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대은 May 29. 2020

4개월간의 2차 독립여행(feat.필리핀.코로나)

인생은 누군가 대신 떠먹여 주지 않는다!

아래의 글은..

4개월 간의 2차 독립여행(2020.2.2~5.30/필리핀)을 마치고 내일 돌아오는 딸 호아(2003년 생)의 여행 마무리 에세이다.


* 1차 독립여행(2019.9.2~12.1/폴란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필리핀을 떠나며 : 2차 독립여행 4개월)

인생은 누군가 대신 떠먹여 주지 않는다!

                                                     글 : 장호아
                                                     때 : 2020.5.28(목)
                                                            (귀국 이틀 전)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정말 진부한 표현이긴 하다만, 4개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고, 훌쩍 지나간 시간 속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까지 이틀이라는 시간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 글을 구상하고 쓰면서, 그동안 필리핀에서 배웠던 것들, 느꼈던 것들, 그리고 변화 된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나의 계획은 두 달 동안만 머물며 공부를 하는 것 이였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자가 격리라는 상황이 닥치게 되면서 앞서 세웠던 2달의 일정의 두 배인 4개월을 머물며 공부를 하게 되었다.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을 지라도, 나에게 주어진 기회와 환경만 본다고 한다면 영어를 공부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은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신학교를 다니던 전도사님인 나의 선생님들이 학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임시 폐쇄 되어, 내가 지내고 있는 집에서 모두 함께 지내게 되었기에, 나에게만 놓고 따지고 본다면, 많은 사람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며 소통 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 받은 것이라 생각 된다. 물론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이 필리핀에서만 누릴 수 있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마음껏 누리지 못했음에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나에게 이 4개월이라는 유학 생활은 만족스러웠으며 이 시간을 통해 많은 것을 얻게 되어 뿌듯하다.


사실, 2개월 전, 한국으로 돌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 나지 않지만, 아마 1달하고 보름이 지난 시점이 아니었나 싶다. 필리핀의 자가 격리가 실시되기 전, 아빠에게서 전화 한통을 받았다. ‘만약 네가 지금 들어오고 싶다면 들어 올 수 있다’ 는 소식 이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내일 당장 비행기 표를 끊어야 되고, 당장 내일이나 모레 들어가야 한다는 것 이었다. 여기에 더 머무르느냐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가느냐를 선택을 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지금 필리핀의 지난 4개월을 회고하는 것만 보고도 알 수 있겠지만, 나는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을 선택했다. 그 당시 상황은, 내가 이틀 후 한국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공항의 임시 폐쇄가 언제 다시 풀리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언제 들어 갈 수 있는지 확신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은 단 하나, ‘내가 만약 지금 바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기회를 놓친 것에 혹여 후회는 하지 않을까?’ 였다. 내 18년 인생의 나름 결정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의 길을 내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내 나름 결정적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될 때 ‘후회’의 유무에 대해 생각한다. 이 키워드가 지금 내가 4개월 동안 이 곳에서 공부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1달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그 시점 또한 매일 6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는 것 또한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때 ‘내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후회를 할까?’의 답은 ‘100퍼센트 후회한다.’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한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 후회를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배제 한다면 나는 당연히 한국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 때 당시 이 곳에 있는 한 아이와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나는 그 나름대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때 아빠가 해줬던 말은 ‘네가 한 선택에는 그 모든 스트레스를 감수하며 영어 공부를 이어나가겠다는 선택이라는 것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 이었다.

호아의 주짓수 블루벨트 승급하던  날(2019.1.2)


필리핀의 자가 격리 법은 보다 엄격해서 그 마을 밖으로는 나가지도 못하고, 교회의 모임도 모두 중단 되어 정말 과장하나 없이 하루 종일 집안에서 공부만 해야 하는 환경 이였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인 지금까지, 정확히 나라에서 자가 격리를 공포한 이후부터 3개월 동안 6번의 외출만 했다. 심지어 그 중에 4번은 동네 산책에 불과했고 2번은 이민자 관리소에 비자를 발급하러 간 것이 전부였다. 3개월을 내내 집안에서 공부만 하면서 당연히 힘들고 심리적으로 지치는 순간도 있었다. 어느 공동체든지, 사람이 모이면 그 안에서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이기에 이 또한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에 아빠는 내가 이 곳에서 하루 종일 공부를 하면서 체력적으로 감수해야 할 것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을 다시 한 번 상기 시켜 준 듯하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그 것을 감수하는 것이, 필리핀에 와서 내가 생각한 정도의 영어 실력을 못 갖추고 돌아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난 입장의 나는 그 때 나의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것을 감수하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했기에 나는 영어라는 언어적인 측면에서 많은 성장을 맛볼 수 있었다.

