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쉬워도 기본은 하는 보쌈집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장원막국수

by 가위바위보쌈

막국수를 먹으러 가면 보쌈(수육)을 파는 곳을 가려고 한다. 그러면 일석이조다. 맛있는 막국수도 먹고, 보쌈도 먹고. 그리고 그 면에 수육을 싸서 먹으면 맛이 극대화되는 그런 기분이다.


서현역에는 막국수와 보쌈을 함께 파는,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 있다. 서현역 한복판에 있는 장원막국수다. 휴일에도 사람이 붐비는 이곳은 동네에서 맛집으로 정평이 난 그런 곳이다.


맛있는 메밀국수로 만들어진 막국수, 그리고 녹두전과 메밀전병, 접시만두가 인기 넘치는 이곳에 또 하나의 메뉴인 수육이 있다. 한우수육 말고 돼지수육이다. 그 돼지수육을 먹기 위해 찾을 곳이란 말은 못 하겠지만, 막국수를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면 돼지수육을 즐기기 나쁘지 않다.


장원막국수는 서현역 4번 출구로 나와서 메가박스를 끼고 왼쪽으로 꺾으면 찾을 수 있다. 건물 1층에 있기 때문에 복잡하게 건물 위로 들어가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웨이팅이 있으면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야 한다. 웨이팅이 있을 수도 있으니, 애매한 시간대를 노려서 가는 것도 방법이다.


가게로 들어서면 자리는 꽤 여유롭게 있다. 공간 자체가 넓진 않은데, 그래도 테이블을 잘 배치해 놔서 여유롭게 앉아 먹을 수 있다.

KakaoTalk_20251031_163547048_01.jpg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장원막국수 메뉴판

가게 안에는 이렇게 메뉴판이 걸려 있는데, 자리에서 접어보는 메뉴판도 볼 수 있다. 그 안에는 세트메뉴가 있다. 메밀국수 택 2개(아마도 물과 비빔)와 녹두전 1장이 1000원 할인된 2만7000원, 메밀국수 택 2개와 메밀전병 세트가 1000원 할인된 2만


어쨌든 자리에 앉아서 오늘의 목적인 막국수+수육을 시킨다. 반접시는 치사하니, 한 접시를 시킨다. 가격이 그렇게 나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직접 나온 수육을 봤을 땐 그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긴 하다.

KakaoTalk_20251031_163547048_04.jpg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장원만국수 밑반찬

메뉴를 주문하면 밑반찬이 깔린다. 열무김치와 무김치다. 그리고 아마도 녹두전용으로 추정되는 간장소스가 놓인다.


조금 더 기다리면 막국수와 수육이 등장한다. 설레는 순간, 이제부터 고기의 시간이다.


KakaoTalk_20251031_163547048_05.jpg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장원막국수 보쌈

이 집의 고기는 고점을 줄 수 없는 맛이다.


우선 고기 자체는 마치 양념이 된 듯 재료들의 맛이 담겨있다. 마늘, 양파, 된장 등 보통의 돼지고기를 삶을 때 넣는 것들을 넣지 않을까 싶다.


나쁘지 않은 비주얼이지만, 아쉬운 점은 느끼함이다. 약간 돼지의 느끼함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먹다 보면 물린다. 그래서 이걸 먹던 사람들은 모두 마늘을 곁들여 먹었다.


더 큰 문제는 고기의 퍽퍽함 정도다. 다행히 고기를 매우 얇게 썰어서 고기 자체의 질김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고기 자체가 그렇게 부드러운 맛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퍽퍽하고 느끼한 고기이다 보니 많은 양을 먹기에는 좀 힘들었다. 그렇다고 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앞서 설명한 열무김치와 무생채만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줄 유이한 수단이었다.


제일 아쉬운 점은 가격이었다. 가격이 3만원이라니. 이 정도 양에 3만원이면 정말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집에서는 한 덩이의 고기가 여기선 거의 3등분 돼서 나오는데, 따지고 보면 다른 보쌈집의 보쌈 정식 수준의 고기가 나오는 정도다. 그런데 3만원이라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못 먹을 맛이라거나, 잡내가 너무 심하게 난다거나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난하고 평범한 수준에 가까웠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아쉬움은 좀 있지만, 그냥저냥 막국수와 먹기엔 나쁘지 않은 그런 맛이었다.


KakaoTalk_20251031_163547048_09.jpg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장원막국수 비빔막국수

막국수는 나쁘지 않은 맛이다. 양념이 특출 나거나 하지 않고, 적당히 먹을만한 그런 맛이다. 고기와 함께 먹으면 고기의 느끼함을 좀 잡아주기 때문에 막국수가 제 역할을 하는 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막국수집에서 막국수의 본질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법. 고기를 감싸주는 역할만 한다고 생각하면 아쉬움이 좀 남는다.


좀 더 다른, 새로운 그런 막국수의 느낌은 들지 않았다.

KakaoTalk_20251031_163547048_07.jpg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장원막국수 메밀전병

전병도 평범하다. 그냥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그런 맛이다. 맛이 없지도 않고 그렇다고 뭔가 다르지도 않은. 하지만 전병이 뭔가 다르기도 쉽지 않은 맛이니 배 채우기에는 딱 좋다. 가격도 괜찮다.


전반적으로 이 집은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집이다. 다르게 해석하면 보통은 하는 집이다. 그래서 저기 멀리 어디선가 찾아갈 정도의 집은 아니지만, 동네 근처라면 한 번쯤은 들러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뭔가 빼어나고 특출 난 맛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본은 간다.


아쉬움은 남지만 기본은 하는 집, 장원막국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스타에서 맛있다고 하는 보쌈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