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도시재생 오픈테이블 제1회 : 중앙동 이야기
어느 도시나 원도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지명이 중앙동이다. 지역의 중심이고, 사람들이 모여살며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장소였음을 알려주는 말이다. 여수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조금 더 지역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찾아가는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었다. 중앙동은 시작을 알리기에 적절한 곳이었다. 중앙동에서 시작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 도시재생이야기를 공유한다.
도시재생 오픈테이블은 작년 말에 고안되었다. 도시재생대학이나 주민제안공모사업과 같은 방식은 참여자의 수나 시간, 장소에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과 소통하고 지역에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센터 조직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동안,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우여곡절을 거쳐 첫 문을 열었다.
우리는 흔히,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지역에 필요한 일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몇가지 의견은 더 논의되기 어려운 경우가 펼쳐진다.
진행자를 따라서 열심히 참여했는데, 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때의 허탈함과 서운함을 토로하는 주민들은 왕왕 있어왔고, 이들의 참여가 거기서 멈춰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 이후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내가 할 수있는 일로 시작한 것이 부담스러운 일로 바뀌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종종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것만으로도 많은 주민들에게는 충분한 봉사를 하고 있다고 여길 수 있다.
우리센터는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는 전문가로써 주민의 요구를 사업이 가능한 언어로 만들어주는 통역사이다' - 2018년 도시재생대학 중
그래서 주민이 각자 원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했다.
자기소개를 곁들인 1분의 시간제한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이들의 공통 관심사인 문화, 예술로 이어졌다. 이들이 이야기한 문화, 예술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했다.
'중앙동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는데 즐길거리가 없잖아?'
10분여의 난상토론 끝에 방문객의 재방문률을 높이고, 찾아오고 싶은 중앙동을 위해 꼭 필요한 키워드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 키워드가 지역의 필요와 연결될 수 있음을 스스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참여자들이 고른 핵심키워드는
즐길거리(콘텐츠) 부족
보행자에 불친절한 골목
시민들의 인식전환
이었다.
여기까지 정리하는 것에 성공한 주민들은 보다 자유로운 이야기를 이어갔다. 또다시 난상토론이 이어진 후에 본인들이 처음 제시했던 키워드인 예술, 문화와 각 프로그램을 연결해 나갔다.
예술, 문화 프로그램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예술, 문화를 활용한 쇼핑아이템 발굴
여수문화를 반영한 쓰레기통
다양한 주민의 참여를 통해 만드는 음악회, 전시회 등
그리고 간단한 결론에 도달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해야 우리동네를 활성화 시킬 수 있겠다."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내가 가진 것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저 모든 것을 시에 기대할 수는 없다.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봐야겠다."
우리센터가 설정한 목표는 초과달성되었다.
주어진 시간이 마무리된 후, 묘한 분위기가 앉았다. 분명 처음 모일때는 각자 참여한 목적과 이유가 달랐지만 끝날때는 무언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헤어지게 되었다. 이것이 다음단계로 이어지는 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센터와 함께했던 프로그램이 좋았다면 약속하자는 세가지를 마지막으로 기분좋게 오픈테이블을 마무리했다.
Epilogue.
문을 나서는 내게 한 주민이 강력한 항의를 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여수시 전역에서 하세요. 거문도에서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네! 그런 항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저희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