아빠는 보라띠 승급, 호아는 블루벨트 승급하던 날(2019.1.2)


변화! 이 에세이에서 결코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키워드라 생각 된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나는 영어를 잘하고 싶고  눈에 띄는 변화를 원했기 때문에 이 곳에서 4개월 동안 공부를 하는 선택을 했던 것 이였다. 4개월 동안 매일 6시간 동안 선생님들에게 1대 1 과외를 받았기에, 그 안에서 분명한 변화와 성장을 나 스스로 눈치 챌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발전한 점은 내가 영어로 다른 사람들과 어느 정도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읽고 쓰는 학습을 같이 병행했기에 내가 말하는 만큼은 쓸 수 있고, 내가 쓸 수 있는 만큼은 말하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필리핀에 오기 전까지 나는 영어라는 것을 정식으로 배워 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내가 배우는 모든 것은 새로운 것 이였고 그 것을 이해를 하면 발전으로 바로 이루어진다는 초기 값을 가지고 있었다. 모순적이지만 영어에 대한 무지함이 나에게는 좋은 장점으로 활용 되어 왔던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빨리 습득 할 수 있었고, 나도 선생님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무언가를 습득하고 이해 하는데는 다른 아이들 보다는 조금 빨랐다.  무언가와 비교할 것이 없이 그냥 나는 그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호도애 독서스쿨에서 아빠와 수업 중인 호아(기독신문 기사)


또한 지금 시점에서 한 달 두 달 전과 변한 것은 번역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단어가 많이 부족하여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기에 소통할 때 번역기를 많이 의존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번역기가 없이도 원활히 소통이 가능하다. 이 점만으로도 나는 정말 만족스럽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은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이런 불가피하게 맞이한 상황조차도, 지금 돌이켜 본다면 훗날 좋은 추억과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할 소중한 기억임을 깨닫게 되었다.

가족 안식년(2016.4월-9월 / 캐나다 벤쿠버)


4개월 이라는 시간 동안 깨달을 수 있는 것도 굉장히 많았고, 무엇보다 진지한 생각을 해볼 기회가 많았다. 영어뿐만 아니라 공동체 생활을 하며 느끼고 배운 것들, 그리고 나의 꿈에 대해 던져 본 물음표들이 나에겐 모두 너무나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

주도적인 사람이 되자!
긴긴 여정의 끝인 오늘, 나에게 있는 가장 큰 깨달음을 한마디로 정리해 이야기 하자면, ‘주도적인 사람이 되자.’ 라고 할 수 있다. 이 곳에 와서 중학생 때 읽었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다시 읽어 보았다. 성인을 상대로 쓰여진 책이라 지금도 어려운데, 그 때는 어떻게 읽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역시나 너무나 좋은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다. 그 책 안에서 스티븐 코비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첫 번째로 들었던 것이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였다.
그는 책에서 나의 인생은 남이 대신 살아줄 수도, 나에게 발전을 가져다 줄 수도 없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는 나의 역량에 달렸다고 이야기 하며, 반사적인 사람과 주도적인 사람을 이야기 하며 둘을 비교한다. 반사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사건의 결과에 의존하며 다른 사람이 나를 통제하고 제어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방치 하는 사람을 의미 한다. 가치보다 충동을 상위에 두는 것이다. 반면 주도적인 사람은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 있는 선택의 자유를 잘 활용할 수 아는 사람이다. 쉽게 말하자면 외부에서 누군가 나를 공격했을 때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고 스스로에 의존하는 사람을 그는 주도적인 사람이라 일컫는 것이다. 반사적인 사람과는 달리 가치를 충동보다 상위에 두는 사람이다. 우리는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 이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반사적인 사람이 되기도, 주도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주짓수 대회 남자부에 출전. 우승한 호아(여성부 우승 후 특별 출현하여 얻은 결과)


이 책을 통해 ‘나의 인생에 일어나는 일들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나에게 책임이 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로 인해 평소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적이었던 나는 외적으로 견고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반응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나의 인생을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조금은 진부해 보이는 다짐을 했다.

