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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카사랑 Sep 11. 2021

나의 첫 독립 공간,피카사랑방

피카사랑방 주인과 사랑방 손님이야기 prologue



나의 방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나를 온전히 표현하는 날 것의 것을 보여주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그 중 나의 공간인 방은 나의 생각, 생활습관, 정리 신념을 단번에 보여주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왜 방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쫓아다가보니 현재는 방은 나의 인격을 보여주는 그릇이라고 생각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특히나 어렸을 때 부터 나의 공간, 방에 대한 애착과 독립 욕구가 있었기에 방의 의미는 개인적으로 특별하다. 


청소년기의 나의 방


나의 방 이야기는 결핍으로 시작한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께서 집에서 동네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아노를 가르치셨는데, 피아노는 내 방과 거실에 각 1대씩 있었다. 나의 방에서 내가 초대하지 않은 동네 아이들로 가득찼다. 학교를 끝나고 나서 나의 공간은 오히려 안방에 가까웠다. 그 마저도 피아노 수업 순번을 기다리는 동네 아이들과 함께 텔레비전 만화를 시청하면서 어머니의 피아노 교실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동네 아이들이 집으로 피아노를 배우러 오기 때문에 방에서 물건이 없어진 경우도 있었다. 친한 친구에게서 선물로 받은 딸기 청지갑은 문방구에서 꽤 비싼 가격이었는데, 알고보니 피아노 교실 수업을 들으러 온 다른 학생이 훔쳐갔다. 그때의 충격은 굉장히 컸다. 누군가 내가 초대하지 않은 내 방에 불특정 다수가 자주 오는 것도, 경제적인 생계 떄문에 내가 받은 피해를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고, 그떄부터 나의 공간에 대한 결핍과 욕구가 강하게 생겼다.


북유럽 스웨덴에서의 나의 방

먼 땅 북유럽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나의 독립된 공간이 생겼다. 어머니께서 집에서 피아노를 강습하는 것을 그만둔 이후에도 내 방은 내방 같지 않았다.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불특정 다수에게 나의 방이 노출되고 공유 공간과도 같았기에 내가 원하는 것으로 방을 꾸밀 수 없었다. 스웨덴 교환학생이 계기가 되어 드디어 독립된 공간에 온전한 나의 의지로 채울 수 있는 첫 공간이 스웨덴 교환학생 방이었다. 8월말에 도착한 스웨덴 방의 공기는 더운 한국에서 왔던 기온 대비 서늘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여름에서 가을이라는 계절로 날아왔다. 공기는 더욱 상쾌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방에서 하는 일은 전기 주전자의 불을 켰다. 보글보글.. 전기 주전자가 거의 매일 아침 끓는 데, 이 소리가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교환학생에서 나의 방 옆에는 공용 주방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코리도어 친구들이 일어나서 음식을 해 먹을 때는 달그락 달그락, 접시 소리가 들렸다. 반가운 소리였다. 처음에는 각자 음식을 자기 방으로 가져가서 먹는 모습을 보고 유럽의 개인주의 인가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흘러서 보니 다들 친해지기 전에 같이 밥을 먹는게 아직은 부담스러웠다.


가족과 독립된 나의 주거 공간

가족, 특히 부모님과 나와의 거리감이 필요했다. 특히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이입하기 쉬운 어머니와의 거리감이 필요했다. 30살 중반이 되서야 첫 자취, 독립을 하게 되었다. 9호선을 매일 타고 나면 출근을 했는데 이미 퇴근을 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첫 자취는 회사와 집 거리로 인해 지하철로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새로운 직장에서 일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첫 자취를 하게 되었다. 올해 목표는 일적으로 좀 더 집중하는 것이었다. 하고 싶었던 업무를 하고, 있고 싶은 집에 있다.


방은 나를 한번에 표현하는 공간

방의 모습, 냄새, 색깔, 소리 등 첫 독립공간인 피카사랑방은 나의 꿈이 발행되는 공간이다. 


지익-


'피카사랑방에서 당신의 꿈이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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