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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몰입 Jun 13. 2024

신입 PM 준비(3)

경험 정리-1) 교육 사업단 활동

이력서 수정과 포트폴리오 작성에 앞서 나의 경험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주니어 PM이 아니라 신입/인턴이기 때문에 대학 시절의 경험, 회사 업무 경험, 그리고 개발 교육 과정에서 PM 역할을 맡으며 겪은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1) 활동의 시작


첫번째 예시로 교육 사업단 활동이 있다. 의경 복무 시절 다양한 대원들을 만나며 교육 불평등 문제를 체감했고 이를 해결하고 싶어 시작했던 서울시 교육 봉사 활동이 교육 사업단 활동까지 이어졌다. 2019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100명의 사업단원들과 약 300명 의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이 활동에 있어 두 번의 큰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중심으로 경험을 정리하고 내가 배운 바를 정리한다. 


2) 첫 번째 사건 - 건강 문제와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다


19년도 10월 중간고사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에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 탈출증)으로 인해 엠뷸런스를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갔었다.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디스크가 터졌다. 갑작기 한쪽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말도 못할 통증이 계속되었다. 응급실에 가면서도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두 가지 걱정이 있었다. 1) 중간고사 걱정. 2) 학생들 걱정. 중간 고사의 경우 당장 시험을 봐야 하는 과목의 경우 과제로 미리 대체했다(대신 전체 평가 점수에서 10점 차감). 학생들의 경우는 문제가 조금 컸다.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학원에 다니지 않아 내 수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수업 들으러 병원을 와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현장에서 누워서 수업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신경 차단술이었다. 허리에 5cm 정도 되는 바늘을 꽂아 염증이 있는 신경 다발 근처를 약물로 씻어내는 시술이다. (기절하고 싶을 정도로 아프다.) 이 시술 이후 5일만에 바로 현장에 복귀했다. 


갈등은 많았다. 주치의는 두 달 정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으니 시술은 늦추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맡은 일을 안할 수는 없었다. 이 때 책임감이 무엇인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꼈다. 단순히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 정도의 의미를 가진 단어가 아님을 깨달았다. '왜 이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까지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감정이었다. 얼마나 내가 교육에 진심이었고 교육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을 통하 무모할 정도로 내가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인지할 수 있었다. 


3) 두 번째 사건 - 코로나로 인한 활동 중단과 온라인 수업 전환 제안


활동의 중반부에 이르렀을 때 코로나로 인해 모든 현장 활동이 중단되었다. 개학이 연기된 상황이라 학생들의 교육 공백은 길어졌다. 학생들 대부분은 가정 환경 상 사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한 부모 가정 학생의 경우 낮 시간 집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담당했던 학생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이 걱정되었고 사업단 활동이 이대로 끝날까 싶어 너무 답답했다.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2월말부터 구상했던 것이 온라인 줌 수업이었다. 당시 과외 시장에서 온라인 학습이 인기를 끌고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사의 플랫폼을 통해서 수업을 진행했던 터라 온라인 학습을 위해해 적절한 화상 통화 프로그램을 찾아 헤맸다. zoom을 포함해서 여러가지 대체제를 찾을 수 있었다(google meet, ms teams, skype). 이 중 무료 사용, 화면 공유 기능, 화이트보드 기능 등을 고려해서 zoom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사실 수업 자체가 쉽지만은 않았다. 오프라인에 비해서 온라인은 학생들을 집중시키기 어려웠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를 통해서 수업을 재구성했다. 


시간이 지나며 온라인 수업 매뉴얼을 통해서 수업을 일종의 서비스화했고 이를 안정화했다. 이후 매뉴얼을 사업단 주관 회사에 기획서로 작성해서 제출하였다. 기획서는 현재 코로나 상황(장기전이 될 것 같다는 근거 자료 포함), 온라인 수업 방식에 대한 매뉴얼 등을 담고 있었지만 요지는 온라인 수업을 공식 활동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었다. 최소한의 수업 제공 시간을 채워야지만 생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기에 나를 포함하여 다른 단원들에게는 수업을 이어가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나의 제안은 기기 보급 부족으로 인한 형평성 문제와 온라인 수업 실효성 문제 등으로 한 차례 반려되었다. 이후 온라인 개학을 위한 정부의 서울-경기권 전자 기기 보급 계획과 온라인 컨텐츠 활용을 통한 수업 구성 방식 매뉴얼 등을 전달하여 승인 받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20년 5월경 95명의 단원들이 코로나 시기에도 교육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고 활동 수료와 함께 생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우수 활동자로 선정되어 나의 이야기를 사업단원들과 주관사에 전달하기도 했다.


처음 나의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기획을 통해 규모가 있는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다. 이 경험이 나를 제품(소프트웨어)과 기획에 눈을 뜨게 해주었다. 실제 내가 파악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이해관계자(학생, 주관사, 교육 센터장)와의 소통 / 설득의 과정이 필수적임을 깨달았다. '내가 이 정도까지 정보를 전달하면 다들 내 관점에서 이 솔루션을 이해해 해주겠지?'라고 착각하는 나의 멍청함을 걷어 내 주었다. 제안과 소통 그리고 반복 수정이 실제 문제를 해결할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4) 경험 정리


이 교육 사업단 활동을 통해 책임감이 강하다는 나라는 사람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고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조직의 문제를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소통하면서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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