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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 diary Apr 10. 2023

그래 다시 한번 더 해보자.

Note 3

용기


[국어대사전] —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
[나무위키] — 인간이 가져야 할 필수적인 덕목 중의 하나.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개념 중의 하나로, 대체로 자신이 하고 싶거나, 옳다고 여긴 일을 실천하는 마음을 나타낸다고 본다. 모두는 자그마한 용기를 가진 채 살아간다. 스스로의 뜻을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표현하는 것도 용기이다. 인생에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은 아주 많으며, 자신이 아주 평범하다고, 혹은 겁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해도 본인이 자각하지 못한 채 용기를 필요로 하는 상황들에 맞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애초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부터가 이미 용기 있는 행동이다. 싫어하거나 꺼려지는 것, 부끄러워서 망설여지는 것을 자신 있게 시도하는 것도 용기에 포함된다. 자신감도 용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3/14/2023,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에 쓴 글이지만, 기록을 위해 남겨보는 글)

조금 축 쳐져있는 마음상태가 꽤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 번아웃이 심하게 오기도 했고, 다 큰 어른의 오춘기처럼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는 상태로 지난 몇 년을 보냈다. 시간이 약이겠지 삼아 방황하는 마음을 모른척한 것도 있고, 스스로 나는 강한 사람이라 이 정도는 지나가는 감기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번아웃의 번아웃이 와버렸다. 용기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상황에서 용기를 잃었고, 용기를 잃으니 두려움이 커졌다. 두려움은 다른 두려움과 똘똘 뭉쳐 더 크고 거대하게 내 앞에 다가왔고, 언제부턴가는 뭐가 두려웠는지, 뭐가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던 건지 나 스스로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복합적인 벅찬 감정이 되어버려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묵묵히 제 할 일 잘해 보였던 사람이 느닷없이 나 잠깐 쉬고 올게!라고 폭탄 던지듯 회사와 잠시 멀어지기로 결심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이었지만, 최종 액션을 취하기까지는 엄청나게 용기를 낸 사건이자 이벤트였다. ‘쉼'을 택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다. 마음이 온전히 (여전히)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한 달 전의 용기가 없었다면 이렇게 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을 거란 생각에 큰 위로를 받는 순간이 많아졌다. 언젠가는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용기도 내야 할 텐데, 지금 나의 마음가짐으로서는 그 용기가 나질 않는다. 내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어려움과 두려움을 다시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기운을 아직 얻지 못해서일까. ‘상황이 닥치면 또 다 하게 되는 나'는 사실, 내 안의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진하며 유지했던 거란걸 알아서, 또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릴 만큼의 심적, 체력적 자원이 내 안에 남아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잠시 휴식을 하는 이 모든 순간들에서 다시 스스로 용기를 낼 수 있는 힘과 기운을 얻기를 바랄 뿐.… 언젠가 다시 ‘용기’를 내야 할 때 내 안의 긍정기운을 총동원해서 ‘그래 다시 한번 더 해보자'라고 툭! 힘 빼고 별거 아닌 것처럼 내뱉을 수 있길.



(이 글에 달린, 공감의 댓글이라 말하고, 위안이라 읽힌 댓들을 책갈피하고 싶은 마음에 기록해 두어 본다)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어찌 됐든 하는 것" 
용기 뭐 별거 없네요! 그냥 하면 되는 거래요. 두려움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가볍게 마음먹으시기를!
‘그래 다시 한번 더 해보자'라고 툭! 힘 빼고 별거 아닌 것처럼 내뱉을 수 있길 —> 이 마지막 문장이 용기의 뿌리가 아닐까 해요. 오히려 힘을 빼는 게 저는 더 어려운 거 있죠. 마음먹은 용기를 응원하며!
제가 단어 중 가장 좋아하는 단어인데 용기에 대한 시 한 편 남기고 싶네요:) 

용기 -이규경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용기를 내야 해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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