, 섬에는 영사관이 있어 대부분 서양인이 살고 있었다. 현재도 양옥이나 교회 등이 존재하며 자동차 주행이 금지되어 있는 곳으로 모두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식민지 시대에 중국에서 유일한 피아노박물관이 있었기 때문에 '피아노섬'으로 불렸다.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중국 속의 유럽이라고 칭하는 구랑위는 근대건축물이 어우러진 독특한 모습을 담고 있다.







4. 구랑위 도착 鼓浪屿内厝澳码头


드디어 페리를 타고 도착한 구랑위 부두였다. 이곳에 도착해서 보는 건 사진으로 보았던 , 그리고 사람들이 말했던 섬나라의 이국적인 유럽느낌을 초입에서부터 만날 수 있다. 샤먼에 가게 되면 곳곳에 야자수가 자연스레 있는 모습도 중국에서 보는 특별한 풍경인데, 구랑위는 여기에 조계지였던 근대건축물들이 모두 있어 더욱 이색적인 곳이었다. 드디어 아침을 맞이해 보는 구랑위 여행이라니!







5. 구랑위 가볼만한곳


1. 일광암

2. 숙청공원

3. 호월원

4. 피아노박물관


구랑위를 여행하며 꼭 가봐야 하는 관광지를 꼽는다면, 단연 일광암, 숙청공원, 호월원, 피아노박물관이다. 구랑위가 중국 최초 피아노박물관이 있어 이전에 피아노섬이라 불렀던 것 처럼, 네곳은 한번쯤은 들를만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에게는 조금 버거운 여름날의 여행지었고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랑위에 왔으면 가야 하는 필수여행 코스를 들러본다.











▶ 샤먼 국제크루즈센터


샤먼본섬에서 구랑위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해 아침에 도착한 샤먼국제크루주센터에 도착했다. 깔끔하고 큰 규모에 꽤 놀라웠던 샤먼 크루즈센터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부라부랴 달려 들어가 티켓팅을 하고 그 후에 천천히 센터를 돌아보니 구랑위로 가는 그 많은 사람을 수용하려면 크루즈센터 규모도 당연히 크겠구나 싶었다. 그럼 구랑위로 가볼까?









▶ 구랑위 페리터미널


40분정도 소요되었다. 사실 중산루 옆에 있는 페리터미널 (샤먼사람들만 통행하는 페리터미널임)에서는 직선거리로 구랑위가 그리 멀지 않아서, 굉장히 일찍 도착하겠구나 라고 어제까지 생각했었다. 막상 내가 타야 하는 곳이 더 멀리 떨어진 크루즈센터라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40분동안 샤먼섬을 유람하며 구랑위까지 오는 시간도 바닷바람에 천천히 아침의 샤먼을 만날 수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구랑위의 페리터미널 생각보다 앞에 너무나 넓은 광장이 갑자기 펼쳐져 놀라웠지만, 구랑위에 오다니 꿈만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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