우리는 자주 노력에 대해 논하곤 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바꿀 수 없는 진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 노력도 우리의 선택이라 생각 한다. 과거로 돌아가 지난 4개월을 영어 공부를 하며 지낸 나 자신에게 ‘너는 노력을 했니?’ 라고 물어 본다면 아마 나의 대답은 ‘YES’ 일 것이다. 주어진 학습 시간을 제외하고도 매일매일 주어지는 숙제와, 개인적으로 하는 공부들, 그리고 가끔 아빠로부터 오는 숙제를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 그렇기에 오늘의 변화 된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이고, 이런 전제가 있기에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초2 때 까지 아빠의 손바닥 위에 섰던 호아


나에게는 선택지가 있었다. 매일매일 주어지는 6시간의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그 시간을 어떻게 관리 하느냐는 나의 몫이 였고 나의 선택의 자유였다. 나는 최선의 노력을 선택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렇기에 깨닫게 된 사실이, 모든 발전과 성공의 전제는 난 할 수 있다는 스스로를 향한 믿음과, 그를 증명해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성공과 발전을 우리의 입에 넣어 줄 수 없다. 흔히들 말하는 금수저 은수저, 아무런 노력 없이 부자 부모님 곁에서 태어났기에 당연히 누리는 것들, 그러나 물질적인 것은 우리가 이야기 하는 진정한 성공으로 데려다 줄 수 없다. 한마디로 노력 없이는 내가 가진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간을 통해 내가 깨달았던 것들은, 조금 더 나 스스로에게 집중을 하자는 것 이었다. 자극에 끊임없이 반응을 하는 반사적인 사람이 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이 나를 공격해 오고 때로는 비난해 와도 그 안에서 나의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견고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보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지난 4개월을 통해 나는 조금은 나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 듯하다. 여태 까지 나는 나의 꿈을 하나로 특정해 오지 못했다. 그러나 이  곳에 와서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 곳에 있는 선교사님의 아이들을 꾸준히 가르치면서(독서지도 ^^), 교육에 대해 진지한 관심이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까지는 두루뭉술한 그저 하나의 덩어리에 불과한 나의 꿈이지만, 나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고 싶고, 한국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지금의 공교육의 폐해를 극복한 학교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그렇기에 다양한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해 보고 싶고, 나의 꿈은 단연 한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에, 영어를 배우는 과정 속에서 나의 비전과 조금은 터무니없는 꿈은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주며 나를 이끌어 주었다. 그렇기에 내가 조금 더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고, 내가 그렇게 믿고 의지 했던 부모님도,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 줄 수 없다는 것을 세삼 깨닫게 된 지금 이제는 내가 나의 앞길을 선택하고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하는 훈련을 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초1 때 부터 가정방문 독서지도를 자원활동으로 해 온 호아. 2017년 중2 시절 부터는 아르바이트로 독서지도교사 활동. 그 돈을 모아 1-2차 독립여행비 충당


나는 지금의 내 나이만 가질 수 있는 이 패기와 세상 물정 모르는 무모함을 최대한 이용해 보려 한다. 아직은 어리지만, 나는 지금의 나만 할 수 있는 일들과 생각해 낼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존재 한다고 생각하기에 지금의 나의 삶을 살아 나갈 것이다.
주도적인 사람에게 주어진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 속에는 우리의 노력이 존재하고 나는 그 것을 최대한 시도해 볼 것이다. 남들에게는 당연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나의 길은 나만이 개척할 수 있다. 또한 나에게 성공과 발전을 대신 떠먹여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라는 큰 깨달음을 얻은 지금의 나는 이제는 조금 더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나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주도적인 사람이 되려 한다.

