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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SU Oct 25. 2020

영화 <인사이드 아웃>, 어른들을 위한 힐링 영화

안녕하세요. 에디터 SU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한 감정을 가장 사랑하나요? 사랑이나 행복과 슬픔, 기쁨과 우울, 분노와 짜증 … 우리의 곁에는 수많은 감정들이 함께 공존하며 개인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돕습니다. 어느 감정 하나 불필요한 것이 없으며 무엇인가를 깨닫도록, 내 마음의 상태를 온전히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것만 같습니다. 공허함을 느낄 때,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통해 다시금 사랑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처럼 하나의 감정은 순간에 짧게 존재하지 않고, 또 다른 감정으로의 전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슬프게도 점점 나이가 찰수록, ‘어른’이 될수록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이 어려운 일처럼 느껴집니다. 가정이나 대학교, 직장이라는 사회적 테두리 안에서 내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고, 이러한 감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부족한 듯 보입니다. 오늘은 이처럼 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어른을 위한 힐링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준비했습니다. 모든 어른이 자신의 감정들을 하나하나 사랑하길 바라면서 소개 시작하겠습니다. 


  1.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

‘인사이드 아웃’은 2015년에 개봉한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로써,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5가지 캐릭터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 존재하는 이 모든 캐릭터들은 생김새와 특성, 역할 모두 상이합니다. 주인공의 감정 상태에 따라 각자 또는 함께 움직이며 마치 하나의 완성된 기계처럼 그녀의 심리를 조절합니다. 5가지의 캐릭터들은 기쁨·슬픔·버럭·까칠·소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녀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할 때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감정들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행동을 선택하도록 유도합니다. 순간의 판단에 의한 선택으로 인하여 라일리가 바라보는 시야 역시 크게 달라집니다. 캐릭터들은 그녀가 바라보는 다양한 상황들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어떤 감정과 행동을 표현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때로는 각자의 감정들이 다투면서, 복잡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누군가를 보며 궁금해한 적이 있나요?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음, 전 알아요. 라일리의 머릿속은 잘 알죠.”


‘기쁨이’는 온갖 행복한 일들에 대한 우선적 감정, ‘소심이’는 라일리를 보호하는 역할입니다. 이외에 신체·사회적으로 해를 입는 걸 막아주는 ‘까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에 짜증과 분노를 느끼는 민감한 ‘버럭이’ 그리고 ‘슬픔이’가 존재합니다. 라일리의 모든 감정이 보관되어있는 알록달록한 기억 구슬들은 감정 컨트롤 본부에 차곡차곡 쌓여 그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2. ‘나’를 ‘나’ 답게 만드는 성격의 섬들

라일리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는 성격의 요소들은 상호작용하면서 그녀의 선택에 관여합니다. 일생의 모든 중요한 핵심적 기억들을 저장하고 있는 섬들은 여러 종류로 분화되어 있으며 가족섬·우정섬·엉뚱섬·정직섬·하키섬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는 라일리를 가장 라일리답게 만드는 인격의 섬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일생에 있어 의미가 있는 첫 사건인 ‘이사’가 일어납니다. 기대와는 다른 집에 실망한 그녀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면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다음날, 새 학교에 가서 자기소개를 하게 된 라일리는, 기억 조절의 제어판을 만진 슬픔이로 인하여 많은 친구들 앞에서 눈물을 쏟게 됩니다. 

결국, 머릿속에는 슬픔의 구슬이 굴러오게 되고, 이를 두고 다투던 기쁨이와 슬픔이는 ‘장기 기억 저장소’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두 가지의 감정이 본부에서 한꺼번에 사라져 라일리의 마음에도 큰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남은 3가지의 감정들에 의해서만 심리가 작동하게 되어 부모와의 소통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둘은 다시 본부로 가기 위해 고군분투 중, 라일리의 상상 친구 ‘빙봉’과 마주하게 됩니다. 라일리를 라일리답게 만들어주었던 섬들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고, 성격과 행동에 이상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나씩 무너져가는 섬으로 인해 본부로의 복귀는 더욱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라일리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기쁨이는 혼자 돌아가려고 하지만, 라일리의 남은 가족섬마저 부서지게 되면서 빙봉과 같이 ‘기억 쓰레기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3. 모든 감정들은 서로 유기적인 존재
“엄마와 아빠가 그날 위로하러 와준 것은 슬픔이 때문이었어.”


한편 라일리는 일상에 우울을 느끼면서 버스를 타고 혼자 어디론가 가려고 마음먹습니다.  기억의 쓰레기장에서 슬픔의 감정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기쁨이는 기억 구슬을 만지며 회상하다가 슬픔이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두 감정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감정 본부에서는 제어판의 작동 불가로 혼란이 발생했지만, 무사히 돌아오게 된 둘과 함께 해결점을 모색하게 됩니다. 제어판은 예전과 달리 흑색으로 변해 작동하지 않았는데, 이때 기쁨이의 도움으로 용기를 얻은 슬픔이 덕에 제어판이 제대로 작동하게 됩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친구들이 보고 싶다며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부모님께 이야기하며 우는 라일리의 모습이 연출됩니다. 순간 슬픔과 기쁨이 섞인 새로운 핵심 기억이 생성됩니다. 고장 난 인격의 섬들 역시 원상태로 복구되고, 복합적인 감정을 다루는 기억의 섬이 새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녀 역시 자신이 좋아했던 하키에 다시 집중하고, 열심히 생활하게 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4. 그럼에도 존재해야만 하는 ’슬픔이’
“할 수 있어. 라일리는 네가 필요해.”


5가지의 성격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쁨이’와 ‘슬픔이’입니다. 영화 초반, 가장 대립적인 구도처럼 서사가 구성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기뻐해야 할 이유들’을 생각해보자는 기쁨이의 대사와 바로 이어지는 상반된 슬픔이의 말에서 둘의 큰 차이점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슬픔이는 ‘즐거운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좌절합니다. 언뜻 보면 두 구성 요소는 모든 특성이 다른 것처럼 보이나 사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는 점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합니다. 라일리의 감정들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인 관계라는 지점입니다.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기쁨’이 ‘기쁨’ 그 자체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슬픔’으로부터 이어질 수도 있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어떤 일에 슬픔을 느끼는 것 자체가 우울만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쁜 일로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가능성으로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슬픔을 겪고, 이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기쁨의 감정이 발현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라일리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슬픔과 기쁨의 감정이 섞인 새 핵심 기억이 만들어진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았을 때, 기쁨이와 슬픔이의 머리색이 동일하다는 설정이 나타내는 바는 무엇일까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기쁨과 슬픔을 모두 양면적인 감정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이 감정들은 서로 떼어낼 수 없는 긴밀한 존재임을 다시 증명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의 인생에 있어 그럼에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 ‘슬픔이’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우리 모두 어릴 때, 한 번쯤은 빙봉과 같은 상상 친구도 만들었었고, 어릴 때의 추억과 감정들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겹겹이 쌓여 우리 모두 한 명의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어떤 시기이든 자신의 감정을 하나하나 보살피고, 이해하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인사이드 아웃’을 통해 얻은 많은 고민들과 함께 내가 가진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감정 표현에 있어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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