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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람 Jul 19. 2022

노베이스로 창업하기 0

창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너 뭐 돼?'

최근 유행하는 인터넷 밈인데, 나를 소개하기에 이것만큼 적절한 문장이 없는 것 같다.


흔히 사람들이 CEO/창업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캘리포니아 어느 차고에서 컴퓨터 한 대로 프로그래밍을 하다 획기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던가, 유수의 컨설팅 회사를 다니다가 혁신적인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했다거나, 혹은 아이비리그 대학을 다니던 학생이 재미로 만들어낸 서비스가 대박이 났다거나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에 비해 나는 대한민국의 성실한 학생으로 자라, 서울에 어느 평범한 대학을 졸업하고,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다고 울상을 지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착실히 출근해서 제 몫을 해내는 보편적인 직장인1 이었을 뿐이다. 그런 내가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혹자는 '창업이 쉽냐?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하기도 하였다.


누군가의 말처럼 나는 '아무나'에 속하는 사람이다. 특출 난 IT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듣자마자 헉! 하는 스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주변에 창업을 해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창업가로서는 정말 '노스펙'  내가, 창업을 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단순했다.


다니고 싶은 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회사가 정해주는 역할을 회사가 정해주는 만큼 잘 해내면 된다. 회사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여러 갈래로 쪼개진 일들을 맡아 착실히 잘 해내고, 회사와 그 업계의 인정을 받아 한 계단 한 계단 나아가면 된다. 이것도 사실은 엄청난 일이어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일궈내야 하는 하나의 큰 과업이다.


그런데 그 엄청난 과업을 하루하루 해내고 있을 때에도 내 머릿속에는 자꾸 다른 생각들이 들었다. 내가 이걸 잘 해내도 근본적인 건 바뀌지가 않을 텐데,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당장 급해서 업무를 쳐내는 게 아니라 좀 더 방향성을 다 잡고, 핵심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싶다.


직장에서 이렇게 오버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기엔 회사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고, 그 모든 이해관계를 뚫고 상황을 바꾸기엔 나는 이제 막 사회에 적응을 마친 주니어일 뿐이었다. 까마득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치로 가려면 이렇게 20년을 일해서 임원급이 되어야 한다. 다녔던 회사들 중에는 주니어에게 그런 사고를 원하는 회사는 없었고, 다른 업계는 좀 다를까 싶어 업계도 바꿔 봤지만 역시나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좀 더 빠른 길을 선택했다. 창업가가 되자, 내 머릿속에 떠다니는 다양한 문제들을 좀 더 구체화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이렇게 창업을 하기로,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창업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좋은 기회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들어가 창업의 세계에 한 발을 내디뎠다.


'아무것도 없는 내가 창업을 잘할 수 있을까?좋은 동업자를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얼마나 많은 실패를 하게 될까?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게 될까?' 앞으로의 일들이 어떻게 쌓일지 나 또한 너무 궁금하고 기대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노스펙 창업가로서의 여정을 작게나마 남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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