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비 Nov 19. 2020

결말을 모르는 이야기의 서론

어제도 몇 시간 잠을 자지 못하고 눈을 뜨고 말았다. 눈을 떴을 때 차라리 독서를 하거나, 과제를 하는 등의 생산적인 활동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자리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면서 시간을 때울 뿐이었다. 이렇게 밤에 잠을 설치기 시작한 지 며칠이 되었다. 낮시간이 되면 피곤해서 머리가 어질 했지만, 밤이 되면 눈이 말똥말똥 뜨였고,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하여 더 이상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잠에 들려할수록 정신은 더욱 또력해 졌다. 잠을 설치기 전에는 한동안 배가 아파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렸다. 그 전에는 얼굴에 심한 경련이 와서 일상 활동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 고통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정말 힘든 날은 서장훈 님이 강의를 찾아보곤 한다.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것 즐기면 다된다.
즐겨서 절대 안 됩니다. 즐겨서 되는 것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즐겨서 뭘 이뤄낼 수 있는 건 저는 단연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쁘다는 말을 되도록 안 하려고 하지만, 정말 최근 몇 주는 정말로 바쁘기도 바쁘고 정신적으로 신경을 쓸 것도 많아서 정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 게다가 여러 가지 일들이 복잡하여 엮여 스트레스 지수는 최고조에 달하였고, 심적으로 고통스러워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오랜만에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기도 하였다. 거창하게 썼지만 생각해 보면 별일은 아니다. 그저 무언가 도전할 기회가 나에게 왔고, 주사위를 던졌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준비하며 기다리는 일뿐이다. 또 지금 내 삶은 충분히 만족스럽기 때문에 굳이 그 일이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이다. 안되면 또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은 내 몸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이왕 시작한 일이라면 어떻게든 이뤄내야만 한다고 울부짖는 것 같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를 믿어 본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이 고통을 감내할 것이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 지금의 이 고통과 고뇌들은 과거의 추억이 될 것이다. 현재의 고통이 미래의 나에게 선물을 안겨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얼마 전 우연히 보았던 존 레넌의 명언이 생각이 난다. 

"Life is what happens to you while you're busy making other plans"

(인생이란 네가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쁠 때 너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는 경험을 겪으며 인생의 진리 두 가지를 얻게 되었다. 

첫째, 내가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내 삶이 바쁘지 않은 것이다. 정말 내 삶이 바쁘다 보니,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평소의 나였다면 무척 기분 나빠 몇 번이고 되뇌었을 상황에서도 정말 신기할 정도로 아무런 감정 없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내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다면 "남의 인생"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부러움, 질투, 시기 등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 내 삶에 충분히 집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남에 대한 감정이 생긴다면 어떻게 나에게 집중할지 고민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둘째, 결국 내 인생이다. 남에게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면 내 행동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아간다. 물론 긍정적인 눈치도 있지만, 많은 부분 부정적인 눈치가 있다. 내가 떳떳하다면 남들의 시선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진화론을 얘기했던 찰스 다윈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 생각보다 오래 버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버티기만 해도 50% 는 성공이다. 그러니 정말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는 절대 포기하지 말자. 




머릿속이 무척 복잡할 때 글을 쓰면 생각이 많이 정리가 된다. 그런데 이번은 아니다. 정리가 되기보다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앞으로 상황이 정리되는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을 것 같으므로 조금은 이 상황을 즐기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금주 한 달 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