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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래의 여자 Jul 11. 2020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에세이 28

청춘이라는 단어가 종종 머릿속을 맴돈다. 청춘은 사람의 생에서 푸른 봄철의 때라는데, 예전엔 그때가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후반이었지만 지금은 삼십 대 중반까지는 청춘이라고 한다. 가끔 청춘에 때가 어디 있느냐며 불려지는 노래가사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는 것에 흠칫하곤 한다.


내 이십 대는 유행과는 거리가 굉장히 멀었다. 아니, 태생 자체가 유행과 거리가 멀다 못해 그 자체를 이해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것은 삼십 대 초반이 된 지금까지 이어졌다. 가끔 너무 뒤처진다고 생각할 때마다 플레이리스트들의 노래를 지워버리고 TOP 100의 노래를 들어보려 한다. 최상위 순위권의 곡들은 길거리에 많이 흘러나와 익숙하고, 역시나 내가 듣고 있던 80-90년대의 노래보단 분명 세련되고 다양하다.


옷들도 마찬가지다. 패션 테러리스트인 나에겐 긴팔과 반팔, 얇고 두꺼운 것만 다를 뿐 모두 비슷한 옷들이지만 친구들은 이런 무늬 때문에 예쁘고 저런 것이 달려 별로란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옷을 걸친 친구들은 분명하게 멋이 있다. 그들은 깔끔하고 단정하다. 상황에 맞는 옷차림과 정돈된 머리는 말 그대로 멋이란 것이 있다. 난 이런 것들이 부럽다. 우리가 평소 듣고 보는 것들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꿰뚫어 보는 그들의 심미안 말이다.


내가 지금까지 느낀바로 심미안은 훈련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 본능적인 것이다. 아름다운 것을 그 자체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내 기준으론 최상위의 능력이자, 내가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꼭 갖고 싶은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것을 듣고 보아도 전혀 다른 것들이 느껴지는 그들의 뇌 속에 투영되는 미지의 영역이 나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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