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배경을 채워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연말에는 시상식이 한창이다. 연예인들은 시상식에서 그 동안의 수고를 인정받는다. 마이크 앞에 서서 나름의 감회와 감사 받아 마땅한 사람들의 이름을 나열한다. 그 소감은 TV를 통해 전해지고, 기사를 통해 확산된다. 수상 소식은 얼마간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가 새해가 다가올 즈음에 가라앉는다.
각자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마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는 삶은 축복이다. 묵묵히 자기 과업을 하며 보통 사람들은 그저 먼 동네 시상식을 TV로 구경할 뿐이다. 보통 사람들을 위한 시상식은 없다. 세상의 배경을 채우는 보통의 삶에게는 빛나는 트로피도 없고, 근사한 턱시도와 우아한 드레스도 없다. 지금도 경비원은 아파트를 지키고 환경미화원은 청소차에 발을 올리고, 새벽시장엔 불이 환하다. 선생님은 가르치고 회사원은 두드리고 부모는 키우고 아이는 자란다.
보통 사람들을 위한 시상식은 없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에게 시상해주어야 한다.
한 해 수고했다. 잘 버텨줘서 고맙다. 애썼다.
그렇게 꼭 말해주어야 한다.
누구에게 고맙다. 누구 덕분이다. 앞으로 잘 살아내겠다.
꼭 되뇌어야 한다.
작가의 말 :)
나조차도 나를 다독여주지 못했던 1년이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채찍질만 했던 것이 미안합니다.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고 매몰차게 평가절하했던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20년 가까이 우승 못하는 어느 야구팀은 응원해도, 정작 나는 나의 편이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글을 빌려 겸사겸사 스스로에게도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인내와 숙성의 시기에 인사드립니다. 요즘엔 사람이 병균처럼 보이고, 세상이 마스크를 낀 것처럼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부디 다가오는 새해에는 서로의 웃음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제 작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