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 대하여
지니고 있는 것이 우리의 본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영향의 유무보다는 ‘정도’를 주의 깊게 살피는 편이다. 현재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물성이 얼마나 자신의 본질에 영향을 주는가 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그런 물성에 무딘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동경한다. 비록 남들에 비해 많은 것을 갖고 있지 못해도, 남들이 우러러보는 높은 곳을 딛고 서있지 못해도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끼며, 건강한 삶을 기도하는 사람들. 자신을 넘어 함께 해주는 이들에게까지 진심 어린 사랑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 삶의 일부보다는 삶 그 자체를 사랑하는,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마주하다 보면 절로 벅차오를 때가 더러 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가야 할 길은 아마도 이 길이겠구나.
행복은 항상 손에 닿은 거리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 말은 곧 행복이란 내 손이 닿지 않는 혹은 지니지 못한 가치에서만 파생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세상이 우러러보는 물성과 조금 거리가 있더라도 자괴에 익숙해지거나 스스로를 좀 먹는 삶보단,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나눌 줄 아는, 그런 삶이 내겐 더 가치 있는 삶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건강한 시선을 지닌, 그리고 책임감을 품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