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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딩러 Jul 02. 2021

당신은 스스로에게 몇 점 주시겠습니까?

'나' 좋아하기 프로젝트

시작하기 전 여담-

글 쓰는 건 좋아한다. 생각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서, 하고 있는 생각을 여과 없이 쏟아내고 싶을 때나 정리하고 싶을 때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곤 한다. 


재택근무가 늘어나서 집에서 혼자 일을 하거나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글쓰기를 더 찾게 되는 것 같다.


혼자 일기장에 쓰는 거랑 이런 불특정 대다수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에 쓰는 건 큰 차이가 있다.

이런 플랫폼에선 솔직한 감정을 다 드러내는 게 여간 쉽지 않다.

몇 년 지나고 다시 돌아보면 이불 킥할 글만 잔뜩 있을 것 같은? 특히 브런치는 인기 많은 플랫폼이라 약간 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최대한 여과 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한 번 써보겠다.



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관련 이야기.


요즘 회사에서 (또다시) 팀 변경이 있어서 4월부터 급여보상일을 전담하고 있다.

거의 혼자 일하는 솔로 플레이라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적고 문서 작업이 많다. 작년 연말부터 반년에 걸쳐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 일을 한 거에 비하면 지루하게 느껴지는 업무다.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를 할 때는 말 그대로 그냥 정말 힘들었다.

언어의 장벽이 존재함은 물론이다. 아주 디맨딩 한 사원들 대응하기, 비협조적인 사내 관계자들과의 설득, 협업, 난관이 무수히 존재해서 머리털을 뜯어가면서 일을 했는데 끝나고 돌아보니 값진 경험이었다. 같이 일한 글로벌 본사 직원들한테 이런 경험하게 해 줘서 너무 고맙다고 땡큐 메일까지 자진해서 써서 보낼 정도였으니.


이제는 당분간 그런 프로젝트를 담당할 기회가 없다는, 평상시 루틴 업무로 돌아온 것을 자각하고 나니 업무가 참 재미없게 느껴진다. 


오늘 이 솔직한 생각을 다른 팀 디렉터에게 했더니, 돌아오는 질문이


"자기 스스로를 백점 만점에 몇 점 정도 좋아하니?"


"40점.... 아니 30점 정도일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일단은 해외에서 일하면서 부모님 걱정 안 시키고 혼자 독립 잘 한 점이랑... 제가 좋아하는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 정도일까요..? 각각 15점씩 줄래요"


하하하 하고 시원하게 한 번 웃더니 하는 말이,


사람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요인 중 하나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가'라고 한다.

내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아직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한다.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가면서 좋아하는 게 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며. 


그러면 셀프 모티베이션 하는 법도 익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30분간의 짧은 면담을 마치고 마음속은 복잡했다.


... 직장인 몇 년 찬데 아직도 스스로 동기부여가 안된다니.

... 학생 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고민하고 생각했는데 명쾌하지가 않다니 답답하네

... HR 한다는 사람이 제 적성 못 찾겠다니 그건 또 뭐람..

... 스스로가 스스로를 몰라서 여태까지 사주 보고, MBTI 보고, 하면서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얘기해주는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왔구나.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교차하며 지나갔다.

2021년 하반기가 시작된 오늘부터 당분간은 '자기 이해'를 키워드로 삼아보겠다.

구체적으로는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기,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명확히 얘기할 수 있기, 가 액션 목표다.

가장 먼저 명상하고 생각하기, 독서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으니 SNS 사용 시간을 줄여야겠다. 핑계 대며 미뤄왔던 운동을 규칙적인 간격으로 하는 것도 괜찮겠다.


고민한 세월만 십 년이 넘으니 의식하고 행동하면 올해 안에 어느 정도 진척은 있지 않을까?

성과가 없더라도, 뭐 괜찮다.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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