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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하 Aug 12. 2019

그들이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이유

실패의 늪

지난 몇 달간 전국을 돌면서 사업 실패 이후에 다시 일어서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는 100여 명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을 찾아서 배낭 하나를 매고 돌아다녔다. 한분 한분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계셨고, 나름 고군분투하면서 再起를 위해 안간힘들을 쓰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사업실패 시기가 10년이 넘은 분도 계셨고 이제 1, 2년 정도가 지나신 분도 계셨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상상한 것처럼 실패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중소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었다. 


당연히 실패한 사람은 그 실패가 밑거름이 되어 다시 재도전을 하게 되면 처음 사업을 하는 사람보다는 성공률이 높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물론 정책적인 문제점도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책이 문제라면 모든 재기 기업인들이 성공하지 못해야 되는데 가뭄에 콩 나듯 이지만, 분명 재기에 성공한 분들도 계시다. 그분들이 단순히 운이 좋아서라고 만 치부하기에는  좀 거시기하다. 



미국 에모리대학의 다이워스 교수와 노스캐롤라이나대의 배들리 스타츠 교수 등이 이 주제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① 나의 실패가 나의 성공으로 이어질까? 남의 실패가 나의 성공으로 이어질까?
② 나의 성공이 나의 성공으로 이어질까? 남의 성공이 나의 성공으로 이어질까?
위와 같은 질문에 답을 얻고자 이들은 매사추세츠 병원에서 외과의사들이 진행한 심장병 수술 성공률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1990년대 새롭게 개발된 off Pump CABG라는 심장수술법에 주목했다. 이 수술법을 새로 배운 외과의사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의 성공률을 보이는지 추적했다. 이들은 매사추세츠 병원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외과의사 71명에게서 2009년 10~11월 사이에 집도된 6516회의 수술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했다. 

CABG는 관상동맥 우회로 이식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 surgery)이라고 하는데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을 완화하고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수술이며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수술법 중 하나다. 이 중 off pump CABG 수술법은 심장을 정지시키지 않고 집행하는, 새로 개발된 심장 수술법이다. 

이들이 전체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살펴본 최종 변수는 '수술사망률'이었다. 즉 수술사망률을 기준으로 수술의 성패를 측정했다는 의미다. 결과는 어땠을까.


우선 과거에 실패를 경험한 의사는 그다음 수술에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한두 번 수술에 실패한 의사들은 이후에도 계속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는 의미다. 이 결과만 놓고 본다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라 실패의 어머니인 셈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크게 2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원인을 어디에서 찾는지의 문제다. 실패한 사람은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주변 사람이나 환경에 돌리는 경우가 많다. 주변 탓을 하면 진정한 피드백이 있을 수 없고, 제대로 된 개선책 또한 나올 수 없다. 그러니 실패를 반복할수록 실패가 재현된다. 이를 근본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고 한다. 

둘째, 실패한 사람들은 과거 실패에 좌절감을 느껴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을 덜 한다. 한두 번 실패하고 나면 심하게 좌절하고 다시 도전할 생각을 못하게 될 수 있다. 

반면 새로운 수술에 성공한 의사는 그다음 수술에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성공이 자신감을 북돋아 그 이후 닥치게 되는 과제에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실패를 겪기보다는 성공을 반복적으로 겪어야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작은 성공을 반복해 큰 성공을 만들어가는 것을 자기 효용성 이론(Self Efficacy Theory)이라고 한다. 


인용: 신병철의 Biz-Library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고? "천만에" : 네이버 블로그  



위에서 인용한 글에서 보다시피 결과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옛말에 "좋은 일이 생기면 자기 탓이고,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조상 탓이다."라는 말이 있다.  

즉, 대부분이 사람은 성공은 자기가 잘 났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고, 실패는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어떤 힘 때문이라고 자신을 합리화하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패의 근본 원인을 찾기보다는 핑곗거리부터 찾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또다시 실패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실패의 원인은 다양하다, 사업의 트렌드를 잘 못 읽어서, 사람관리를 잘 못해서, 협력사 관리를 잘 못해서, 다른 곳에 눈을 돌려서 등등.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왜? 왜?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은 경영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모기업의 갑질 때문에, 경리가 돈을 가지고 날라서, 협력사가 제때 물건을 만들지 못해서, 경기가 안 좋아서 등등, 자신의 문제로 인지하지 못하고 환경이나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는 순간! 점점 더 실패의 늪으로 빠져 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생각보다는 돈만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어디 사업이 돈만 있으면 되는 것인가? 재창업 상담을 해준다고 했더니 '어떻게 하면 정부 자금을 받을 수 있나?'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물론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업자금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업자금보다 더 중요한 실패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서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한 점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간과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사업실패 이후에 인생재기, 사업재기를 위해서는 기존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철저한 준비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겨 낼 수 있는 한계 극복 정신으로 무장하여 다시 창업 생태계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재도전 기업인이 가져야 하는 '오뚝이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정신무장이 되었을 때 비로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어울리는 말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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