다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는 성공의 기회 또한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노력이고, 실행이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I’ll do my best”
어느 문맥에서 활용되느냐에 따라 ‘최선은 다해보겠지만 잘 모르겠다.’ 라는 의미도 해석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붙겠다.’ 라는 뜻으로 활용 되는 문장이기도 하다.
그렇다.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렇기에 조금은 추상적이지만 내가 한국에 돌아가서 실행할 계획들을 나열해 보았다. 단순이 영어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나의 미래 그리고 나의 꿈을 위한 나만의 계획들이다.

첫째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까지 배운 영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며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감사한 것은 내가 머물렀던 곳의 선교사님이, 한국에 있는 자가 격리 기간 동안 이 곳 선생님들과 하루에 한 시간 씩 비디오 톡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는 점이다. 첫째로는 이 것을 최대한 활용해 보려고 한다. 매일매일 40단어를 외워 대화를 할 때 적용시켜 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한 자가 격리 이후로는 끊임없이 영어 원문을 잃고, 영어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필리핀에서 배운 것들을 끊임없이 리마인드 하며 발전시키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둘째로 나와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영어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고, 글을 써서 나눠 보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번 씩 정기적으로 모여 도전해 보려고 한다. 단순히 영어만이 주제는 아니지만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어 서로서로를 독려하며 함께 공부를 해나갈 수 있는 필드를 만들려고 끊임없이 계획 중이다. 생각 보다 구체적으로 계획해 놓았기 때문에 아마 자가 격리가 끝난다면, 스터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친구들과 함께 바로 모임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셋째, 조금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지만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준비 하여 따보려고 한다. 이 시험은 고졸 학력자부터 응시가 가능하고 조금은 많은 시간을 할애 하여야만 취득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외국인들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한다. 이 또한 교육 분야에 관련이 있는 것이기에 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을 때 나에게 열릴 길들이 많을 것이라 확신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며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그 일이 본업이 아닐지라도 우리나라의 언어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안다는 것의 가치는 어딜 가든 굉장히 크게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넷째는 영어를 배우는 동시에 언어 자체라는 매개체에 대한 관심이 생겼기에,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언어들도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언어라는 소통의 매개체를 얻게 되었을 때, 우리에게 열리는 기회들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언어들을 공부하고 알아가는 것 또한 나의 역량에 달린 일임을 알기에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혹은 중국어를 배워보려고 알아보는 중이다.

다섯째는 인생의 선배들을 인터뷰 하러 다닐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필리핀에 있는 기간 동안 주도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또한 나의 길을 개척 할 수 있는 것은 나뿐이 없음을 깨달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상호의존성이 없이는 이 세상을 살아나갈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이 곳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었던 것 또한 나의 노력 이전에 좋은 선생님들과 좋은 부모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임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나보다 오래 산 사람들을 인터뷰함으로써, 그리고 그들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을 가본 사람들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배우고 그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한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관심이 생긴 분야에 시간을 투자해보려고 한다. 교육이라는 넓고도 넓은 분야 속에서 나는 무엇을 공부해 보고 싶은 것인지, 그리고 내가 왜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구체화 시켜나가려고 한다.

이렇게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나의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끊임없이 나의 삶을 디자인해 나가며, 나에게 주어진 선택의 기회 속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보려고 한다. 이 곳에 적은 나의 모든 깨달음, 계획, 발전들은 나에게 4개월이라는 필리핀에서의 유학 생활이 주어졌기에 가능했던 일들임을 고백한다. 이 곳에서 배우고 경험하고 계획했던 것들을 앞으로 나의 최선으로 더 발전시켜 보려 한다. 비록 이 곳에서의 유학생활은 끝이지만, 나의 한국에서 또 다른 일상의 시작임을 알기에, 나는 지금 끝으로 인한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나의 인생에서의 성공은 누군가 대신 떠먹여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나의 인생은 내 스스로가 디자인해 나가는 것이기에 스스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며 항상 후회하지 않을 노력이라는 선택을 하는 내가 되길 기도한다.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선물 같은 필리핀에서의 시간을 마무리 하며.

2019년 9월, 1차 독립여행을 떠난 호아에게 보낸 아빠의 40차 영상 편지 중 1차 편지 유튜브(장대은독서대학) 섬네일


한국으로 돌아가기 이틀 전,
필리핀에서
장호아

작가의 이전글 호아편지(7) 너무 행복했다! 너무 우울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