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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쓰는 쏘냐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쓰기로 다시 시작> 북토크가 주는 마음들

by 쏘냐 정

신간이 나오면 여러 가지로 바빠진다. 그중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북토크. 현장에서 독자 혹은 예비독자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자리지만 긴장보다는 설렘이 크다. 지난 북토크들을 통해 대면 만남이 얼마나 큰 울림을 주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책이라는 물성은 나보다 멀리 퍼져나갈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 공간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만들어내는 공명에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쓰기로 다시 시작>을 출간하고 처음 한 행사는 단순한 북토크가 아닌 아티스트 토크였다. 갤러리 '다시 그림'에서 전시 중인 그림 작가 넷과 함께 했다. 그들은 다시 그림을 그렸고, 나는 쓰기로 다시 시작했다. 그림을 전공했지만 오래 쉬었다가 다시 그리기 시작한 마음이, 쓰기를 전공한 적 없지만 쓰기로 삶을 다시 시작한 내 마음과 비슷해 놀랐다. 누구에게나 시작은 두렵다. 작아지고 움츠러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첫 번째 북토크는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라는 독립문 근처 예쁜 한옥 책방에서, 두 번째 북토크는 위례의 작은 그림책방 '포도씨책방'에서, 그리고 세 번째 북토크는 세종의 유럽감성 카페 '마이 깜빠뉴'에서 '워크아미' 주최로 열렸다. 공간이 달라지면 오는 사람이 달라진다. 매번 공기가 다르다. 텐션이 다르고, 공기 사이를 흐르는 속도가 달라지고, 끄덕임의 각도와 횟수와 질문 내용도 다르다. 그래도 매번 같은 게 있다면,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오래 미뤄뒀던 쓰기를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피드백이다.


북토크가 끝나면 책에 사인을 하는데, 사인하는 동안 책 주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쓰기에 대한 고민들에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을 전하면서 다시 한번 응원한다. 돌아가서 꼭 쓰기 시작하시라고. 일단 쓰면 된다고. 그래서, 마치고 나올 때마다 마음이 부푼다. 이런 북토크, 또 하고 싶다. 또 누군가를 만나서 쓰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 주고 싶다.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에 위로를 채워주고 싶다.


나의 시작과 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이래서 북토크 제안은 늘 고맙다.



아래는, 북토크 후 받은 후기 일부. 저장해 두고 야금야금 꺼내보는데 그중 일부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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