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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신 Oct 24. 2022

22년 10월 22일



22/10/22



아빠가 귀국길에 오르셨다. 입국장을 들어가시는 그 뒷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몇 달 뒤면 다시 뵙겠지만 마음이 헛헛한 건 사실이다. 가끔은 내 생각이 틀렸으면 하는 때가 있다.




내일부터 며칠간 비가 예보되었다. 그래서 날이 좋은 오늘은 밖에서 재밌게 놀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체력이 받쳐주질 않아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가 귀국하신 후, 자리 세팅도 새로 해야 하고 내일 대청소를 미리 준비해 둘 필요도 있어 겸사겸사 집으로 복귀. 그래도 손이 빠른 덕에 웬만한 청소는 다했고, 내일 대청소만 잘 끝내면 한동안은 좀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왜 집이 좁을수록 청소는 더 힘이 들까.




오늘 몰스킨 샘플세일에서 괜찮은 노트들을 꽤 건졌다. 아니, 사실 몰스킨에서 출시하는 노트와 저널은 다 있었는데 내가 크게 욕심부리지 않은 탓에 5개만 샀다(?) 그래도 17불 밖에 나오질 않았으니 완전 승리! 요즘은 만년필에 맛을 들인 터라 가능하면 하루에 한 번씩은 손으로 꼭 글을 쓴다. 이렇게 곁가지 습관 덕에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놀랍기도, 그리고 기쁘기도 하다.




오늘은 누나가 저녁 약속이 있어 홀로 저녁시간을 보냈다. 애매한 시간에 밥을 많이 먹은 터라 오늘 저녁은 누나가 사놓은 오렌지 와인 2잔으로 채워 넣었다. 홀로 술을 마시는 시간이 늘어간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고독과 외로움이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선 설레는 독립이기도 하다. 조금은 드라이한 와인 한 잔과 재미있는 영상 혹은 좋아하는 음악을 틀로 홀로 시간을 보내면 더할 나위가 없다. 물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때도 부족함 없이 행복하다. 나는 홀로 술을 마시는 독립으로부터 남모를 해방감을 얻고, 나 홀로 더 넓은 세상을 향유하기도 한다. 그냥 앉을자리와 기분을 좋게 해 줄 술 한 병만 있으면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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