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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in Aug 08. 2023

우즈베키스탄 남편과의 한국 일상

반년이 넘어 브런치에 글을 쓰려니 뭘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까먹은듯한데 그래도 나를 진심으로 반겨주는 브런치라는 공간이 있어 언제 돌아와도 나는 이곳이 무척이나 편한 같다


작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지금은 한국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큰 딸은 병설 유치원에 다니면서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고, 둘째는 어느덧 네 살이 되어 성격이 슬슬 보이는 게 슬프게도 양육 보육을 맡아서 하고 있는 엄마를 닮고 있는 것 같다.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면서  토종 한국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우즈베키스탄에 있으면 안 빠지던 살도 쭉쭉 빠지는게 아무리 맛집을 다녀도 맛있게 먹질 않아 그러는 듯하다.

현지에 있으면 이게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이 뭐든 잘 먹는 나이지만 매운 음식 커피, 라면, 좋아하는 게 확실한 나로서는 먹고 싶어도 찾기 힘든 한국 음식에 많은 갈증과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라면을 박스채로 종류별로 사다 놓고 아직까지 1일 1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


요즘 우리는 이민이 아닌 한국에서의 이사준비를 하고 있다.

2018년 아는 분의 소개로 덜컥 산 집이 알고 보니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였고 부.. 인 나는 많은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집이 두 달 후면 입주하는 시기까지 왔다.

그래서 지금의 집을 팔기 위해 수리 중인데 사실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봤지만 내가 다 한다는 초절약형 우즈베크 남편.

우즈베크 남편이라 그런지 뚝딱뚝딱.

집수리는 남자가 해야지 라는 고지식? 한 사고방식 덕분에 인터넷으로 제품을 찾아 구입만 해주면 남편은 배달 온 제품으로 집수리를 하며 각자의 역할을 끝내는 중이다.

인조가죽이지만 진짜 잘 써서 저 쇼파는 혼자 살았다면 안버리고 평생 썼을 듯

직접하니 비용도 훨씬 절약돼서 문짝 교체 뿐만아니라 물 먹은 싱크대도 교체가 아닌 리폼해볼 생각인데 좋은 세상이라 셀프로 고치기에  아직까지 큰 어려움이 없는것 같다


자세히 보면 확실히 인테리어 업체에 맡긴 것보다 실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전보다 깨끗하고 점점 더 좋아지는 집을 보면 이 집을 팔기 싫어지기도 한다.


사실 처음 이 집에 이사 올 때는 집에 대해 훨씬 더 무지해서 시세보다 비싸게 들어왔는데 그럼에도 전주인 분들이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에 따뜻함을 느껴 혹 하여 구입하였고, 다행히 우즈베키스탄 남편과 낡고 좁지만 내 집이라는 공간에서 건강하게 아이 둘 낳고 나름 행복하게 지냈던 보금자리여서 후회보다는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키우는 집이라 소음이 컸을 텐데 외진 곳이라 그런지 나이가 있으신 주민들도 많다 보니 그래서 더 이해도 많이 해주시고 이웃집에서도 간식도 챙겨주고 늘 뭔가 주시려고 하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행복했다.


원래 계획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하며 아이들 학교를 보낼 생각이었는데 오래전에 산 집이 지어지면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둘째가 아직 어려 한국에서 생활하며 나은 집에서 아이들 방도 만들어 주고 우즈베키스탄 남편과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적어도 몇 년은 한국생활을 더 하지 않을까 싶다.


우즈베키스탄 남편은 요즘 친한 친구의 자동차 일을 도와 한국에서 이것저것 사람도 만나고 차에 대해 배우고 있고 나는 오래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인스타그램도 새로 배워 사업까지 해볼 생각이다.


여기에 나의 정체성과도 같은 킬른이라는 사람도 잊지 않기 위해 브런치에도 열심히 기록해보려고 한다.

사실 이 생각을 하는 결정적 계기가 하나 있었는데 얼마 전 수상한 메일을 하나 받았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여기저기 하고 있는데 신고를 해야 하지 않냐는 내용이었고 처음엔  보고 놀라 쿵쿵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읽어 내려갔는데 읽다 보니 심각한 이야기를 보던 나는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느 분께서 위험함 상황에 처한 내가 꿈에 나왔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하고 있다 보니 혹시라도 유괴라도 된 건가 싶어 브런치 글도 뜸하고 해서 걱정해 주신 분이 나를 돕기 위해 댓글을 다셨던 것이었다.


온라인 세상에서 만나 얼굴도 모르는 분이지만 걱정해 주시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씀해 주는 한 사람을 통해 나는  앞으로 킬른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유튜브 채널을 여러 개 운영해 보고 시도해 보면서 나라는 사람보단 구독자와 수익화에 더 집중을 하고 있

다시 생각해보면 나의 정체성을 생각할 때 킬른이라는 사람이 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데 나는 이 부분을 놓치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자리를 빌어 국제결혼 속에서 별반 다른 것 없는 우리의 일상이지만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은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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