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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늬 Dec 09. 2022

회오리바람에서 나의 업을 빗대다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

추억하던 장소가 없어진 경험은 누구나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불현듯 생각난 나의 초등학교 시절 등굣길을 추억해본다.

낮은 아파트들 사이 정리되지 않았던 길들..

자동차 대신 사람들이 자유롭게 걷거나 뛸 수 있던 비포장도로들..

덕분에 초등학생인 내가 맘껏 뛰어다녀도 크게 위험하지 않았던 길들이 생각난다.


20년 정도 흐른 지금 그곳은 같은 곳이지만 비슷한 듯 아주 다르다.

여전히 사람들이 다니지만 차들이 더 많은 길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정돈되었지만 정감 가진 않는다. 더 많은 벚꽃나무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름 모를 풀꽃들은 다 그곳을 떠났다.


20년 전이 그립다고 생각한 건 향수를 불러일으켜서가 아니라 그땐 이곳에서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그땐 하늘은 맑고 바람은 청량했다. 20년이 지난 오늘, 같은 곳을 지나오면서 나는 마스크를 쓰고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내가 일하고 있는 암웨이 창업자의 스토리가 떠올랐다.

친구였던 두 창업자는 유년시절 자신들이 뛰어놀던 하천에서 거품들이 떠내려 오는 것을 보고 후세를 걱정하며 친환경세제를 만들었다. 60년 전 일이다.

난 당장 친환경세제를 만들 자신은 없다. 하지만 친환경 세제를 함께 쓰자고 알릴 순 있다. 암웨이 세제가 아니어도 좋으니 부디 많은 사람들이 매일 쓰는 생필품을 가성비가 아닌 지구와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썼으면 좋겠다.

이 와중에 환경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회사에서 몸담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창업자의 정신을 이어받아 추억의 장소가 파괴되는 것을 간절하게 막고 싶다.

소중한 추억들을 회오리바람에 쓸려 보내지 않기 위해서..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_회오리바람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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