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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타 Mar 09. 2023

디지털 골목 상권에 도전하다.

나도 과연 트래픽을 모으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인터넷이 지금과 같이 발달하기 전, 좋은 상권에 있는 건물은 임대료가 비쌌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식당의 존재를 사람들이 모른다면, 그 식당은 절대 잘 될 수가 없으니까. 그것에 대해 가치를 매긴 것이다.


하지만 요즘 시대는 어떤가? 지금도 좋은 상권의 건물은 임대료가 비싸다. 하지만 예전처럼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남해를 예로 들어보자. 남해 구판장 (@namhae_snack)은 남해 서면 바닷가 시골에 있는 분식집이다.

사진출처 : @namhae_snack


할아버지의 집을 개조해서 부부가 분식집을 개업하셨다. 식당을 열 때만 해도 마을 어르신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이런 시골에 음식점을 열면 누가 찾느냐고. 실제로 상권이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는 곳이고 유동인구가 거의 전무한 바닷가 시골이다. 바다 건너의 여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바닷가 뷰를 가지고 있지만, 외지 사람이 이곳을 일부러 찾아올 일은 거의 없다.


사진출처 : @namhae_snack

하지만 이 식당은 개업 이래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유동인구는 없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디지털 강남대로'에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인스타를 보고 사람들이 몰린다. 추억의 분식과 멋진 오션뷰, 그리고 예전 할머니 댁이 생각나는 엔틱한 인테리어를 사람들이 찍어 올린다. 디지털 입소문이 난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간다. 찾아가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지만 오히려 좋다. 시골길을 찾아들어가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터넷 디지털 세상은 전에 없던 세상을 만들었다.


사진출처 : @namhae_snack


사진출처 : @namhae_snack



하지만 디지털 세상의 강남대로가 있다면 디지털 세상의 골목상권도 있다. 요즘 핫한 유튜버가 되고 싶은가? 유튜버가 놀고먹으면서 광고도 받고 편하게 먹고사는 것 같다면 지금 당장 휴대폰을 꺼내서 동영상을 찍고 영상을 하나 업로드 해보셔라! 별로 놀랍지 않게 조회수는 10회 미만일 것이다. 1회에서 멈춰 버릴 수도 있다. 이것이 냉혹한 디지털 골목 상권의 현실이다. 놀라울 만큼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확률이 99.999%이다.


무관심하면 생각나는 짤을 들고와봤다.


악플도 트래픽이 몰리고 관심이 몰리는 곳에 달린다. 개미새끼하나 보이지 않는 내 유튜브 영상에 댓글창은 무균실보다도 더 깨끗하다. 어릴 적 선생님이 사람에게 가장 잔인한 것은 괴롭힘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하셨는데, 선생님 말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다.


이런 세상에서 나는 글을 써서 도전해보려고 한다. 글을 읽지 않는 시대, 동영상 마저 숏폼에 잠식당하고 있는 이 시대에, 생명체 하나 없는 화성과 같이 삭막한 디지털 골목 상권을 시작한다. 사람들에게 읽히는 글을 쓸 수 있는 행운을 내가 과연 누릴 수 있을 것인가! 내가 디에디트 잡지를 인터넷에서 찾아 읽듯, 단 열명만이라도 꾸준히 내 글을 읽고 좋아해 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혹시 모른다. 지금 구독자 1.2억명에 육박하는 Mr.Beast도 4년동안 구독자 2000명을 모으기까지 디지털 골목상권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기하급수적인 디지털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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